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물가에서 (박민수)

머루랑 2008. 12. 15. 14:04

 

물 속 그림자 드리운 들꽃 하나 나에게 농을 걸어오네~

 

 

 

 

 

 

물가에 앉아

잠시 몸을 쉬노라니

물 속 그림자 드리운 들꽃 하나

짓궂게 제 몸을 흔들며 나에게 농을 걸어오네

내 그림자 물속에 섞여 들꽃과 구별 없으니

그 농 받아 나도 몸을 흔드네

물은 조용하여도

물속 나라 그림자들끼리 한데 어울려 떠들썩하니

함참 동안 내가 나를 잊은 것을 모르네

허허 이런 요지경 세상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모르네

 

<물가에서/ 박민수>

 

 

 

 

 

 

 

'<詩 휴게실> > 詩의 오솔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행하며 만나는 정겨운 시  (0) 2009.01.10
수묘 부분 (문덕수)  (0) 2008.12.24
남편 (문정희)  (0) 2008.11.30
이름 없는 여인 되어(노천명)  (0) 2008.11.15
행복을 쓰다 (나태주)  (0) 2008.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