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만남 기념일에 찾는 도봉
우리 부부는 해마다 3월 셋째주면 어김없이 도봉산을 찾는다.
젊을 때 우리 부부의 인연을 맺어준 인연송이 있기때문...
예년 같으면 생강나무도 노란 꽃을 피웠는데 지난 겨울이 춥고 길었던 탓인지 올해는 꽃망울을 터트리지 않아
생강나무꽃 향기를 맡을 수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날씨가 포근하고
바람이 불지않아 생강나무꽃의 아쉬움을 상쇄하고도 남는 산행이다.
인연송 앞에서
올해의 안전산행을 기원하는 우리만의 시산제를 올리고
만월암을 향해 오르는데 와폭의 얼음은 녹아내렸지만 하단에는 얼음이 남아있다.
▲만월암
만월암을 지나 포대로 오르다가
축지법을 써서 만장봉 하단으로 날아 오른다. 이 지역은 도봉산에서도
제일 깊은 비탐의 계곡이다 보니 3월 중순인데도 잔설이 남아있는 것은 당연...
▲20대 초반 때의 인연을 맺어준 인연송 앞에서
눈은 생각도 못했는데
발목까지 빠지는 잔설에 등로가 많이 미끄럽지만 그래도 아내는 좋아라 한다.
▲미끄러지기를 몇 번 반복하다 보면 드디어 만장봉 하단
▲맡은편으로 에덴의 동산이 보이는 전망대에서 한참을 휴식
▲봄볕이 따갑다
▲마음은 아직도 청춘인데...
신선대를 내려와 마당바위로 하산을 하다가 지금은 공단에서 안전상의 이유로
승선을 허락하지 않는 를 타이타닉호를 타보고 싶어 등로를 이탈하여 빠르게 숲속으로 스며드는데
앞서가는 또 한팀의 산행객과 자연스럽게 합류를 하게된다. 처음 오는지 그들이 선착장을
찾지 못해 다른 길로 올라가고 우리는 그제서야 조심스럽게 눈치를 살피며 암릉을 오른다.
아내는 릿지능력이 있는 실력파이니까 나의 도움은 크게 필요없고~
▲첫 번째 피치를 오르면 암릉위의 멋진 작은 노송 한그루가 맞아준다
▲여기서 발을 잘못디디면 큰일이다
▲위압감이 드는 선인봉의 남서벽
▲지금은 바다물이 많이 빠져서 대형 타이타닉호가 출항을 못하지만 그래도~♪♬
▲이때까지는 발밑이 수백 길의 낭떠러지인 줄도 몰랐단다~♬
타이타닉호 승선장을 몰라
입구에서 헤매던 5~6명의 다른 팀들이 뒤늦게 올라와서 차례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기에
좀 더 있고 싶은 마음을 접고 우리는 짧은 타이타닉호 체험을 마치고 하선한다.
▲절묘하다
▲바람이 부는 날은 너무 위험한 곳이니 절대로 가지 말아야 한다(평시에도 통제하는 곳이다)
▲오늘 하루도 자연에서 잘 배우고 내려간다
봄날은 가네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머물 수 없던 아름다운 사람들
가만히 눈 감으면 잡힐 것 같은
아련히 마음 아픈 추억 같은 것들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
아직까지도 마음이 저려 오는 건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 지는 꽃처럼
아름다워서 슬프기 때문일 거야, 아마도...
영화 <봄날은 간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