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수도권

명성산 (궁예의 침전)

머루랑 2008. 12. 12. 14:06

                

  △궁예의 침전바위 

 

           12 중순으로 접어드는 밤내리는 비는 은근히 기대감을 갖게한다.

           내일 가기로 한 명성산 궁예능선 산행길에 흰눈을 밟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기대감은 외곽순환도로 퇴계원 I.C를 빠져나와 47번 경강국도를 타고 가면서 여지없이

           깨어지고 말았다.  일동을 지나 이동까지 오는동안 주변산엔 눈이 쌓인 곳이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명성산 궁예봉 찾아가는 길 :

             서울→운천,신철원 - 동서울터미널에서 동부간선도로 경유 수락산역(전철7호선)~포천을 경유하는

             시외버스편이 1일 26회(06:00~20:30)운행,요금은 운천 7,400원, 신철원 8,000원, 2시간 소요.

  

 

  

강포3교 앞에서 약물폭포로 오르는 등산로 초입에서 바라본 궁예능선 우측 능선위로

12월의 쪽빛하늘이 참으로 맑고 푸르다.

    

  

갈수기인지라 약물폭포는 그 명맥만 유지한채 가느다란 물줄기만 졸졸 흘려보내고 있다.

    

 

갈잎지는 소리도 모두 끊겨버린 한적한 약물계곡에는 가는 물줄기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만이 정적을 깨우고 있다~

    

  

약물폭포위 너럭바위에는 약물계곡 1시간 10분, 궁예능선1시간 40분이라는 이정표가 있다.  

이 곳에서 우측으로 개울물을 건너면, 참나무가지에 궁예능선 푯말이 걸려있다.

     

  바위면이 반들반들하여 눈이 얼어붙으면 엄청 미끄럽다   

 

낙엽이 발목까지 빠지는 숲길을 15분정도 힘들게 오르면, 절벽에  

10여미터 밧줄이 설치된 급경사 바위밑에 닿는다.  

 

  미끄러운 이 곳을 오를 때는 특히 주의하여야 한다

  

이 바위를 조심스럽게 기어 올라 왼쪽으로 약 20미터나 되는 절벽을 횡단하면,  

잡목으로 우거진 급경사 사면길로 이어진다. 

  

  전망대 바위에서 건너다 본 용두목능선 뒤로 겨울 하늘이 참 맑다. 

    

  멀리 강포저수지와 산행기점인 강포3교가 정면으로 내려다 보인다

  

급경사 사면길을 15분정도 오르면 강포3교와 강포저수지가 조망되는 노송아래 

 전망바위에 닿고, 이후로는 경사가 부드러워 진다. 

  

  궁예봉정상 못미처 능선에서 바라본 궁예의 침전바위

  

밧줄이 설치된 절벽지대를 몇번 지나고, 다시 30분여 정도를 올라가면, 

10미터 밧줄이 걸린 급경사 바위지대가 또 나온다.  

햇볕이 들지않는 북사면이므로 겨울철에는  아이젠이 꼭 필요한 구간이다. 

 

  궁예봉정상 오른쪽으로는 수 십길 벼랑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철원평야와 철원읍 전경  

 

 궁예봉 식당바위 앞의 멋드러진 소나무/ 이 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일품이다  

   

 식당바위에서 조망하는 풍경들, 고사목사이로 반짝이는 것이 산정호수이다   

 

  궁예봉 절벽에 자리잡은 노송들 뒤로 보이는 철원 들녁이 평화롭다

 

궁예봉에서 명성산 정상방면 바위길로 내려가면, 노송에 묶인 5m와 8m정도의  

밧줄이 걸린 급경사지대가 나온다. 이 곳을 조심해서 내려가면,  

 또다시 급경사 바위지대 오르막이 이어지고,  이 곳을 기어오르면 바로 810m봉이다.  

 

  810m봉에서 뒤돌아 본 궁예봉정상/ 정상 조금 내려온 너럭바위가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궁예의 침전바위 정면모습. 6~7층의 석탑으로 쌓아진 듯 보인다

 

 810m봉을 조금 내려서면,  삼면이 온통 절벽인 바위턱에 닿게되는데, 이 바위턱에서  

 마주보이는 암봉이 바로 궁예의 침전바위이다. 

 

침전바위 정면을 릿지로 오를 수 도 있으나 초보자나 자신이 없는 사람은 안부를 내려서서 

7바위왼쪽 10여 미터의 밧줄을 잡고 조심해서 내려선 다음,  작은 케언이 있는

 뒷쪽 능선으로해서 오르면 된다.    

  

 궁예의 침전바위 상부모습/ 맨 꼭대기가 궁예의 침전이고, 바로 아래가 우물터 이다

  

 궁예의 침전/ 침전위에 한번 앉아보니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궁예의 침전에는 보일러 가동이 잘 되는지 지난밤에 내린 비와 눈이 모두 깨끗하게 말라 버렸다.

주인장 궁예는 일찍 일어나 산책을 나갔는지  보이질 않고, 방바닥은 깨끗하게 잘 닦여져 있다.

 

왕건에게 쫒기우면서 저 하늘 침전에 누워 하늘가를 흐르는 은하를 바라보며 깊게 잠들지 못했을 

궁예가 한편 안쓰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운치있고 멋진 이름을 붙일줄 아는 산 사람들의 유머스러움에 웃음이 나기도 하고~  

 

 

 

  사방이 절벽이고, 워낙에 좁은 공간이라 사진 촬영하기도 쉽지가 않다. 

다리를 벌려 한 발을 작은 상수리 나뭇가지에 걸치고 흔들리며 불안정하게 겨우찍은 사진이다.   

 

  

침전바로 1미터 아래 양지바른 곳인 간식먹기 좋은 자리에는, 궁예가 잠을자다

목마를 때 내려와 마시던 우물터가 있다.  

 

  870m봉에서 바라본 궁예봉능선 뒤로 멀리 보이는 산은, 동송 방면 금학산과 고대산이다 

  

침전바위를 내려와  참나무숲길 언덕에 위치한 69년도에 구축했다는 군 벙커와 교통호  

지대를 10여분 오르면 나타나는 급경사 바위를 통과하면 곧 870m봉이다. 

  

  

 중앙 명성산정상 너머로 흰눈이 쌓인 백운산에서 이어진 국망봉, 석룡산능선이 흐릿하게 보인다.

  

  

870m봉을 내려와 안부를 지나 북서릉이 갈라지는 850m봉을 넘어 3~4분 내려서면, 용두목 방면길과

신안고개,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갈라지는 4거리 안부에 닿는다.

 

이 곳에서 북서릉을 따라 20분을 더 오르면 명성산 정상이고 계속 진행하면, 삼각봉을 지나 팔각정, 

흑룡폭포로 이어지고, 팔각정에서 우측으로 38계단을 내려가면 자인사, 산정호수로 하산하는 길이다.

  

   약물계곡을 내려오면서 3~4개 만나는 오래된 듯한  이것들의 용도가 사뭇 궁금하다

   

4거리 안부에서 용두목으로 내려서는 길과, 용무목 갈림길에서 약물계곡으로 내려서는 비탈길에는

 햇볕이 들지않는 북사면 길이라, 겨울철에는 필히 아이젠을 착용해야 하는 지역이다. 

  

 

 등산로옆에 있는 것들인데 우물터 같기도하고, 옛날 초소 같기도, 또는 재래식 화장실 같기도 한 

이것의 용도는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사각형으로 잘 쌓아올린 형태며, 바위틈에 이끼까지 서려있고 

오랜 세월이 흐른 모습에서 추측만 해볼 뿐이다.  

 

  물고기 머리를 닮은기암  

  

 약물계곡의 실폭은 아직 얼지 않았다

  

 강포3교에서 약물폭포 상단, 궁예능선을 타고 궁예봉정상에 오른다음 810m봉,  870m봉, 850m봉을

경유하여 용두목에서 약물계곡을 쉬엄쉬엄 내려오다 보면, 어느새 올라갈 때

 갈림길이던 약물폭포위에 이른다.

 

이 곳에서 15분여를 더 내려가면 강포3교앞 군부대 훈련장 넓은 공터앞이다.  

산행시간은 휴식시간 포함 4시간이면 충분하다.   

 

 군 기갑훈련장에서 바라본 궁예능선 라인이 선명하다 

 

 

 귀향할 때는 공터에서 비포장도로인 4km정도의 군작전용 도로를 따라 신안고개를 넘으면,

 

팬션지역을 지나 바로 산정호수앞에 이른다. 그러나 비포장인 군용도로는 굴곡진 경사가 많고,

 

 물 고인 깊은 진흙탕 웅덩이도 아주 많아서 4륜구동 차량이 아닌 일반 승용차로는 통행하기가

 

 매우 어려운 곳이다. 특히 눈이내려 얼어붙는 겨울철에는 더 어렵다.

 

 

 

  

        명성산에 얽힌 궁예에 관한 전설 

             궁예는 896~898년간에 철원(구철원)에서 송악으로 도읍을 옮겼다. 이후 궁예는 901년 당나라에게 망한

             고구려를 다시 일으켜 세워 보려고 최선을 다한다. 국호를 마진으로 연를 무태(武泰)로 바꾼다.

 

             그 후 1년뒤 구철원 북쪽30리 거리인 풍천원 들판(지금의 철원과 평강 사이 비무장지대 북방한계선과

             남방한계선 사이)으로 도읍을 옮겼다. 그러나 궁예는 풍천원 들판에다 거대한 도성을 축조하면서 강제로

             노역에 팔려온 백성들로부터 원성을 사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지지세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청주지역을

             너무 편애하게된다.

 

             그러자 경기북부 호족들이 반기를 들고 궁예의 부하였던 왕건을 앞세워(877~943) 918년 궁예를 몰아낸다.

             훗날 궁예가 왕건의 군사에게 쫒겨 진을 친 곳이 명성산이다. 이때 궁예가 이 산에서 철원쪽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겨 눈물을 흘리며 울음을 터트렸다 하여 '울음산'으로 불리었고, 궁예가 강변에서 한탄했다 하여

             '한탄강'이라는 지명이 생겼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궁예와 명성산이 관련된 전설은 매우 많다. 산정호수옆 두 개의 봉우리는 궁예가 올라가 망을 보았다는

             곳이고, 등룡폭포위 샘터 이름이 궁예약수, 자인사에서 궁예가 기도를 올렸다는 전설,정상에서 강포리쪽

             으로 이어지는 궁예능선은 왕건의 공격을 피해 항거하며 쌓았다는 성터와 궁예왕이 숨어있었다는 궁예항

             굴이 남아 있는 것 등이 그것이다.

 

             고려사에는 '궁예가 평강과 안변 사이 험준한 지형인 삼방협으로 도망을 갔을 때 배가 고파 보리이삭을

             몰래 끓여 먹다가 평강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그러나 오래 전부터 이 지방 주민들로부터 전해지는 전설은 궁예가 삼방협에서 우연히 만난 어느 중이

             "더 이상 도망칠 곳도 없는 이런 협곡에 들어와 살아남겠다는 생각이 어리석다"고 말하자 궁예는 "드디어

              하늘이 나를 버렸다"고 생각, 높은 곳에서 으연하게 몸을 던져 자살했다는 설도 전해진다.

 

             조선 말기에 제작된 지도인 청구도에는 삼방협 위치에 궁왕묘(弓王墓)가 그려져 있다.

             또 1924년 최남선이 쓴 풍악기유(楓嶽記遊)에는 궁예왕 무덤 흔적을 본 것으로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

  

            ■참고: 

            산정호수 방면에서 신안고개를 넘거나, 43번국도 자일리 강포저수지를 지나 산행기점인 강포3교에 이르는

            교통편은 없다. 영북면을 2.5km지난 자일리에서 내려 강포3교까지 2~3km를 걸어 들어가야만 한다.

 

            택시도 갈 수 없고, 오직 걷거나 개인승용차를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점이 조금은 아쉽다 하겠다. 

 

            또한 삼부연폭포가 있는 용화동 일원은 봄철(2월15일~5월15일)과 가을철(11월1일~12월15일) 산불방지

            를 위한 입산통제기간과, 군부대 포사격 훈련이 있는 날에는 입산이 금지된다.

            따라서 사전에 철원군청 산림과(033-450~5421)에 입산여부를 문의 하는게 좋다.

            입산 통제기간만 빼고 토.일요일은 항상 개방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