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을 아내의 부탁에 금요일 저녁, 나를 포함 5명을 태우고 23시 40분에 건대를 출발한다.
차량 배데리 방전으로 인한 한바탕 작은 소동을 한 후에야 급하게 출발.
먼저 출발한 일생을 뒤따라 간다고 얼마 전 개통된 경기광주~원주간 고속도로에서 약간의 과속...
그런데 늦게 출발한 내가 앞서간 일행들 보다 30분 일찍 서울에서 220km 떨어진 화방재 유일사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산행하려는 이 하나 보이지 않는 캄캄한 주차장에 내리니 문이 닫힌 국립공원사무실의 전광판에 눈길이
머무는데 현재 태백산 정상 천제단의 기온이 영하12.6도 란다.
또한 정상에는 엄청난 칼바람이 몰아칠 텐데 산행을 시작도 하기 전부터 걱정이다.
사람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아마 영하 20도를 훨씬 더 넘어설 것이고...
태백산은 지난해에 국립공원으로 승격을 하고난 후로는 각종 산악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해
이른 시간대의 야간산행은 금지하고 있는데 오늘은 다행이도 평일이라 그런지 입산을 통제하는 직원이 보이지 않는다.
오늘 태백산 일출이 06시 57분 인데 공단에서 산행을 허락하는 05:00시에 출발을 한다고 하면
아마 우리 일행들의 산행 실력을 감안해 볼 때 정상에서의 일출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데 참 다행이다.
▲난방이 되는 따뜻한 주목화장실에서 물을 끓여 컵라면 하나씩으로 요기를 한다
▲일출 전의 박명이 더 아름답고 장엄하다
지난번에 내린 20cm의 적설량이 녹다 얼다를 반복하면서 등산로가 빙판으로 변해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산행준비가 미비한 이들이 많아 아이젠을 나누어서 다들 한쪽에만 착용하고 오르니
미끄러운 등산로가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니다.
▲밀어주고 끌어주면서 힘들게 오른 장군봉엔 매서운 칼바람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으니...
영하20도를 넘는 엄청난 칼바람속에 먼저 도착한 다른 팀원들이 바람이 덜부는 방향의
좋은 자리를 먼저 선점해버려 우리 일행들은 언발을 구르며 손을 비비고 떨면서 일출을 기다린다.
이 순간만은 비닐속에 들어가 웅크리고 있는 이들이 엄청 부러운데...
▲사진 두 장 찍고 언손을 주머니속에 넣었다 다시 찍기를 반복~
▲천제단방향이다. 태백산에서의 일출은 천제단이 아닌 장군봉이 제일이다
▲오늘 태백산에서 느끼는 강추위는 비닐속에 들어간 이들이나 밖에 있는 이들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마음을 다잡고 두 손모아 태백산 일출의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 들인다
▲간절한...
▲일출 시간이 지났는데도 구름속에서 태양이 나오지 않자 자리를 떠나는 이들이 많다
▲엄청난 강추위속에 무작정 기다리는 것은 무의미
▲우리 일행들도 일출의 아쉬움을 접고 유일사로 철수를 결정
▲어둠이 가시지 않은 건너편의 함백산을 언손으로 찍어본다
▲하산길의 앙상한 고사목은 감흥도 없다
▲너무나 추워서 장갑을 벗을 엄두가 나지 않아 대충 몇 장
▲빛이 어두워 잘 나오지 않지만
▲앞서 내려 가시던 일행분이 뒤를 한번 돌아보라신다
▲하산 도중에 빼꼼히 얼굴을 내민...
▲너무나 황홀한 빛이어서 그렇게 한참을 서있었다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내려갈 때가 더 위험하고 조심스러운 미끄러운 등로
잠을 한숨도 자지 못한 채 운전해
태백산 일출을 보고 다시 서울로 귀경하는 쉽지않은 일정,
일행들을 태우고 귀경하는 길이라 운전이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지만 이상하게도
몸이 피곤하지도 않고 오히려 정신이 또렸하다.
태백산의
맑고 영험한 기운을 온몸으로 다 받아 마셨기 때문이리라~
오늘도 감사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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