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수도권

용문산 백운봉

머루랑 2008. 11. 25. 18:32

  

  강원도 원주 치악산에서의 1박2일 軍동기생 정기모임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밤샘하며 노느라 피곤한 몸을 이끌고 갈잎들이 무수히내려 쌓인

 

 양평의 용문산 백운봉을 뜻있는 친구들과 함께 오른다.

 

 

 

 백운봉을 오르는 연수리 수도골 계곡은 말 그대로 때묻지 않고,

 

오염이 되지않은 청정계곡임을 알 수가 있다.

 

  

 

 

 제몸을 불살라 한 계절을 붉게 타오르던 갈잎도 수면에 내려앉아

 

 조용히 겨울을 기다리고...

 

 

  

 

저 유리알같이 맑게 투영되는 수면경에 나의 마음을 비추어 보니,

 

흑심을 품은 나의 마음속엔

 

갈잎속에 숨어 동면하는 개구리들만이 보인다~

 

  

 

 

샤박샤박 갈잎을 밟으며 걷는 오솔길이 정겨웁다.

 

 

 

 

 

 백운봉 수도골은 사람들의 발길이 많지않아 심산유곡의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가 있었다.

  

 

 

 

등산로를 통째로 가로막은 고사목들은 깊은 산중에 들어섰음을  알려주고...

 

(친구들은 앞으로 닥쳐올 고행은 알지 못한채 즐거운 표정~ㅎㅎ)

 

   

 

죽어서 버섯들에게 기꺼이 몸을 내어준, 커다란 고사목은 이생에서의 삶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오늘도 기뻐하고 있는 듯 하다~

  

 

 

 

오늘도 겸허함과, 자연의 섭리를 배우고자 우리는 또 산을 오른다.

 

 

 

 

 걷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복장은 간편해지고~

 

 

 

 

 

 

 자연에서 만나는 모든 생물들은 우리와 금방 친구가 된다~

 

 

 

 

 

 에구구~ 이회장님 체면이 말이 아니네~

 

 

 

 

 

 갈 길은 아직 멀지만, 멀리 용문산을 뒷배경으로 한장을 부탁하는 친구

 

 

 

 

 

 능선에 올라서니 기온도 내려가고, 첫눈도 쌓여있어 제법 겨울 분위기가 난다.

 

 

 

 

 

 미끄러운 너덜지대를 조심조심 통과하는 친구 일행들~

 

 

 

 

 

 저 아래 연수리 마을이 아련히 보이고, 잎새를 떨구어버린 능선의 앙상한

 

나무들과 바위위의 흰눈이 대비된다.

 

  

 

 

 힘든 내색을 하지 않으려해도 이렇게 증거가 남았으니 이제는 고백하시죠~ㅋ

 

이회장님! 혹시 화나신건 아니시죠?

 

 

 

 신갈나무들의 아름다운 군무... 

 

 

 

 

 전날 열렸던 치악산모임을 안내하는 현수막~

 

 

  

 

 

 

 오랫만에 정교수와 주거니 받거니 하다보니, 얼굴이 붉그레하니...

 

좋다~ 친구가 좋다~~

 

   

 

 

  그렇게들 밤새마셔 댔는데도 치악산 공기가 맑아서인지 모두들 멀쩡한 모습이다.

오른편 두 번째가 主~

 

   

 

 

 당초 목표로했던 장군봉 너머로 용문산 정상이 손에 잡힐 듯 보인다.

 

 

 

~ 나도 한장 남겨보고 ~

 

중간에서 몇번이나 도로 내려간다는 친구 두 명을 힘이 별로 안든다고 

 

꼬드기고 꼬드겨서 오르는 백운봉 산행길에 걱정이 앞선다. 

 

산길은 얼어붙어 있고, 등산화도 제대로 갖추어 신지 않은 친구가 걱정되고,

 

체력은 어떤지도... 기다려도 기다려도

 

뒤쳐진 두 사람은 보이질 않쿠~~

~

 

  

 

  일등으로 올라온, 현역 특전사 멋쟁이 여단주임원사 칭구~

 

  

 

 

 백운봉 정상에 선 主人~

 

 

 

 

 

친구1: 저아래 말이야 우리가 올라온 길이 까마득하네~

 

친구2: 나는 저기쯤에서 몇번이나 돌아갈까 생각을 했었는데...

 

친구1: 나는 초장부터 쭈욱 그랬서~ 

 

 ㅎㅎㅎ

  

 

 

친구1: 언제 저길 올라간다냐 우리는 그냥 돌아갈래~~ 

 

친구2: 죽어도 더는 못가겠어~ 

 

나: 다왔어~ 좀더 힘을내! 글구 내려갈 때는 반대쪽으로 내려갈껴~

 ㅎㅎㅎ~

 

  

 

정상에서 기념사진 담는 동안에도 계속 울려대는 친구의 손폰~♬

 

올라오지 않은 친구가 언제 내려오냐고 난리다 난리!

 

 

 

 

힘들고 미끄러운 길을 참아내고서 정상에 오른 우리 칭구들...뒷줄 모자쓴이가 나!

 

  

 

 

 구두를 신고 미끄러운 산길을 오르느라 오늘 정말 고생이 많았네! 주선 친구야~

 

  

 

 

 이회장님도 가이드 하시느라 고생이 참 많았구요~

 

 산 아래에는 분당에서 부인과 함께 달려온 친구가 언제 하산하냐고 십분마다

 

 손폰을 울려대니 회장님의 마음은 급하기만 하다. 

 

 

 

 

 

 별로 힘들지 않다는 나의 꼬드김에 빠져 힘들게 올라왔지만,

 

이렇게 막상 정상에 서고보니 올라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친구야 미안해 힘들지 않다고 거짓말해서...

 

 

  

                    더 많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산행모임을 자주 갖을 수는 없을까? 

다시 생각해보는 오늘~

 

  

 

 

 연대주임원사 부부도 한장~

 

 

 

 

 모처공무원 부부도 한컷~

 

 

 

 

 눈쌓인 사면을 뒤로하고 하산을 시작~

 

 

 

 

 

 정상 데크에서 끓인 라면에 김밥과 정상주까지 한잔 겯들인 후 따끈한 커피까지

 

 끓여 마시고, 하산하는 발걸음들이 한결 가볍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산 아래에는 맛있는(?) 별미(??)가 기다리고 있으니깐~

 

   

 

 사실 그 것(별미)만 아니었으면 이 친구는 벌써 중도에 기권 했을지도 모른다~

  

 

 

 

 다래덩굴 올가미에 재수없이 걸려서 고생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조심 해가며,

   

 

 

 

 무릎까지 빠지는 갈잎들의 무덤을 밟고 내려가는 수도골의

 

아름답고도 정겨운 늦가을 풍경들...

    

 

 저 고운길을 터벅터벅 홀로 걷는이는 누구인고?

 

 

 

 

 

 맑고 깨끗한 계곡가엔 낙엽송 할매들의 춤사위가 한창이다.

♧흰나방의 시체도 하나 보이고...

 

  

 

 계절여행을 떠나는 갈잎들로 맑은 수면은 부산스럽다~

 

 

 

 

 

 

 그렇게 갈잎들의 저녁 공연이 한창일 때 

 

우리들은 다음을 기약하며,  

 

즐겁고 행복했던  백운봉 산행을 조용히 매조지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