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휴게실>/가을,겨울 時

설경 (주경림)

머루랑 2011. 12. 22. 07:00

 

 

 

 

 

 

 

소리 없이 무너져 내리는 하늘

소복 입은 여인의 모습으로 눈부신 산봉우리

치맛자락 펄럭일 때마다 비늘로 흩어지는

뿌리 내리지 못한 영혼의 춤


꽃 순보다 뜨거운 열정 못 이겨

뚝뚝 마디를 끓어내고 하얀 무덤 되는 겨울나무

갈비뼈 드러냈던 마른 들판

조용한 겨울잠에 묻혀버리네


날아갈 때를 놓친 철새 한 마리

깃털 뽑히는 아픔으로 목청을 돋구어

막막한 그리움으로 하얀 무덤을 조금씩 흔들어보네

발목 끊어내고 멀리 갈 줄 알았던 연 꼬리

곤두박질 쳐서 비석으로 꽂혀있다

 

눈물 글썽이던 하늘 저 편에는

칼날처럼 차갑게 웃는 햇살 받아

지상은 살아있는 것들의 무덤으로 빛난다.

 

하늘의 품으로

 

 <설경/ 주경림>

 

 

 

 

 

일 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짓날 입니다.

고려시대 어려운 백성들이 한 해 동안 진 모든 빚을 청산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하루를 즐기는

풍습에서 유래된 동지는 한 해의 채무관계를 정리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어김없이 '동지한파'도 몰려 오구요.


    
님들께 말빚 진 것 오늘 중으로 모두 갚을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