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대에서 조망하는 신선대일원
◈ 산행코스 : 회룡역~범골입구~호암사뒷능선~사패능선~포대~만월암~도봉산통제소~도봉산역
내부적으로는 역사상 처음으로 국민이 뽑은 나라의 수장이
국민들에 의해 탄핵이 되는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을 했고, 외부적으로는 미국 트럼트 대통령의 당선과
한반도를 둘러싼 전쟁위기설 등으로 어수선했던 한해의 마지막 날을 앞두고서 조용히 사색의 시간을 갖고 싶어졌다.
시작이 반이라고 어렵게 시작을 했던 대학생활 4년의 학기도 모두 마쳤으니 내 자신도 칭찬하고 싶어졌고
당분간은 모든 것을 잠시 내려 놓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떠날 수 있어서 참 좋다.
전과는 달리 세상도 달라져 보이고...
▲범골 초입의 얼어붙은 하천
▲범골 초입부 호암사 직전 이곳에서 등로를 이탈 화살표 방향으로 오른다
애초에는 호암사 맞은편 능선상에 있는
사과 반쪽바위 능선을 따라 오르려고 했는데 사람도 많이 다니지 않는 비탐길이고
음지에 눈이 많아서 미끄러울 것 같아서 등로를 급변경했다.
이상하게 그쪽으로 가고픈 마음이 생기지 않은 이유가 더 크지만...
은폐 엄폐된 벙커에서 근무하는 초병의 불심검문(?)을 통과하면
지붕을 헬리포트로 위장한 대형 벙커가 나오는데 이곳에는
전시에는 보병 1개소대 병력이 상주 할 수 있는 정도로 큰 규모의 군시설이다.
로프가 한줄 길게 늘어져 있는 암릉을 오르다 보면
호암사 건너편으로 오늘 가려고 했던 사과반쪽 바위가 숲사이로 보인다.
▲호암사 뒷능선을 따라 오르다 보면 성불사에서 오르는 정규등로와 만난다
△조망바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호암사
▲사과 반쪽바위
▲예전 산행 때 담아온 사과 반쪽바위 사진
▲고구려 보루의 흔적이 있는 암릉 정상엔 등로가 상당히 미끄러울 것이다
▲옛 산행사진 - 고구려 보루
▲15명 정도가 한꺼번에 쉬어 갈 수 있는 마당바위
▲건너편으로 도인바위가 위치해 있는 암봉이 보인다
▲예전 산행 때의 도인바위
▲중앙의 멀리 높은 봉우리가 산불초소가 있는 곳이다
▲내린 눈이 얼어붙어 매우 미끄럽다
▲사패능선 된비알의 계단길에서는 긴 인내심을 요구한다
▲좁고 경사진 바닥의 돌과 옆의 벽이 모두 얼음으로 뒤범벅이 된 마의 구간~
이틀전 서울 시내에는 비가 종일 내렸는데
도봉산릉엔 이렇게 눈이 많이 쌓여 있어서 등로는 미끄럽지만
그 길을 따라 걷는 산객들은 즐겁다.
▲휴식처
▲조망이 좋은 곳인데 날씨가...
▲스모그에 흐릿하게나마 포대가 조망된다
▲조망 좋고 바람까지 막아주는 이곳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한다
▼휴식장소
▲내 등뒤에 바짝 붙어 앉은 냥이는 오히려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에 더 신경을 쓴다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넣고
잠시 앞의 조망바위에 올라가 사진을 몇 장 찍고 내려와
소나무 밑에 앉아 막걸리 한잔을 따라 마시다가 그만 기겁을 했다.
무언가가 느낌이 느껴져 뒤를 돌아보니
바로 내 등짝에 바짝 붙어 앉은 털은 물론 눈알까지 하얀 냥이 한마리가 쪼그리고 있어서...
마땅히 줄게 없어서 초코파이를 주니 머뭇거리다가 그냥 돌아서 간다.
다시 시간이 흘러 컵라면을 먹는데 또다시 녀석이 찾아와 가까이에 다가와 있기에
이번에는 컵라면을 식혀서 주니 잘도 받아 먹는다.
마치 내가 제 집사인냥 경계심 하나도 없이 발밑에서...
▲산불감시초소에서 바라보는 포대능선
▲정상쪽으로 갈수록 눈이 더 많이 쌓여있다
▲지나온 풍경...
▲사마귀머리
▲이제는 자운봉도 조금 보이고
▲이 바윗길에서는 아이젠도 별 역활을 하지 못한다
▲전망대
▲오리바위
▲지나온 풍경
▲예전 포대 아래 힘든 구간에는 테크가 설치되어 있어서 한결 운행이 쉽다
▲지난 밤의 강추위를 말해주는 듯...
▲포대 전망대에서
▲늦은 시각이라 그런지 포대에는 아무도 없는데
▲그나마 신선대 정상에는 두어 명이 보인다
▲시간도 늦었고 미끄러운 Y계곡을 피해 다락능선으로 하산을 결정
▲포대 전망대 데크
▲만월암으로호 하산하며 올려다 본 만장봉일원
▲오늘도 고마웠다~
▲이렇게 조용히 송년산행을 마무리 한다
행복은
존재하지만 알 수 없는 그 무엇
누가 갖고 있는 줄도
얼마 를 갖고 있는 줄도 알 수 없는
행복이라는 단어...
행복은
철저히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것이라
그 기준을 말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오늘
도봉산 송년산행 만큼은
행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도 좋지 않을까 싶다.
머루랑은
그 어느 해보다 열심히 살아온 1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