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하늘 만큼이나 아침 저녁으론 한결 선선해진 날씨에 오늘도 나만의 놀이터로 향합니다.
막걸리 두 병 중 하나는 소나무의 몫으로 준비하고 부족할까봐 캔맥주도 몇 개 넣고 릿지에 필요한
장비들까지 챙기다 보니 가볍게 다녀 오겠다던 생각과는 달리 배낭이 많이 무거워졌습니다.
우이동 종점에 내려 도선사행 버스를 타려니 출발 시간이 아직 40분이나 남아 신도 세분과 함께
택시를 합승해 타고 도선사 직전 광장까지 올라갑니다. (각자 2,000냥)
원래 도선사 전용버스는 등산객은 이용할 수 없으나 머루는 부처님 백으로 항상 이용하고 있습니다~
바람은 한결 시원해진 것 같은데 배낭의 무게 때문인지 하루재 비알을 오르는 머루의 이마엔
벌써 땀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보통은 정상 부근의 멋지게 자라는 소나무 하나를 골라서 막걸리를
부어 주는데 오늘은 짐이 무거워 하루재를 넘기도 전에 반칙을 써서 막걸리 보시를 마쳤습니다.
막걸리를 좋아하는 소나무인지 물어 보지도 않고요~
△인수산장 앞에서 올려다 보이는 인수
△일곱 그루의 소나무가 줄지어 자라는 오아시스
잠수함능선은 하루재를 넘어 인수산장 바로 앞에서 백운대까지 펼쳐진 인수봉과 곰바위능선의
사이에 있는 능선으로 하얀색의 거대한 암반이 마치 잠수함을 닮았다 해서 잠수함능선이라 부른다.
실제는 건너편 곰바위 능선에서 보아야만 물속에서 막 떠오르는 잠수함 같이 보인다.
장비 없이는 이곳도 통제를 하는 곳이니 일반인들이 가기는 편하지 않은 곳 중 하나다.
△오직 소나무들만이 자랄 수 있는 척박한 환경
△크랙을 따라 줄지어 자라는 소나무들이 한결 같이 예쁘다
그래 멋나게 자랐구나.
앞으로도 푸르게 푸르게 잘 자라거라~
△하루재에서 보니 영봉지역은 등산로 보수공사로 인해 통제를 하고 있었다
△잠수함슬랩 오름 길
△영봉 뒤로 흐르는 구름을 보니 이젠 가을이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다
△건너편으로 곰바위능선
잠수함승선표를 받는 곳이다.
승선표라는게 따로 있는게 아니고 이곳을 통과해 오를 수만 있다면 되는데
한길 높이의 바위 턱을 잡고 미끄러운 크랙을 올라야 하는데 이게 여간 힘든게 아니다.
물론 어느정도 내공이 쌓인 사람들은 별 문제가 없겠지만~
총각 때 여친이랑 등산와서 암벽아래 계곡에서 버너를 지펴 밥을 해 먹고(그 시절에는 다 그랬다)
이곳을 통해 백운대를 오르려다 결국은 오르지 못한 곳이기도 하다.
(물론 그 여친이 지금의 아내가 아님을 밝힌다~^^)
△승선표를 받아 들고 크랙을 오르며...
△잠수함 함수부분
잠수함 몸체를 따라 올라와 함수로 올라 가는 입구는 이곳이 유일한데
보는 것과 같이 오르기도 어렵지만 설사 오른다 해도 내려올 수가 없으니 오르려고 하지말라.
함수 꼭대기에는 하강용 볼트가 박혀 있어서 자일이 있으면 반대편으로 하강이 가능하지만...
△역시 인수!
하늘도 맑고 바위하기에 아주 그만인 날씨인데
거대한 인수 암벽엔 바위꾼들이 그리 많지가 않아 모처럼 한가한 모습이다.
세어 보니 열 세명 정도밖에 보이지 않는다.
△추모비에서 바라보는 곰바위
△문어 머리가 바로 잠수함 함수다
△잠수함을 지나서도 길을 거칠게 이어진다
△잠수함이 아니라 귀여운 새끼백곰 같다
△모처럼 가슴과 눈까지 시원해지는 날
△저마다 개성을 품고 있는 산군
△수락산.불암산 너머로 멀리 천마산과 백봉산이 조망된다
△이런걸 보면 오르고만 싶은 충동이 생기는 머루가 이상한 걸까??
△오늘은 댁들이 조금 부럽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는데~)
△족도리바위능선
△.... ....
△아는 사람인 줄 알고 소리쳐 불러 보았더니 아니란다~♬
△바위꾼들이 다들 집단 휴가를 떠났나 매우 한가롭다
△조망이 썩좋은 쉼터
△백운대 동남벽 전경
백운대 암벽의 가운데 크랙길을 따라 백운대를 오를 것이다.
그리고 나서 염초릿지 방향으로 가다가 여우굴이 있는 협곡으로 내려간 다음
여우굴을 통과해 시발클럽에서 약수릿지를 시작해 염초로 올라 말바위를 지나 백운대로 올라선 다음
다시 여우굴로 내려가 서벽밴드길을 타고 넘어 오려는 계획인데 먼저 백운대릿지를 끝내고 보는 것이다.
△V자로 파여진 부분이 위문이고 그 왼쪽이 스타바위다
△암벽에 위태롭게 걸려있는 신발짝 하나~
누군가가 등반 중 떨어뜨린 신발짝이 아직도 걸려있는 긴 크랙과 슬랩을 통해서 오를 겁니다.
백운대릿지를 끝내고 호랑이굴에서 올라오는 곳과 만나는 지점에 가면
또 누군가가 잃어버리고 간 안경도 있답니다.
애들도 아니고 왜들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리고 다니는지~♬
△바위에서 미끄러지면 큰 일 난다는 스릴감을 즐기며 릿지를 합니다
△오르기도 바쁘지만 만경대와도 눈을 맞추고...
△반쯤 하늘에 오른 기분
△언제 보아도 말이 필요없는 그대는 인수씨...
△올라온 시작점이 보이지 않는다
△저 위가 백운대정상
△바위를 올라 오르느라 수고한 당신 이곳에서 쉬면서 왕으로서의 권위를 잠시 누리시오~
△.... ....!!
△이곳만 통과해 오르면 백운대릿지 끝
△누군가가 잃어버렸다는 그 안경은 테는 간곳 없고 안경 알만 남아있다~
△가끔은 숨은벽 놀이터에도 놀러가 주어야 하는데~
△염초릿지의 여우굴 (화살표)
어허라?
각종 추락사고가 잦은 관계로 호랑이굴에서 백운대로 오르는 등산로를 폐쇄시켜 놓고
기존에 굵은 로프가 매어져 있는 것도 잘라내어 없애 버렸는데 그곳을 통해
<클라이밍다운>으로 내려서는 중년의 등산객 두 분 모습이 많이 위태로워 보여 한동안 지켜보았다.
단독릿지를 즐기는 머루도 다른 이들의 눈에는 다소 무모하고 위태롭게 보일텐데 누가 누굴 걱정하나~ㅎ
... ... ...
△오늘은 숨은벽 지킴이도 없다
△그저 감사하고 감사할 뿐...
△그 아름다운 풍광에 그만 넋을 놓고...
백운대에서 여우굴 내려가는 길엔 작년 3월 까지만 해도 아래사진과 같이
보호용 철제난간이 쳐져 있었는데 언제인지 공단에서 없애 버렸다.
물론 오늘은 그리로 가지 않을 거지만...
△지난해 3월에 찍은 사진엔 이렇게 난간이 남아 있는데...
백운대 정상에서 북쪽방향인 염초능선으로 가다가
저 화살표가 표시된 바위틈으로 내려서면 협곡이 나타나고
미끄럼과 낙석에 주의하며 내려가다 보면 염초릿지의 말바위구간이
정면으로 바라 보이는 사면에 닿고
좀 더 진행하면 여우가 살았다는 여우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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