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년만에 불어 온다는 10월 황사예보에 잠시 망설이다가 그리 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뉴스를 믿고,
오늘은 여름내 쉬었던 염초봉 릿지를 가기위해 기본장비를 챙겨서 느즈막히 북한산성으로 향한다.
등운각앞에서 우측 대남문가는 길을 버리고 좌측 위문오르는 길로 접어들어 개연폭포가 있는
개울로 내려서니, 작은 소리를 내며 흐르는 물위에는 계절 여행을 떠나려는 낙엽과 솔잎들로 분주하다.
△물가라 그런지 단풍빛이 제법 곱게 물들어있어 가을의 정취를 한결 북돋운다.
△원효봉 오르는 릿지길
▽원효봉 대슬랩
개울을 건너 길도 없는 숲길을 헤치며 슬랩에 붙으니 따가운 가을햇살에 달구어진
바위면에서 내뿜는 열기에 얼굴이 훅훅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저멀리 노적봉은 황사에 뭍혀서 뿌옇게 보인다.
△파란 하늘과, 회색빛 바위와 붉은 단풍의 조화...
△대슬랩지역
△신갈나무 단풍과 기암
이 계절에 아름답지 않은 것이 어디있으랴
오색의 단풍과 파란 하늘빛과 기암의 어우러짐...
△염초봉전경
△바닷게를 닮은 기암
원효봉아래 릿지를 마치고 북문에 다다르니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이 염초봉입구에 지키고 서서 무단 출입을 막고있다.
장비휴대 유무를 일일이 확인하고 헬멧,안전밸트,자일 등 기본장비가 없는 사람은 철저히 통제를 하며
위반시는 예외없이 5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염초봉 오름길에 건너다 본 노적봉
추락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지역이라 얼마전에 그 아래에 추락방지용 철책을 두른 보호망을 설치하였다.
♧자세한 설명은 '릿지등반 가는 길(염초봉)'편에 소개함. ☞참조
△릿지등반으로 직벽을 오르는 사람들
△책바위위에서 바라본 피아노바위 암릉
저 소나무가 있는 경사진바위 중앙으로 조심하여 오르면 피아노바위 상단에 이른다.
양 옆으로는 다 절벽이라 많은 주의가 요망되는 곳이다.
△책바위 전경/ 책을 펼쳐놓은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짐
책바위 가운데 크랙으로 클라이밍다운을 하여 내려서면 되는데, 지금은 누군가가 책바위 상단에
확보용 볼트를 하나 박아 놓아서 그 곳에 자일을 걸고 강을 하면 손쉽게 내려 설 수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염초봉 등에 인공시설물을 설치하는 것 반대하는 사람)
그러나 경험자라면 사진 우측의 바위벽으로 홀더와 스탠스를 잘 이용하여 내려오면 더 쉽게 책바위를 내려올 수 있다.
△바위 중간, 하강용 피톤이 박혀있는 좌측 아래가 피아노바위다.
△98년 9월 28일에 설치했다는 피톤에 자일을 걸고 하강
△15m 하강후 올려다 본 피아노바위
발디딤과 홀드가 확실하여 클라이밍다운 하여 내려설 수 있는 비교적 쉬운구간이다.
△말안장바위 너머로 만경대가 보인다
△피아노바위(앞)와 책바위
△고사목 사이로 보이는 암봉의 제일높은 봉오리가 백운대이다.
그 옛날 북한산성을 축조하면서 필요한 석재물을 얻기위해 바위면을 잘라내던
흔적들이 이렇게 곳곳에 남아 있어서 성벽을 쌓기위해 동원된 수 많은 인부들의 피땀어린
수고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염초봉 암릉길이다.
△고사목과 노적봉
△파랑새바위(맨위), 백운대(중간사진)와 만경대 전경
△자신을 불태워 산천을 수놓는 아름다운 단풍의 일생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을 타고 푸르름으로 가득차 있던 산하가 오색 찬연한 비단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말 그대로 한폭의 풍경화라 하겠다. 식물학적 측면에서 보면 나무는 가을철이 되면
월동준비를 하기 위해 나뭇잎을 떨어뜨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한여름 동안 잎 속에 꽉 차 있던 엽록소 때문에 보이지 않던 카로틴, 크산토필이라는 색소가
나타나고 안토시아니신이 생성돼 푸르던 나뭇잎이 붉게 혹은 노랗게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물든 나뭇잎 색의 조화가 가을 단풍인 것이며. 단풍이 물든 가을 산은
우리가 살아온 삶의 여정과도 비교될 법하고, 우리 사회의 모습도 단풍 색깔만큼이나 다양 한 것 같다.
부족함이 흠이 되어서도 안 되지만, 넉넉함이 질투와 시기의 대상이 되어서도 안 된다.
자연 속에서 보는 단풍잎의 조화처럼 우리 사회도 서로 나누고 보듬으면서 살아간다면,
그 모습은 가을 산야의 단풍보다 더 ♡♡ 아름답게 아름답게 빛날 것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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