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지맥 종주산행 (백봉~고래산~갑산~중리)
◈ 산행코스 - 마치고개~백봉~수리넘어고개~고래산~먹치고개~갑산~새재고개~
새재오거리~중리(운길산역)
◈ 산행거리 - 약 24km, ◈ 산행시간 - 7시간 20분
◈ 교통편 - 동서울 터미널이나 청량리, 상봉터미널 앞에서 마석을 경유하는 버스를
타고 경성마을이나 마치터널 전 구룡터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나는, 상봉터미널앞 정류장에서 330-1번<청량리~비금리(수동리)>을 타고
마치터널 못미처 호평동사무소 다음 구룡터 정류장에서 하차했다.(40분소요)
구룡터 정류장에서 음식점 계단 뒤로 이어지는 구도로를 10여분 따라가면
작은 움막옆으로 해서 능선으로 이어지는 희미한 길이 나타난다.
움막옆 샛길로 해서 마치터널위 지능선에 오르니
서울 경기지방에 적은량의 비나 눈이 살짝 내리겠다는 일기예보대로
잔뜩 흐린하늘에선 가루눈이 휘날린다.
마치터널을 900여미터 지난 지점에 있는
백봉 정상1.5km 이정표
겨울철이라 한산한 비젼힐스골프장 전경너머로
가루눈을 흩뿌리는 하늘이 온통 뿌옇다.
무인 풍력발전시설이 있는 암봉에 오르기 전에 있는 석굴,
저 깊은 굴속에는 동면을 하거나 보금자리로 이용하는
산 짐승이 한마리쯤 있을 듯 해서 조용히 지나친다.
<서울리조트 끝지점 작은 암봉에 있는 케언>
백봉가기 전 작은암봉에서 바라본 호평동 택지지구,
멀리 중앙으로 불암산과 수락산이 살짝 보인다.
<작은 석문>
백봉정상 헬기장옆에 있는 팔각정에 오르면,
사방으로 조망이 트이고 동남쪽으로 작은 나뭇가지들에 리본들이
매달려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그 방향으로 진행을 해야만 한다.
서북쪽의 넓은길은 호평동사무소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어린시절 칡덩쿨들에게 시달린 흔적이 아직도 뚜렷이 남아있는
개옷나무의 모습을 보고 아름답다고 한다면...
이 옷나무를 모욕하는 일이 되겠지?
<門 모양으로 누워자란 신갈나무 - 통행료도 없지만, 넘어갈 때 문지방은 밟지말고 지나치는 센스를~>
팔각정에서 만난 호평동에서 올라왔다는 젊은이가
고래산까지 가보겠다며 바짝 따라붙는다.
첫번째 나타나는 평평한 지역의 고압철탑에서 왼쪽 리본이 많이 매달려 있는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니 갈 수록 방향이 완전히 동북쪽이고,
내리막 길이라 길을 잘못 든 것으로 판단하고
샛길로 철탑까지 다시 되돌아 오른다.
철탑 능선을 따라가다 자세히 살펴보니 묘적사로 내려가는 길 이라는
판단이 들어 다시 되돌아 오르려니 그 젊은이는 내가 미덥지
못했는지 자기는 그냥 묘적사쪽으로 내려가겠단다.
... ...
두 번째 만나는 고압철탑을 쭉 따르면 저 수리넘어 고갯길 끝에
와부읍이라쓴 녹색 표지판뒤로 나와야만 제대로 길을 잡은 것이다.
작은 원두막모양의 운동시설이 있는 곳에서
사과 한쪽을 베어 먹으며 메모해 온 쪽지를 펴보니 첫번째 고압철탑에서
동북쪽으로 방향이 급선회 하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이후 두 번째 고압철탑을 따라 능선을 쭉 따라야만 덕소에서 마석을 잇는
86번지방도 수리넘어고개에 바로 이르는데, 나는 그만 원두막을 지난
두 번째 철탑에서 우측길을 놓치고, 왼편으로 잘 나있는 산길을
따르다 보니 마석쪽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다.
다시 능선을 가로질러 한참을 내려가니
비로소 차량오가는 소리가 들리고 도로위에 닿는다.
마석방향에서 수리넘어 고갯길을 넘다가 제일 급격하게 우회전을 해야하는
위험한 오르막로 직전에서 계곡의 지름길로 접어드니 양지쪽 산소 주변에서 낮잠을 자던
아주 어린 고라니 한마리가 후다닥 놀라서 도망치다가 두 번씩이나
비탈길에서 나뒹굴어서 미안하다.
도로에서 불과 10여미터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자동차 소음이 심한 지역인데...
도로를 따라 올라 수리넘어고개에 오르는 길목에서 만난 자연 학대현장
살펴보니 대형 도로표지판을 설치 하면서 필요 없게된 지탱줄을 그냥
방치하는 바람에 이 나무는 앞으로 얼마나 큰 고통으로
허리를 조여오는 고통을 감수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모른다.
당겨보니 족히 10여 미터는 되는데,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한 산행이
이런 모습들 때문에 가슴이 아파온다. 대형 절단기 없이는
어떻게 손을 써볼 방법이 없기 때문에
속수무책 그냥 지나쳐야만 하는 마음이 더 괴롭다.
<이 고개는 일년에 몇번 이용을 하는 도로이기 때문에 다음에 지날 때에는
작은 쇠톱날이라도 준비해가서 꼭 잘라주고야 말리라~>
그나마 그 부지런하다는 다람쥐녀석도 놓쳐버린채
한 겨울 흰눈위에 뒹구는 작은 알밤이 한톨 들어있는 깜찍한 밤송이를 보면서
잠시 어두워졌던 나의 마음에 위로를 받는다.
앞에 보이는 철탑들을 따라 능선으로 와야 하는데 그만 놓치는 바람에
고갯길 차로를 따라 올라야 했다. 가운데 움푹 들어간 곳의 철탑
윗부분만 조금 보이는 철탑이 첫번째 철탑인데...그 첫번째 철탑에서만 왼편길로 가고
시계가 달린 원두막을 지난 두 번째 부터는 쭉 철탑을 따라
진행하면 수리넘어 고갯마루에 다다른다.
그렇게 길을 두 번이나 놓치고 나니 갈 길이 더욱 바쁘게만 느껴진다.
물만 배낭에서 꺼내어 마시고 간식은 걸으면서 해결을 한다.
그래도 청미래덩굴의 열매는 이쁘게 보아주고 가야만
조급한 마음에 여유도 생기고...
그래야만 저 붉은 열매도 섭섭해하지 않을 것이다~
해비치골프장을 터널위 동물 이동통로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애초에 비용은 좀 더 들더라도 산자락을 잘라내지 말고,
작은 터널공법으로 공사를 했었으면 하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 지역이다.
자연은 우리들이 잠시 빌어쓰는 것일 뿐,
고이 후손에게 물려주어야만 되는 소중한 유형의 자산인 것을...
... ...
연이어진 철탑들을 통과하여 경사가 만만치 않은 고래산 정상길을
헉헉거리며 한참을 땀흘려 가며 오르면 갈대들이 무성히 자라난
헬기장 비슷한 방치된 작은 공터 하나가 나온다.
저기 보이는 흰비닐봉지가 매달린 소나무에서
우측길로 내려가야만 먹치고개로 이어지는 길이다.
고래산 정상은 똑바로 가다가 좌측으로 조금더 진행하면 나오는데,
갑산 방향으로 가려면, 정상을 밟은다음 되돌아 와야만 한다.
그런데 웬일인지 저 갈림길 주변 나뭇가지에 무수히 걸려있던 리본들이
누군가에 의해서...무슨 이유인지는 모르나 죄다 잘려 나가서
숲속에 아무렇게 방치되어 있었다.
... ...
고래산에서 먹치고개로 내려오는 경사진 산길을 내달려 내려 오다가, 숨가쁘게 오르는
젋은산꾼 한사람을 만났다. 꾼은 꾼들을 서로 알아보는 법, 얼마나 반갑던지...
백봉정상에서 만난 청년과 헤어지고 난 후, 이날 산에서 만난
사람 중 처음이자 마지막 사람이다.
반가운 마음에 잠시 숨을 고르며 인사를 나눈다.
팔당에서 예봉산,적갑산을 거쳐 여기까지 5시간 30분 걸렸단다.
나는 갑산을 거쳐 운길산을 넘을 계획이라니 놀라는 표정이다.
사실 바쁜 마음에 아직까지 점심을 해결하지 못했다.
현재 시각이 3시 40분인데...
내치마을로 내려서기 전 200여개의 항아리가 밭에 뭍혀있는 것이 보이는
양지바른 신갈나무 숲에서 컵라면이 익을동안 캔맥주
하나로 갈증을 달래는데, 추운 날씨에
차가운 것이 들어가니 온 몸이 오들오들 떨려온다.
<먹치고개>
신호등이 걸려있는 우측담장이 내치마을 야외예식장이다.
갑산으로 오르는 길은 이 야외예식장을 돌아가면 우측으로 잘 정리된
무덤이 하나 나오는데 바로 이 무덤옆으로 해서 오른다.
야트막한 산에 잣나무들을 식재한 능선길은 너무 순해서 처음에는 길을
잘못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을앞을 지난다.
갑산을 오르는 길은 처음부터 다른 산 하나를 다시 오른다는 생각으로 올라야 한다.
왜냐하면 말이 고개이지 거의 평지인 마을에서 높이 솟은 갑산을 오르려면
경사진 산능선을 따라 한참을 올라야 한다.
식사를 한지도 얼마 지나지 않았고 맥주도 한캔을 비웠으니
배가 불러서 갑산의 급경사로를 오르려니 힘은 솟는데,
호흡은 가빠지고 몸은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기이한 현상에 죽을 맛이다.
겨울철 하산 시각은 대략 오후4시 이전에 마쳐야 하는데
이미 오후 4시가 넘어버린 시각에 높은 갑산을 넘어 운길산까지
종주하려는 내가 무모해 보이기도 한다.
<갑산을 오르며 건너다 본 고래산 전경>
갑산을 가려면 우측의 정상을 다녀온 후 왼편의 작은 봉우리를 따라 내려오면,
항아리들이 뭍혀있는 곳을지나 마을 중앙의 주택 조성공사
중인 곳에 이르르고 곧 위 사진의 먹치고개이다.
높은 봉우리가 운길산이며, 우측의 작은봉이 503봉 이다
아름답게 펼쳐진 능선들의 라인을 보면서
저 곳까지 가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마치 식탁위에 차려진 맛있는
음식들을 보고 느끼는 그런 즐거운 마음이다.
오늘 걸어야할 거리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이상한 즐거움~
<무인 산불감시 카메라가 있는 갑산 정상>
<안골 내려가는 갈림길에 있는 이정표>
해는 서산으로 뉘엇뉘엇 지는데 갈 길은 멀고...
갑산정상에서 부터 새재고개로 내려가는 내리막은 달려서 내려간다.
아무래도 오늘 백봉에서 운길산까지의 천마지맥 종주는
힘들게 생겼기 때문이다.
<새재고개의 이정표>
<연리수를 닯은 나무>
<새재오거리 갈림길의 이정표>
오후 5시 30분! 이정표 앞에서 드디어 결정을 짓는다.
해도 이미 넘어가고 너무 늦어서 오늘 천마지맥종주 산행은 여기서 마치고,
친구가 기다리고 있는 중리(운길산역 5.20km)로 하산을 하기로...
잘 불피워진 참나무 숫불에
주인이 직접재배 한다는 싱싱하고 정갈힌 야채들~
장어는 등쪽부터 구워야 굽어지지 않는다고...
통나무를 자른 의자에 빈 라면박스 식탁이 전부인 촌스러우면서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분위기...
등쪽을 구웠으니 뒤집어서 배쪽도 알맛게 굽고나서
생마늘도 살짝 구웠으니 이제는 맛있게 먹어주기만 하면 될 듯..
<운길산역앞 장어구이집들의 정겨운 풍경들...>
오늘 끝까지 응원해준 친구와 운길산역에서...
오늘 천마지맥 종주를 하느라 체력을 소진한 친구를 위해 영양보충 해준다고
양평에서 달려와 싱싱한 장어를 구워놓고 운길산역에서
기다리리고 있는 친구 때문에 운길산쪽 종주를 포기하고
바로 랜턴을 밝히며 산을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하산시각 6시30분)
외진 곳을 홀로 걷는 즐거움!
홀로 걸어본 이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이 즐거움 때문에 나는 걷고 또 걷는다.
이것도 일종의 병이라면 병인데, 여럿이 함께할 때는 느끼지 못하는
아무런 방해도 받지않고 자연과 호흡하며,
대화하며 홀로 느끼며 걷는 이 즐거움들...
이 세상에는 각자 느끼며 사는 즐거움들이야 수 없이 많겠지만,
나는 이 걷기병을 고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 걷기병을 고치면 또 다른 병이 생길 것 같아서~
정많고 따뜻한 친구가 와 주어서 고맙고,
또 많이 걷고 걸어서 행복을
느껴보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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