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일상이야기

법정스님을 떠나보내 드리던 날...

머루랑 2010. 3. 14. 17:34

 

 

우리에게 큰 깨달음을 주셨던 법정 큰 스님께서 3월11일 오후 1시 52분에 입적 하셨습니다

큰 스님의 극락왕생을 기원드립니다! 

 

 몸은 내몸이 아니라 다만 빌어쓰는 것일 뿐이다

 

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가를 살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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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세상을 살아 가면서 그때그때 삶의 매듭들이 지어진다.

 그런 매듭을 통해서 안으로 여물어 간다. 흔히 이 육신이 내 몸인 줄 알고 지내는데

 병이 들어 앓게 되면  몸이 내가 아님을 인식하게 된다. 

 내 몸이지만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병을 치료하면서 속으로 염원했다.

 이 병고를 거치면서 보다 너그럽고, 따뜻하고, 친절하고, 이해심 많고,

 자비로운 사람이 되고자 했다. 묵묵히 서 있는 겨울 나무들을 바라보고 더러는

 거칠거칠한 줄기들을  쓰다듬으며 내 속에 고인 말들을 전한다.

 

 겨울 나무들에게 두런두런 말을 걸고 있으면 가슴이 따뜻하게 차 오른다.

 삶의 비참함은 죽는다는 사실보다 살아 있는 동안 내부에서

 무언가가 죽어 간다는 사실에 있다.

 

 꽃이나 달을 보고도 반길 줄 모르는 무뎌진 감성,

 저녁노을 앞에서 지나온 삷을 되돌아볼 줄 모르는 무감각, 넋을 잃고

 텔레비젼 앞에서 허물어져 가는 일상, 이런 것이 죽음에 한 걸음씩 다가섬이다.

 

깨어 있고자 하는 사람은 삶의 종착역에 이를 때까지 거듭거듭 새롭게 일깨워야 한다.  

 

 

  시절인연이 다하면 미련없이 떠나야 한다. 슬퍼하거나 애통해 하지마라~

 

 

 

 

 부처의 길을 따르는 사람은 두 가지를 버리고, 두 가지를 소유해야 한다.

버려야할 두 가지는 탐욕과 무지이며,

소유해야할 두 가지는 무아와 무소유입니다.  

 

 

 

 

예불시간도 아닌데 갑자기 꾸~웅 울려오는 길상사 범종소리에

법정스님이 위독 하시다는 소식을 접하고 길상사로 찾아든 불자들은

가슴이 내려앉는 큰 충격에 몸을 가누지 못하였다.

범종이 울리는 그 뜻을 알기에....

 

간간이 불어오던 봄바람도 걸음을 멈추고 가슴을 찢는 듯 일백 여덟번의 범종이 우는 1시간 동안 

북악산자락의 산천초목도 모두 숨죽여 흐느껴 울었다.  

 

 

 

 "산이건 물건이건 그대로 두라!

하필이면 서쪽에만 극락세계랴 흰구름 걷히면 청산인 것을...."  

 

 우리는 혹시나 하찮은 일에 시간을 탕진하고 있지는 않은지.... 

 

름다운 마무리는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일의 과정에서, 길의 도중에서 잃어버린 초심을 회복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근원적인 물음 "나는 누구인가?" 하고 묻는 것이다.

삶의 순간순간마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는 물음에서 그때그때 마무리가 이어진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곧 내려놓음이다.

내려놓음은 일의 결과, 세상에서의 성공과 실패를 뛰어넘어

자신의 순수 존재에 이르는 내면의 연금술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다.

채움만을 위해 달려온 생각을 버리고 비움에 다가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고, 그 비움이 가져다주는 충만으로 자신을 채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살아온 날들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것,

타인의 상처를 치유하고 잃어버렸던 나를 찾는 것,

수많은 의존과 타성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홀로 서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용서이고, 이해이고, 자비이다.

 

 

 이 우주에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움직이고 흐르면서 변화한다.

한 곳에 정지된 것은 이미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

 

 

 

 

 

산길을 거닐다 청초하게 피어 있는 들꽃과 마주쳤을 때

그 아름다움의 셀레임을 친구에게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그 사람은 이미 병든사람이다~ 

 

 

 

 입안에 말이 적고, 마음에 일이 적고, 뱃속에 밥이 적어야 한다.

이 세 가지 적은 것이 있으면 신선도 될 수 있다.

 

 

  

홀로 있는 수행자는 범천(梵天)과 같고, 둘이서 함께라면 두 사람의 신(神)과 같으며,

셋이면 마을 집과 같고, 그 이상이면 장바닥이다.

  

 

 

 

 행복할 때는 행복에 매달리지 말라,

불행할 때는 이를 피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라.

그러면서 자신의 삶을 순간순간 지켜보라.

맑은 정신으로 지켜보라~

 

  

 지나는 세월을 아쉬워할 게 아니라,

오는 세월을 유용하게 쓸 줄 아는 삶의 지혜를 터득해야 한다.

이 우주에 살아 있는 모든 것은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움직이고 흐르면서 변화한다. 

 

 

 

  

 법정 스님의 생전 소원은

'보다 단순하고 보다 간단하게 사는 것' 이었다' 라고 합니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낡은 생각, 낡은 습관을 미련 없이 떨쳐 버리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 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인 것이다.

 

 

 

삶은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자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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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비 내리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났다.

 

머리맡에 소근소근 다가서는 저 부드러운 발자국 소리, 개울물 소리에 실려

 

조용히 내리는 빗소리에 귀를 귀울이고 있으면, 살아있는 우주의 맥박을 느낄 수 있다.

 

 새벽에 내리는 빗소리에서 나는 우주의 호흡이 내 자신의 숨결과

 

서로 이어지고 있음을 감지한다.

 

 

그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는 자연의 소리는, 늘 들어도 시끄럽거나 무료하지 않고

 

우리 마음을 그윽하게 한다.

 

 

- 오두막 편지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