<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수묘 부분 (문덕수)
머루랑
2008. 12. 24. 13:18
늦은밤 창문을 밝게 비추는 불빛에
불이난 줄 알고 깜짝
놀랐어요~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신축중인 빌딩에 불이난 것 같이
건물 전체가 환한 빛을
발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살펴보니
내년 초 입주를 앞두고 마무리 공사를 하고있는
고층빌딩에서 조명도 검사를 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이 곳은 건대입구역에 있는
실버타운으로 알려진 고층빌딩의 신축현장 모습입니다.
뒤에 보이는 드문드문 불켜진 창문들이 보이는
건물이 주상복합 스타시티이고~
이 고층빌딩 주변엔 건국대병원, 이마트, CJV영화관, 광진예술회관,
롯데백화점등이 들어서서 건대 먹자골목과 함께
건대입구의 상징이자 명소가 될 것 같다.
도시는 빌딩의 숲이다.
빌딩의 계곡이다.
치솟는 빌딩은 탑이 아니라
차곡차곡 쌓아올린 콩크리트의 서랍이다.
성냥곽처럼 차곡차곡 포개올린 서랍이다.
사람들은 표본상자 속의 벌레,
그 서랍 속에서 눈을 뜬다.
날이 새면 서랍을 빠져나오나 이내 다른 서랍에 갇힌다.
지붕도 땅도 없이 대낮은 더욱 어둡고,
천장은 그 윗층의 영원한 어둠의 밑바닥이다.
지옥으로 가는 골목처럼 복도는 빠끔히 트이나
만나는 눈초리는 언제나 낮이 설다.
엘리베이터는
죄그만 죽음의 곳간
<수묘 부분/ 문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