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코스 : 도봉산역~인연송~만월암~포대~신선대~에덴의 동산~마당바위~성불사~도봉산역
◈산행일시 : 2019년 10월 17일(목)
지난주 10월 10일은 오대산, 11일 설악산을 다녀온 후
15일(화) 북한산 백운대 산행에 이어 오늘은 도봉산으로 단풍산행을 나선다.
뉴스에서는 설악산에 단풍이 절정라고 했는데
그 당시에는 정상부 빼고는 아직도 천불동 계곡까지 단풍이 내려오지 않았었고
비선대를 지나서 마등령을 오르는 금강굴 부근에만 조금 단풍이 보이는 정도였다.
물론 지금쯤은 다 곱게 물들었을 테지만...
오히려 북한산 인수대피소에서 백운산장으로 오르는 백운계곡의 단풍이
절정이고 빛깔도 더 곱게 물들어 가는 느낌이었다.
오늘은 도봉산 단풍을 확인하러 나서는 가벼운 산행...
▲어미 젖을 빠는 새끼 돌고래 바위
오늘 가려고 하는 포대에서 신선대로 가는 Y계곡은
10월 25일까지 등산로 보수공사로 인해 우회를 해야 한다는
현수막이 곳곳애 설치되어 있는 도봉서원터에서 도봉대피소 방향으로 오른다.
만월암 오르는 길목에 살짝 올려다 보이는 선인암벽에는
클라이머들의 힘찬 외침 소리만 가득하다.
▲만월암 오르는 길목의 단풍
▲다락능선 너머로 불암산이 보인다
▲만월암에서 포대로 오르는 계곡의 단풍이 절정이다
▲해가 기울면서 역광이라 사진이 어둡다
▲포대 전망대에서
10월 15일부터 25일까지 열흘간
포대아래 Y계곡은 계단 설치공사로 인해 통제가 되어 우회길로 돌아가야 하는데
우회길의 단풍이 대박이다.
▲우회길의 고운 단풍빛
▲신선대 정상에서
▲앞으로 진행 해야할 에덴의 동산
멀리 한강과
인천 앞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석양이 진다.
신선대 정상에는 낙조를 담으려는 진사 한 분만 찬바람을 맞으며 남아 있고...
▲신선대를 내려와 에덴의 동산으로 스며든다
▲에덴의 동산에서의 조망
▲에덴의 동산이 처음인 아내는 사진을 담기에 바쁘다~
▲석양빛을 받아 황금빛으로 변한 만장봉
▲하늘빛도 곱다
우리는 그렇게
에덴의 동산에서 해가 지기를 기다리며
한참을 머물며 가을날 도봉산의 큰 기운을 맘껏 누렸다.
해가 지고
어두운 산길을 헤드랜턴을 비추며 내려오는 하늘가엔
샛별들이 반짝이며 마중을 나오고 있었다.
▲에덴의 동산에서 바라보는 일몰
▲암흑으로 변한 마당바위 하산길에서 바라본 우이암
▲지난 번 북한산 산행에 이어 오늘도 또 야간산행이 되고 말았다~
가을이 온다.
아무도 가지 않은 구부정한 산길을 따라
새들의 지저귐을 베어 물고 가을이 온다.
막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단풍잎 사이사이에
가벼운 깃털을 꽂은 붉은 입자들이 자르르
나는 조용조용 아랫도리에 촛수를 세우며
단풍나무 젓꼭지를 매만진다.
내 자궁 어딘가에서 작은 입술을 가진
이름 모를 야생화가 벙글벙글 웃는다.
어디에서부터 젖어오는 떨림일까
끝없이 허공을 미끄러지듯 하강하며
꽃향기로 가득 찬 오솔길을 차지하는
거미들의 율동,
단풍나무가 풍경을 흔들 때마다
내 심장 속 붉은 빛을 뽑아
온 숲에 내다건다 거리와 틈을
금세 좁히는 찰나의 카메라차럼
잠시 꿈틀대는 떨리는 이미지를
모두 섭렵하는 불법체류자
가을, 가을이 온다.
<떨림, 그 가을/ 이민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