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루랑 2009. 8. 14. 12:34

 

 

수 년의 땅속 생활을 접고 탈피에 성공한 매미는 산들바람에 노래 실려 보내는 한 낮... 

 

 

 

 

 

하늘 가린 자작나무

숲 사이 들추는 햇볕

한가로이 노니는 송사리의

잔등 쓸어주는 산들바람

손잔등 거친 노파

이마에 맺힌 굵은 땀방울

하릴없이 씻기고

느지거니

하늘거리는 햇살 맞은 물안개는

꿈꾸듯 구부정 하늘로 오른다

 

<한 낮/ 홍연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