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꽃으로 피었다 진 적이 있는데, 그대는 번번이 먼 길을 빙 돌아다녀서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내 사랑!
세상에! 그대가 명사산 돈황여관 옆방에 든 줄도 모르고 잤습니다.
... 내 한때 곳집 앞 도라지꽃으로
피었다 진 적이 있는데,
그대는 번번이 먼 길을 빙 돌아다녀서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내 사랑!
쇠북 소리 들리는 보은군 내속리면 어느 마을이었습니다.
또 한 생애엔,
낙타를 타고 장사를 나갔는데, 세상에!
그대가 옆방에 든 줄도
모르고 잤습니다.
명사산 달빛 곱던,
돈황여관에서의 일이었습니다.
<사랑을 놓치다/ 윤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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