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선인봉
무더위를 식혀주는 소낙비가 한차례 지나간 주말 아침,
도봉산 선인봉에는 구름이 피어오르며 신비스러운 선경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멀리 서해를 건너온 비구름이 선인봉의 매력에 흠뻑빠져 비를 감춘채
선인봉 주변에 머물며 잠시 다리쉼을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숲속 나뭇잎 사이로 허리를 구부리고 운해를 바라보다가
퍼뜩 떠오르는 생각에 갑자기 발길이 바빠졌습니다.
왜냐하면, 나만이 알고있는 선인봉을 조망할 수 있는 멋진 암릉위에 빨리 오르기 위함입니다.
△보여줄 듯, 보여줄 듯 하면서도 좀처럼 본 모습을 다 보여주질 않습니다
구름바다를 뚫고 높이높이 솟아오른 선인봉!
잠시 쉬었다가 사패산까지 산행을 계속 이어가야 하는
오늘의 일정도 잠시 잊은채 아예 선인봉이 한눈에 조망되는 암릉위에 자리를 펴고 앉아서
운해가 시시각각 만들어 내는 황홀경에 빠져 나무꾼 도끼자루가 썩는줄도 모릅니다.
마당바위 가기 전, 우측 등산로 밖에 있는 이 전망대 바위에 오르면,
매끈한 도봉산 얼굴이 조망되는 탁트인 명당자리가 나옵니다.
이곳을 아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가 않아서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방해받지 않고 여유롭게 도봉산 선인봉과 주봉일대의 멋진 선경을
감상하는 호사를 누려봅니다.
아마 신선이 있다면 저 구름속의 암봉위 어딘가에 있을텐데...
△청산은 나를 보고 말 없이 살라하고, 푸른 하늘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청산은 나를 보고 말 없이 살라하고
푸른 하늘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벗어 놓고 미움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 가라 하네~
<나옹선사 어록...>
선인봉은 언제보아도 북한산의 인수봉과 함께 참 멋지게 생겼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미끈하게 흘러내린 저 모습은
오랜시간 헬스로 다져진 멋진 근육질 청년의 몸을 연상케 하지요~
시시각각 변해가는 암봉군들의 모습은 마치 옛 활동영화를 보고있는 느낌 같아요.
능선 한가운데 우뚝솟은 주봉은 마치 영화의 주인공 같습니다.
△도봉산 선인봉 전경
수도에서 이렇게 가까운 곳에 산세가 수려한 아름다운 산을 여럿 소유하고 있는
도시는 세계적으로 서울이 유일 하다고 하니 우리 모두의 자랑이고
우리들은 참으로 복 받은 행복한 시민들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남한산, 관악산 등으로
아무 때나 달려 갈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큰 행복이고 축복입니까.
대자연이 내린 이 귀한 선물을 아끼면서 잘 이용하고 보존하여
후손들에게 고이 물려 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