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도리풀/ 쥐방울덩굴과>
요즈음 산행을 하다보면 가랑잎들이 많이 쌓여있는 곳에서 고구마잎을 닮은 이상한 식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꽃이면 줄기 끝이나 꽃가지에서 나와야 하는데 이 녀석은 어찌된 일인지
꽃이 땅바닥에 바짝 붙다시피 피어 있어서 처음엔 꽃인 줄도 잘 몰라요~
△마치 초콜렛으로 빚어 놓은 것 같이 족도리풀 꽃잎 색깔이 아주 독특합니다
족도리풀은 한국,일본,중국 등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땅속의 뿌리줄기는 마디가 많고
옆으로 비스듬히 뻗으며 마디에서 뿌리를 내리며 둥근 잎은 뿌리줄기의 마디에서 보통 2개씩 나오고
긴 잎자루 끝에 붙는 잎몸은 심장형으로 가장자리가 밋밋합니다.
4월 중순부터 잎 사이에서 나온 짧은 꽃줄기 끝에 족도리 모양의 홍자색 꽃이 옆을 보고
거의 땅에 붙다시피 피는데 낙엽색깔과 비슷한 꽃은 위에서 내려다 보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3개로 갈라지는 통모양의 꽃은 윗부분이 뒤로 약간 밀려있고 꽃의 모양이 부인들의 머리에 쓰는 족도리를 닮아다
하여 "족두리풀"이라고 부릅니다.
뿌리는 '세신'이라 하여 두통,소화불량 등에 한약제로 쓰이기도 하며, 박하 사탕의 맛을 내는 원료로도 씁니다.
△마치 제비 새끼들이 먹이를 서로 달라고 입을 벌리고 있는듯 귀여운 모습입니다
족도리풀꽃은 위에서 보면은 잎사귀와 줄기 사이에 파묻혀 있어서 꽃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꽃을 보려면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잘 살펴봐야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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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바닥에 거의 붙어 피는 꽃 |
△위에서는 꽃이 안 보여요 |
△꽃모양은 조금씩 다릅니다 |
꽃이 땅바닥 가까이 피는 것은 벌이나 나비 보다는 땅바닥을 기어 다니는 개미 등 작은 곤충들의
방문을 더 수월하게 하여 꽃가루 수정이 용이하도록 진화한 것 같습니다.
인간이 맡기에는 별로 좋은 냄새는 아니지만 곤충들이 좋아할 이 이상한 냄새는
곤충들을 불러 들이는 촉매역활을 합니다.
△족도리풀 칠남매가 오손도손 봄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족도리풀꽃은 거의 땅바닥에 붙다시피 피어 있어서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발견하지 못합니다
△꽃님이의 한이 맺혀서 피어난 꽃이라 하여 족두리풀이라고 부릅니다
족도리풀의 전설
옛날에 경기도 어느 산골에 꽃님이라는 이름을 가진 예쁜 낭자가 살았습니다.
어찌나 미모가 뛰어난지 그 소문은 왕이 사는 궁궐에까지 다달아 꽃님이는 궁녀로 뽑혀 궁으로 들어가야 하는
처지가 되었지요. 정든 고향땅과 홀어머니와 생이별을 하구요.
꽃님이의 미모는 워낙에 특출해 그 곳 궁궐에서도 다시 중국으로 공출궁녀로 보내지는 신세가 되고 말았답니다.
돌아올 기약없는 생이별을 하게된 꽃님이의 삶은 이미 엉망이 되었겠지요.
그렇게 오랜 세월을 고향 땅과 홀어머니를 그리던 꽃님이는 무거운 병이생겨 앓다가 죽고 말았습니다.
끝내는 딸을 애타게 기다리던 홀어미도 병들어 죽게 되었습니다.
두 모녀의 안타까운 사정을 잘 알고 있던 동네 주민들은 어머니를 고향 뒷동산에 잘 묻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다음해 봄, 마을 뒷산의 꽃님이 어머니 산소를 중심으로 예전에 보지 못하던 이상한 꽃들이
무수히 피어있는 것을 발견 하였습니다.
무리지어 피어난 꽃을 살피던 주민들은 예전에 꽃님이가 궁궐로 갈 때 머리에 쓰고간
족두리 모양하고 꽃이 똑같다는 것을 알았지요.
그후부터 꽃님이의 한이 맺혀서 피어난 꽃이라 하여 '족도리풀'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합니다~
그래서 인지 족도리풀의 꽃말은 '모녀의 정'이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