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 (손호연) 가을 바람을 타고 초롱꽃은 호박벌과 은밀하게 만나는데, 우리 언제 다시 만나 어우러지나~ 한계령을 그대와 함께 넘었네 마지막 여로인 줄 서로가 모르면서 암벽을 타고 물살은 빠르게 계곡물과 만나는데 우리 언제 다시 만나 어우러지나 벼랑에 서서 내려다 보니 파도가 치네 그대를 잊는 길 택하고.. <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2009.09.05
집으로 가는 길 (최하림) 가을 찬바람이 일면, 두고온 고향집 뒷마루가 생각난다! 귀에 익은 어머님 말씀은 들리지 않고 공기는 썰렁하고 뒤꼍에서는 국화꽃 바람이 돈다 많은 길을 걸어 고향집 마루에 오른다 귀에 익은 어머님 말씀은 들리지 않고 공기는 썰렁하고 뒤꼍에서는 치운 바람이 돈다 나는 마루에 벌렁 드러눕는다 .. <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2009.08.26
아름다운 관계 (오세영) <삼각산 코끼리능선의 소나무> 바위위에 소나무가 저렇게 싱싱하다니 사람들은 모르지 처음엔 이끼들도 살 수 없었어 아무 것도 키울 수 없던 불모의 바위엿지 작은 풀씨들이 날아와 싹을 틔웠지만 이내 말라 버리고 말았어 <불곡산 악어능선의 소나무> 돌도 늙어야 품안이 너른 법 오랜 날이.. <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2009.08.05
그리움 이란(라이너 마리아 릴케) ▼ 북한산의 해골바위 그리움이란 출렁이는 파도 속에서 사는 것... 소망이란 매일의 순간들이 영원과 나누는 진실한 대화~ 그리움이란 이런 것 출렁이는 파도 속에서 사는 것 그러나 시간 속에 고향은 없는 것 소망이란 이런 것 매일의 순간들이 영원과 나누는 진실한 대화 그리고 산다는 것은 이런 .. <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2009.08.01
뭘 하느냐구요? 지금 뭘 하느냐구요? 빛을 만들고 있어요~ 자칫하면 어두워지니까 빛을 만들어 내고 있어요~ 뭘 하느냐구요? 빛을 만들고 있어요. 어두워서, 자칫하면 어두워지니까. 나의 안팎 자칫하면 어두워지니까. <글쓰기/ 정현종> <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2009.07.31
물 방울의 시 (이흔복) 부용! 아욱과의 미묘한 아름다움이란 꽃말을 가진 부용꽃! 풀잎 위 고요히 안착하여 스스로를 빛내는 영롱한 물방울. 아직은 수줍어서 실눈뜨고 바라보는 세상~~ 번지거나 명지바람이면 합쳐져 흘러내릴 것만 같은 한순간, 순간! 꽃잎에 송알송알 맺혀 꽃말에 귀기울이는 물방울, 풀잎 위 고요히 안착.. <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2009.07.08
그래, 길이있다 (이하석) 굴참나무 울창한 저 숲을 안으로 가르며, 전화줄처럼 명확하고도 애매하게, 길이 나 있고... 길 저쪽 깊은 숲속으로 곧장 난 길 저쪽 어쩌면 길 저쪽 끝에 무엇인가가 있는 듯 느껴지네~ 그래, 길이있다 굴참나무 울창한 숲을 안으로 가르며, 전화줄처럼 명확하고도 애매하게, 길이 나 있다 아침을 지나 .. <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2009.07.07
산 노을 (유경환) 먼 산을 호젓이 바라보면 누군가 부르네! 산 너머 노을에 젖는 내 눈썹에 잊었던 목소린가 행여나 또 들릴 듯한 마음 아~ 산울림이 내 마음 울리네... 먼 산을 호젓이 바라보면 누군가 부르네 산 너머 노을에 젖는 내 눈썹에 잊었던 목소린가 산울림이 외로이 산 넘고 행여나 또 들릴 듯한 마음 아, 산울.. <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2009.07.07
만나야 한다(구순희) 안에서는 밖으로, 밖에서는 안으로... 등 돌리고 살 필요 없어 만나고 싶은 이는 만나야 한다 안에서는 저 밖으로 나가 만나고 싶은 이를 만나야 한다~ 가뭄에 고개 푹 꺽인 풀포기 줄기찬 소나기와 만나야 하고 이끼 긴 바윗돌 건강한 햇살과 만나야 하고 발에 채이는 작은 돌맹이 귀하게 살 이와 만나.. <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2009.06.12
산 너머 저쪽(카를 부세) 산 너머 저쪽 저 멀리 행복이 있을까~ 남을 따라 행복을 찾다가 눈물만 머금고 돌아옵니다 산 너머 저쪽 저멀리에 행복이 있다기에... 산 머너 저쪽 하늘 저 멀리 행복이 있다고 말들 하기에 아, 남을 따라 행복을 찾아갔다가 눈물만 머금고 돌아왔습니다. 산 너머 저쪽 하늘 저 멀리 행복이 있다고 말들.. <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2009.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