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북한산

북한산 (웨딩바위길)

머루랑 2012. 9. 27. 10:05

 

       △북한산 비봉

 

     산행코스: 진관사~웨딩바위~관봉~비봉~비봉남릉~로보트바위~금선사~구기동

 

       결혼기념일이 해마다 추석 직전이라 가까운 곳으로라도 꼭 여행을 다녀오곤 했는데

        금년에는 일이 바빠서 다음으로 미루고 대신 북한산 웨딩바위를 손잡고 오르기로 했습니다.

        결혼행진곡은 물론 하객도 없는 식장이지만 핑크빛 꿈에 설레이던 

        젊은 그날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응봉능선과 의상능선 그리고 염초능선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3번 출구에서 7723번 시내버스를 타고

        10여분 후에 진관사 입구에서 내리니 계곡을 따라 불어오는 바람결에서 서늘함이 느껴져

        가을이 한걸음 우리곁에 다가왔음을 실감하네요.

       

 

        △대웅전 앞뜰에 많은 신도들이 운집한 가운데 '수륙재'가 열리고 있는 진관사 

 

       △진관사 계곡의 성물(홍류동)

 

 

        △계곡으로 미끄러져 내린 山자 형상의 바위는 절묘합니다~

 

        △사자바위 앞은 조용히 통과~

 

       △올빼미는 밤이 오기를 기다리고...

 

                                                                                                                   △웨딩바위 문턱의 나무 뿌리가 마치 계단 같습니다

 

        진관사 협곡으로 접어들어 미끄러운 바위를 따라 계류를 몇 번 건너며 조심하여 오르다 보면

         비봉과 향로봉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웨딩바위를 오르려면 여기서 우측의

         향로봉 이정표를 따르다가 짧은 로프가 매어져 있는 바위를 오른 후 

         희미한 우측 샛길로 접어들면 곧 위에 보이는 사진의 웨딩바위 출입구가 나옵니다.  

 

 

       △매봉능선 뒤로 보이는 응봉능선을 따르면 바로 사모바위 앞이죠

 

 

        △웨딩바위 초입부

        웨딩바위 지붕을 타고 가고 싶은데

        오늘은 혼자가 아니고 웨딩길을 같이 걸어야 하는 날이기 때문에

        초입부 부터 손을 꼭잡고 나란히 웨딩길을 오르는데 그날 처럼 설레이지 않으니 웬일인가요~

 

        그동안 세월이 너무 많이 흘러가 버렸나요?

 

 

       △누룽지바위

       누룽지 바위는 릿지로 누룽지를 뜯으며 올라야 제격인데 

        오늘은 고소한 누룽지 입맛만 다시며 다음을 기약합니다.

        저기로 오르자고 옆지기에게 슬쩍 떠보니 처음의 약속과 다르다며 약속을 준수하라고~

 

 

         △누룽지 바위는 크랙을 통해 지붕 슬랩으로 오를 수도 있습니다

 

        △웨딩바위 중단부

 

        두 사람이 서로 손을 꼭 맞잡고 올라야 하는 슬랩코스라 하여

        웨딩바위라 부르는데 슬랩의 길이가 길고 또한 경사도가 있어서 이곳을 처음 찾는 이들은

        거대한 규모에 겁을 먹기 쉽지만 바위결은 비교적 잘 살아 있어서 비명을 지르면서도

        옆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재미있게(?) 오를 수 있습니다.

 

        웨딩식장에 입장할 때는 서로 발을 맞추고 나란히 걸어야 하는데

        오늘은 어떻게 하다보니 앞에서 끌어주고 있네요~

        이게 아닌데~

 

 

       △비봉과 관봉이 보입니다

 

       이 웨딩바위를 오르고 나서

       앞에 보이는 관봉의 좌측 슬랩을 통해 관봉에 오를겁니다.

       그런데 드레스를 입이 웨딩바위를 오를 간 큰 신부가 있을까요~

 

 

        △올라와서 내려다 본 웨딩길

 

        결혼 기념일에 웨딩바위를 오르며 재연해 본 웨딩워킹...

        비록 손을 잡고 나란히 걷지는 못했지만 나름 의미는 있었습니다.

 

        서로 자축하며 지난 세월들을 돌아 보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으니까요.

 

 

        △앞에서 부터 응봉능선, 의상능선 그리고 백운대와 만경대

 

       웨딩바위 정상, 조망이 좋은 나무그늘 아래에 자리를 잡고 준비해온 음식 등으로

        조촐한 식탁을 차려 놓고 지나온 결혼생활 등을 자축하며 축배를 들고 있는데 

        갑자기 나타난 커다란 들개 한 마리 때문에 잠시 놀랐습니다.

 

        먹고있는 음식냄새 때문인지 멀리 달아나지 않고 주변을 기웃거리기에 작은 족발 하나를 던져 주었더니

        덥썩 물고는 숲속으로 들어가더니 이내 다시 나와서 우리를 주시합니다.

        이번에는 던져 준다는 것이 그만 나무가지에 걸려 바로 2미터 정도의 거리에 떨어졌는데도

        긴 꼬리를 배꼽까지 말아 넣고는 다가와 이번에는 숲으로 들어가지 않고 가까운 거리에서 먹고 있네요.

 

        그렇게 20분 이상을 우리와 같이 있다보니 해코지를 하지 않을 사람들 이라는 것을 알았는지

        더 가까이 다가와 던져 주는 먹이를 받아 먹으며 말을 건네면 마치 알아 들었다는 듯 귀를 쫑긋 세우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다른 사람들 발자국 소리가 나면 쏜살같이 숲속으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가 이내 다시 다가오는데

        동물들은 자신에게 해코지를 가하지 않을 사람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아는 것이죠.

 

 

        덕분에 술안주로 장만해 간 미니족발은 물론 찜에 밥까지 모두 그 녀석에게 주어버리고 왔네요~

 

        갈비뼈가 모두 들어날 정도로 바짝 여윈 몸으로 들꿩, 멧토끼 등 먹이가 되는 동물들도 거의 없는데

        춥기로 소문난 북한산의 겨울을 어떻게 날지 걱정도 되고 젖이 말라버린 걸로 보아

        얼마 전에 출산도 한 것 같은데 그 새끼들은 지금 다 어디로 갔는지... 

 

        비록 인간의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들개로 살아가는 운명이지만

        많이 안 됐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이었습니다. 

 

 

 

        △비봉

 

       △섯돌이 삼형제가 가을 소풍을 나왔어요~ 

 

       웨딩바위에서 긴 휴식을 끝내고 관봉을 오르려고 관봉 좌측 슬랩에 붙으니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내려다 보고 있어서 부담이 백 배 입니다.

       이럴 때는 오르지 않고 우회하는게 릿지하는 사람들의 원칙인데 시선을 무시하고 그냥 오르기로 합니다.  

 

       그 바람에 관봉에서의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했습니다~

 

 

      △북한산 능선은 온통 바위,바위 뿐입니다~

 

 

        △사모바위 뒤로 문수봉과 우측의 보현봉이...

 

        △향로봉 정상에도 많은 사람들이 올라 있네요

 

 

       △진흥왕 순수비가 있는 비봉

 

       비봉입구 서쪽 초소엔 국공직원이 상주하며 바가지(헬멧)를 쓰지 않은 사람들은

       절대로 통과시켜 주지 않으니 뒷쪽으로 올라야 합니다.

 

 

        △휴일이면 몸살을 앓는 코뿔소

 

       △비둘기바위

 

       △비봉 굴통릿지 (중앙부)

 

       오늘 바가지(?)는 쓰지 않았지만

       비봉 정상에서 굴통릿지로 내려와 잉어바위로 올랐습니다.

 

 

        △비봉 남릉 아래로 부촌 구기동이...

 

     

     나도 사진 찍어줘요~

        비둘기바위에 올라서서 주변 풍광을 담고 있는데 누군가가 계속하여 사진을 찍어 달라고 고함을 쳐

        아래를 내려다 보니 파란모자를 쓴 여자분이 손을 흔들며 자기도 사진을 찍어 달라고 포즈를 취합니다.

 

        오잉~

        처음보는 모르는 사람인데...

        아마 같은 일행인줄 알았나 봅니다.  

        미안해 할까봐 못알아 들은 척 멀리 서해만 바라봅니다~

 

 

        △잉어바위의 비둘기바위

 

 

        △지나온 관봉

        관봉의 우측의 경사도가 좀 있는 슬랩을 타고 올랐는데   

        구경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면 자칫 미끄럼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말이나 휴일에는 가급적 그 코스는 피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남릉으로 내려오며 올려다 본 비봉

 

 

       △보현봉 능선

 

        육산도 좋지만 왜 많은 사람들이 북한산에 그렇게

        환호하며 매달리는지 북한산에 한 번이라도 올라본 이들 이라면 그걸 알죠.

 

        단, 바위가 두려운 이들은 빼고요~

 

 

       △로보트바위는 밧데리가 방전되어 누워 있어요

 

         △요정바위

 

       △비봉 대슬랩(연습바위)

 

        △상어바위 (닮지 않았어도 그렇게들 부르니~)

 

 

       △족도리봉 너머로 멀리 인천앞 바다도 보이네요 (중앙 우측은 계양산) 

 

 

 

 

 

 

 

 

        오늘의 분위기 하고는 어울리지는 않지만

        배낭을 맨채로 경복궁 인근의 레스토랑에 들러 와인을 겯들인 식사를 하면서 

        결혼 기념일을 자축 했습니다. (몇 주년~?)

 

 

        모두에게 즐겁고 행복한 추석이길 바라옵고 안전한 귀향길이 되시길 머루랑이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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