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휴게실>/봄, 여름 詩

등나무 사랑 (김영남)

머루랑 2009. 7. 30. 13:26

 

 향기가 다 떨어지면 나는  지붕이 되어 서늘한 그늘을 선사하리라~

 

 

 

 

나는 등나무 꽃이 되리라.

그대 머리 위에 모빌처럼 매달려서

향기를 넓게 뿌려주리라. 그 향기로

그대 앞길을 밝히는 등이 되리라.

 

만일 향기가 다 떨어지면 나는

그대 하늘을 꾸미는 그늘을 선사하리라.

지붕이 되어 서늘한 그늘을 선사하리라.

벤치를 갖다 놓고 친구들도 초대하리라.

 

아, 나는 등나무의 마음이 되리라.

어두운 세상에서도 그대 하나만 붙들고

두 겹 세 겹, 아니 수없이 보듬고 도는

저 등나무의 끝없는 사랑이 되리라.

 

<등나무 사랑/ 김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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