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보영의 커피-4 커피 전문점에 왔어 좋은 커피는 향기가 먼저잖아 커피가 나왔어 그런데 향은 간데 없고 네 생각만 가득하네, 어떻게 하면 좋지? ♧ 가지치기를 한 벤자민 가지를 하나 화분 가장자리에 꽂아 놓았는데 뿌리가 내렸어요. 그래서 어쩝니까. 소라껍질로 이쁜 집을 한 채 지어 주었죠. 그랬더.. <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2012.12.10
가을밤 (도종환) 그리움의 물레로 잣는 그대 생각의 실타래는 구만리 장천을 돌아와 이 밤도 머리맡에 쌓인다. 불을 끄고 누워도 꺼지지 않는 가을밤 등잔불 같은 그대 생각 해금을 켜듯 저미는 소리를 내며 오반죽 가슴을 긋고 가는 그대의 활 하나 멈추지 않는 그리움의 활 하나 잠 못드는 가을밤 길고.. <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2012.11.16
낙엽 (도종환) 오늘 떠나는 것은 또 다른 만남의 약속... 헤어지자 상처 한 줄 네 가슴 긋지 말고 조용히 돌아가자 수없이 헤어지자 네 몸에 남았던 내 몸의 흔적 고요히 되가져가자 허공에 찍었던 발자국 가져가는 새처럼 강물에 담았던 그림자 가져가는 달빛처럼 흔적없이 헤어지자 오늘 또다시 떠나.. <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2012.11.04
숨어 사는 작은 꽃에도 귀가 있다 후미진 골짜기에 몰래 핀 들꽃 하나 숨어 사는 작은 꽃에도 귀가 있다. 나직한 하늘이 있다. 때때로 허리를 밀어 주는 바람이 있다. 초롱초롱 눈을 뜬 너는 우주의 막내둥이. <작은풀꽃/ 박인술> <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2011.08.29
행복에게 (이해인) 어디엘 가면 그대를 만날까요 누구를 만나면 그대를 보여줄까요 내내 궁리하다 제가 찾기로 했습니다 하루하루 살면서 부딪치는 모든 일 저무는 시간 속에 마음을 고요히 하고 갯벌에 숨어 있는 조개를 찾듯 두 눈을 크게 뜨고 그대를 찾기로 했습니다 내가 발견해야만 빛나는 옷 차려입고 사쁜 날아.. <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2011.04.01
새와 나무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 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 이.. <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2011.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