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늦은 고백 (홍연희)

머루랑 2009. 2. 17. 18:28

  

 사랑이라 다 말하지 못하고 서둘러 떠난이에 대한 또하나, 성급한 그리움...

 

 

 

 

 

 

<늦은 고백/ 홍연희>

사랑이라
다 말하지 못하고
서둘러 떠난이에 대한
또하나,
성급한 그리움

다 타버린
백해(百骸)의 잔해
작은 단지 하나 채우지도 못할
빌어먹은 작은 몸뚱이는
평생,
제 속엣 것들 안위만 살피다
허물벗고
극적인 이별 위해
소나타 같은 시간을 마련한다

껍질만 닮은 것이 아니라
내장 깊은 곳까지
샅샅이 찾아 간직하고픈
메마른 눈물과 몸부림
부서진 뻣조각 앞에 두고
잊을까..두눈 가득 담아두는 사이
수북수북 쌓이는 그리움

오십 해 넘도록
입안에 가두었던
오열로 쏟아낸 고백
하찮게 여겨 말해 버릴걸
돌아서는 발길만 더디게하나
이제라도 눈물 떨군
때늦은 고백

시작된 짝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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