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구르는 돌은 둥글다 (천양희)
머루랑
2009. 3. 2. 14:18
구르는 것들은 모서리가 없어 모서리가 없는 것들이 더 무섭다
<구르는 돌은 둥글다/ 천양희>
조약돌 줍다 본다 물속이 대낮같다
물에도 힘이 있어 돌을 굴린 탓이다
구르는 것들은 모서리가 없어 모서리가 없는 것들이 나는 무섭다
이리저리 구르는 것들이 더 무섭다
돌도 한자리 못 앉아 구를 때
깊이 잠긴다
물먹은 속이 돌보다 단단해 돌을 던지며
돌을 맞으며 사는 게 삶이다
돌을 맞아본 사람들은 안다
물을 삼킨 듯 단단해진 돌들
돌은 언제나 뒤에서 날아온다
날아아 돌아, 내 너를 향해 힘껏 던지고 말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