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랜만의 외출,
이 봄에 모처럼 시간을 내어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응봉산의 고운빛 개나리들을 만나러 간다.
응봉산 개나리축제는 며칠 전에 끝났지만 많은 인파를 피해서 평일에 자전거를 타고
벛꽃이 만개한 서울숲을 가로질러 용비교를 넘어간다.
▲이 봄에 처음으로 마주하는 벚꽃이 반갑다
▲중량천의 용비교를 건너며
▲개나리꽃이 이미 다 졌으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기우였다~
▲보잘 것 없던 돌산이 봄철에는 지역 명소로 바뀌었으니...
▲용비교에서 잔차는 끌바를 해야한다
▲한폭의 그림이다
▲고맙다. 이런 아름다운 풍광을 내게 선물해 주어서...
▲이런 돌산에 개나리를 심을 아이디어를 낸 사람에게 박수를 보낸다
▲데크에 자전거를 묶어 놓고서 꽃들이 반겨주는 응봉산 계단을 오른다
좌측에 보이는 고층건물은
서울숲에 위치한 45층 짜리 건물 두 동으로 이뤄진 갤러리아포레 주상복합건물이고
한강변에 보이는 고층건물은 다음달에 완공하는 47층 짜리 4동의
트리마제 주상복합건물이다.
▲갑자기 한여름 날씨로 변한 기온 탓에 이마에 땀이 배어난다
<조팝나무/ 강세화>
훅 불면 다 날아갈
부푼 낟알들이
일제히 터지고 있다.
머리를 부딪치며
엉겨붙어 감싸며
간지르고 헤헤거리며
무너지지 않고
어그러지지 않고
아우성치지 않고...
▲응봉산 팔각정
▲팔각정에서는 특히 동남쪽으로의 조망이 좋다
▲7.5km 떨어진 잠실의 롯데타워가 두 고층건물 사이로 희미하게 보인다
▲한강과 중량천이 만나는 작은 두물머리
▲다시 응봉산을 내려서며
응봉산을 내려와 400m를 진행해
굴다리를 빠져 나가면 한강변 자전거길로 연결이 된다.
▲산란기를 맞아 중량천의 보를 오르려는 붕어와 커다란 잉어들로 물보라가 인다
서해바다의 만조를 맞아
한강을 거슬러 오른 엄청난 수의 숭어 떼들로 한바탕 장관을 연출한다.
▲살금살금 다가가 커다란 뜰채로 그냥~
엄청난 숫자의 숭어 떼에 놀랐는지
아니면 이미 주린 배를 다 채웠는지는 모르지만 가마우지 가족들은
모여 앉아 조용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아픈 역사를 간직한 성수대교 아래를 지나 봄바람을 가르며 한강변을 달린다
영희는 갈색 안경 소녀입니다.
오늘은 약속대로 3천 원을 주어야 합니다.
조카 손목에서, 발꿈치에서 산 봄 값입니다.
벚꽃 일곱 번 만지는데 칠백 원
진달래 세 번에 육백 원, 목련 두 번에 천 원
조카 나뭇가지에 찔린 것
언덕에서 미끄러진 것, 모두 3천 원
이모 여름엔 얼마야?
가을에는 5천 원 줄꺼야?
천 원짜리 세장이 얄미운 손바닥으로 건너갑니다.
한장은 땀에 젖어 눈물을 흘리며
또 한 장은 화가 난 모습으로 한숨을 쉬며
다른 한 장에서는 아이스크림 빠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나 영희는 금방 웃습니다.
명지바람과 버들강아지
휘파람새와 방울새소리
쑥 뜯던 기억까지 덤으로 얻었기때문입니다.
<3천 원짜리 봄/신성철>
* 이 詩를 쓴 신성철씨는 일곱 살 때 시력을 잃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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