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밥풀에는 전해 오는 슬픈전설이 있다.
옛날, 외동아들집에 며느리를 맞게 되었는데 아들자식을 귀하게 길러 온 홀어머니는 처음에는 며느리에게 잘 대해주다가,
아들을 빼앗긴 듯한 느낌에 점점 심하게 박대를 하기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밥을 짓던 며느리는 밥이 다 익었는지 알아보려고 밥알 몇 개를 씹어 보다가 시어머니에게 들켰다.
미운 놈은 미운 짓만 보인다고, 눈엣가시 같은 며느리에게 트집을 잡았다.
시에미보다 먼저 밥을 먹었다고 (일설에는 조상에게 올리기도 전에 먼저 먹었다고)...
당연히 사정없이 두들겨 패고 말았단다. 상처가 한두 군데도 아니고 한마디 변명도 못해보고....
그게 너무 원통하고 억울해서 속앓이 병을 앓다가 끝내 죽고 말았다.
동네 사람들이 불쌍히여겨 정성껏 묻어주자, 그 무덤에서 꽃이 피었단다.
마치 나는 밥알을 안 먹고 입에 넣고 씹어만 봤다는 듯이...말없는 시위처럼 혓바닥에 흰밥알 두 개를 물고 있는 듯한 꽃이~~
그래서 사람들은 이 꽃을 며느리밥풀꽃이라 불렀다 한다.
옛 여인들의 한 맺힌 시집살이를 대변하는 한국 특산종 꽃~
이 꽃이 반기생식물(다른 식물의 양분을 얻어먹고 사는)이라는 것도, 독립적 지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남자에 예속된
존재로 살아가야 했던 조선시대 여인들의 운명과 어쩌면 그리도 똑 같은지, 안타까운 사연의 꽃이라 하겠다!
다음 산행길에는 허리를 굽혀 한번 쓰다듬고 가자~~♪
<수염며느리밥풀꽃/ 현삼과>
건조한 양지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로, 줄기는 30~50cm 높이로 자라며 가지가 갈라지고 햇볕이 쬐는 곳에서는
적자색이 돌며 줄기에 마주나는 긴 달걀형 잎은 끝자리가 밋밋하다. 8~9월에 줄기와 가지 끝의
수상꽃차례에 홍색 꽃이 모여 달린다.
녹색 포는 달걀형으로 밑 부분에만 가시 같은 뾰족한 톱니가 있으며
기다란 꽃부리는 끝 부분이 입술 모양이며 아랫입술꽃잎에 밥풀 같은 2개의 흰 무늬가 있어
'수염며느리밥풀' 이라고 부른다.
새애기풀, 둥근잎 며느리밥풀꽃 등으로도 불리우며, 새며느리밥풀꽃, 꽃며느리밥풀꽃 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