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일상이야기

철조망을 먹는 신갈나무를 보셨나요

머루랑 2009. 8. 22. 13:14

  

철조망을 먹는 신갈나무를 보셨나요! 

 

  철조망을 먹고있는 신갈나무

중 우연히 발견한 이 어린 신갈나무는 무엇을 잘못 먹었는지 아랫배가 터질 듯이

안쓰러울 정도로 엄청나게 부어 올라 있습니다.

  

 

  

다가가서 자세히 살펴보니 녹이슬은 철조망이 나무 몸속을 깊이 파고 들어가서

묶인 곳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주변으로 살들이 터지면서

흉측스럽게 자라는 모습입니다.

 

  결국은 녹슨 철조망을 잘못알고 먹고있는 셈이지요!

 

 

 

  

제 때에 철조망을 제거해 주지 않아서 지금으로서는 손쓸 도리가 없을 정도로

깊이 속살을 파고 들어가서 철조망 일부만 살짝 드러난 상태입니다. 

 

보면 볼수록 그저 안타까운 모습입니다.

 

 

  ▲철조망을 제거한 후의 모습입니다

 

 그나마 한곳은 누군가가 일부를 제거해 주어서 비록 깊은 상채기는 이렇게 남았지만,

세월이 가면서 그 흔적은 서서히 엷어질 것이겠지요. 

 

그러나 그 아픈 기억들은 오래오래 마음에 남아서 괴롭힐 것입니다.

 

 

   몸의 네 군데를 철조망으로 묶인채 신음중인 신갈나무

 

  

 

이 나무는 수락산 540봉에서 능선을 타고 내려와 덕능고개, 불암산쪽 방향과 당고개역 방향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쭉 내려와 예비군 훈련장이 있는 지역을

통과하여 10여분 정도 지나면 나옵니다.

 

인근에 군부대 훈련장이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예전에 보안상 필요로해서

철조망을 설치했다가다시 철거를 해내는 과정에서 제대로 철거를

하지 않아서 발생된 일인 것 같아요.

 

인간들의 사소한 실수 하나가 자연에게는 얼마나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주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라 하겠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차라리 베어버려서 오가는 사람들의 눈살 찌푸림도 없애주고,

나무에게도 견디지 못할 고통을 하루속히 마감해 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어린 신갈나무야 정말 미안하다~

네 아픔을 바라보면서도 어찌 힘을 써줄 수 없는 나도 많이 괴롭단다~~

 

 

다음에 다시 찾을 때는 내가 철조망을 꼭 제거해 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