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안개꽃 (복효근)

머루랑 2009. 3. 2. 12:30

 

                                                                                                        <지리산 설화/ 08. 02. 22>

 

 

 

 

 

 

꽃이라면

 안개꽃이고 싶다

 

장미의 한복판에

부서지는 햇빛이기보다는 

그 아름다움을 거드는

안개이고 싶다

 

나로 하여

네가 아름다울 수 있다면

네 몫의 축복 뒤에서

나는 안개처럼 스러지는

다만 너의 배경이어도 좋다

 

마침내 너로 하여

나조차 향기로울 수 있다면

어쩌다 한 끈으로 묶여 

시드는 목숨을 그렇게

너에게 조금은 빛지고 싶다

 

<안개꽃/ 복 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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