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북한산

북한산 (숨은벽릿지)

머루랑 2012. 12. 3. 17:34

 

 

 

        말로는 산을 좋아한다 하면서도 이렇게 가뭄에 콩나듯 산을 찾아서야

        어디 반갑게 산에게 다가가 인사를 나눌 수 있을까요.

        물론 나하나 찾지 않는다고 산이 서운해 하지도 않겠지만~

 

       오늘도 역시 오후에 자투리 시간을 할애하여 북한산 숨은벽으로 향하는데 날씨가 추워서

       숨은벽 릿지를 제대로 오를 수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틀 전에 눈비가 내렸는데 바위가 얼지 않았는지도 모르겠고...

 

       단풍시즌도 끝나고 추위가 시작된 평일이어서 그런지 산행하는 사람도 거의 없는 오늘도 행복만땅 입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것은 단순한 것이라죠.

       오늘도 하찮코 단순한 것에서 큰 행복을 느끼고 가렵니다~

 

       기준을 낮추면 이 세상은 모든 것이 다 축복으로 가득찬 것을~

 

 

      △밤골에서 바라본 백운대 일원

 

       △염초와 파랑새 능선

 

     △망운봉

 

       △상장능선 너머로 역시 서울의 명산인 도봉산이 보입니다

 

       △숨은벽 전망대의 기암

 

       간간이 햇살이 보이던 날씨가 점차 흐려지면서

       바람까지 세게 불어와 모자를 눌러써야 합니다. 

 

       △망운봉엔 서너명의 사람이 올라 있네요

 

 

      △북한산 숨은벽 전경

 

 

       △우측으로 염초능선과 파랑새 능선이...

 

 

      △고추바위는 맞니면 안 돼요. 마구 커지니까~

 

       아무리 봄이라고는 하지만 저렇게 노골적으로 

       드러 내놓고 있으면 아직 밤에는 추울텐데~~~

 

 

        △망운봉 너머로 상장능선

 

 

       △상장능선 너머로 도봉산, 그리고 수락산

 

 

        △수백미터의 단애를 이룬 슴은벽 가는길

 

       우측 아래로 수백미터 단애를 이룬 암릉위를 걸을 때는 바람에 휩쓸리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다행이도 사계절 내내 바람이 왼쪽으로 불어 준다는 것은 정말 다행입니다.

       오후 늦은시각 인적이 끊긴 숨은벽 암릉의 회색빛 풍경은 초겨울 날씨처럼 

       무언가가 하나 빠진 듯한 모습입니다.

 

 

       △갑자기 썰물이 되면서 바위에 걸려버린 고래가족~

  

       △벌써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합니다~

 

 

        △명품송이 자라고 있는 테라스

 

       명품송이 한그루 자라는 저 테라스 아래로는 수백길 낭떠러지라 많이 위험하기는 하지만

       방해받지 않고 쉬어 가기에는 그만인 장소입니다.

       위험한 만큼 그 가치는 분명히 있다는...

 

       그러나 추천하지는 않겠습니다~ 

 

 

        △휴식처에서 숲사이로 보이는 숨은벽

 

       어찌나 찬바람이 불어 오는지

       숨은벽 대슬랩으로 내려서기 전 공사용 나무자재를 쌓아 놓은

       바람이 불지않는 좁은 명당(?)에 앉아 숲사이로 대슬랩을 조망하며 컵라면으로 간단한 요기를 합니다.

 

       오늘 마지막으로 지나던 몇몇 사람들이 좋은 자리를 잡으셨다고 한마디씩~

 

 

      △빨래판 릿지에 오늘은 빨래하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네요~

 

   △빈 젖꼭지를 물고있는 아이

 

      △숨어 있어야 숨은벽인데 저렇게 훤히 다 드러나 보이니~

 

        △숨은벽 대슬랩 전경(빨래판 릿지)

 

        공단직원은 물론 늦은 시각이라 구경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참 다행이지만

        이렇게 빨래판 릿지가 조용한 날도 다 있네요.

        다들 날씨가 추워서 빨래를 하러 오지 않은 건지~

 

        혼자라서 더 긴장이 되는데 이렇게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오니 더 주의를 해야겠고

        슬랩 출발점에 다가가 바위 표면을 만져보니 냉동고 속의 얼음이 따로 없을 정도로

        차가워 오늘 숨은벽을 오르려면 고생꽤나 해야 할 것 같습니다.

 

 

       △50m 숨은벽 대슬랩 빨래판릿지 출발점

 

       언제나 그렇듯 확보 없는 단독 릿지는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등반이 끝날 때까지 긴장을 풀거나 자만해서는 안 되는 스릴이 넘치는 레포츠 중의 하나 입니다.

 

       심호흡을 한번 하고 50미터 대슬랩을 오르기 시작하는데 바위 표면이 

       안개에 코팅이 된 듯 살짝살짝 미끄러지는 느낌이 들어 긴장하지만 스릴은 최곱니다~

 

 

        △숨은벽 건너편으로 파랑새 능선의 장군봉이...

 

        △목책 뒤 소나무 아래에는 공단직원 두명이 늘 상주하고 있었는데~

 

        숨도 차지만 손이 시려워서 도저히 끝까지 한번에 오를 수 없어서

        중간 볼트에 확보줄을 걸고 무릎사이에 양손을 넣고 한참을 부벼보지만 얼은 손이 쉽게 풀리지 않네요.

        목출모를 잔뜩 올려 썻지만 여전히 볼도 시렵고...   

 

 

      ▲가을이면 이런 풍경이다 (빌려온 것~)

 

       △대슬랩 중간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대단한 고도감이 있는 곳인데

        중간에서 내려다 보는 50미터 숨은벽 대슬랩은 그저그런 바위로 보입니다.

        대슬랩을 오르지 않는 이들은 저 아래 안부에서 좌측 계곡으로 내려가 호랑이굴을 통과해

        백운대를 오르거나 아니면 백운산장으로 바로 내려 갑니다.

 

 

 

 

         △풍경

 

        △지난 가을에 올랐던 파랑새 능선의 장군봉이 반갑고...

 

        △인수봉 정상과 두번째 슬랩구간

  

         △쌍크랙을 올라와서 내려다 본 모습

 

        쌍크랙 초입을 올라서는 부분이 좀 까다롭다고 초보자는 느끼겠지만

        일단 올라서면 코스는 4~5개로 다양하기 때문에 자신에 맞는 코스를 선택해 오르면 되겠지요.

        쌍크랙 잔등을 타면 편한데 왼쪽으로는 낭떠러지라 모두들 기피하는~

 

        △세번째 구간인 사선크랙

 

        △인수릿지

 

       숨은벽 릿지의 장점이라면 릿지로 정상에 오르는 내내

       깍아지른 지른 듯한 숨은벽암릉 양옆으로 인수릿지와 염초릿지를 끼고 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른쪽으론 염초를 왼쪽으론 인수봉과 멀리 도봉산 주릉까지... 

 

 

       △숨은벽 주전자바위

 

        손잡이가 떨어져 나간 주전자바위엔 항상 물이 고여 있어서

        목마른 새들의 쉼터가 되기도 하는데 

        겨울철엔 얼어 있으니 어디서 목을 축이나~

 

 

        △네번째 구간인 고래등 슬랩

 

       숨은벽에서 고약한 곳 중의 하나인 고래등바위...

       비나 눈으로 인해 고래등바위 표면이 젖어 있다면 아주 위험한 곳입니다.

       고도감도 있지만 다른 곳과 달리 바위질이 반들반들하여 누구나 미끄러지기 쉬운 곳.

 

 

        △고래등바위 정상에서...

 

      고래등바위 정상에 서면 숨도 돌리고 주변도 조망하는 즐거움을 느껴야 하는데

       이렇게 찬바람이 불어오는 날에는 빨리 내려가야 합니다.

       위에 보이는 창구멍을 통해 나올 수도 있지만 체면을 구기는 일이라

       바위턱 끝을 양손으로 잡고 턱걸이 하듯 클라이밍다운으로 내려서면 편한데

       다리가 짧은 이들에겐 곤란~

 

 

 

        △직상크랙

 

       불과 5~6미터 밖에 안되는 직상크랙에서 추락하여 사망한 이들이

       대슬랩에서 추락사한 이들보다 더 많다는 것은 무얼 말하는지 다 아실겁니다.

       모두 짧다고 얏보고 함부로 덤비다가 일어난 사고들인데 지금은 철책을 둘러 보호망을 설치해 놓았지만

       보호망이 설치되기 전에는 추락하면 그냥 하늘을 나는 수 밖엔 별 도리가 없었죠.

 

 

     △악어새바위 너머 상장능선엔 눈구름이 몰려오고 있네요

 

       △짧지만 위험한 레이백구간

 

       위의 직상크랙과 이곳 레이백코스에서 일어나는 추락사고가 

       숨은벽구간 전체에서 일어나는 사고의 대부분이라고 말해도 전혀 틀리지 않습니다.

 

       실제로 제가 아는 산악대장이 4년 전 이곳에서 추락사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저 추락방지용 철책이 설치 되었기에 아쉬움이 더 큽니다.  

       물론 위험한 곳이니 우회하는 길도 있죠.

 

      ◈레이백등반 : 두 발은 앞으로 밀고 두 손은 몸쪽으로 당기면서 몸을 지탱해 오르는 등반기술 중의 하나.  

 

 

        △풍경 (숨은벽 구간에서 만나는 유일한 노송)

 

        △드디어 숨은벽 정상이 보입니다

 

       △인수릿지(악어바위릿지)

 

       △인수서벽 전경

 

 

      △엄지바위

 

       등반 도중에 잠깐 함박눈이 내리기도 했지만 다행이도

       등반을 거의 다 끝내갈 무렵이었기에 산행에는 별 지장은 주지 않았지만

       코스가 코스인지라 살짝 긴장할 수 밖에 없었죠.  

 

       추위에 손이 곱아 고생 했지만 나름의 행복감을 맛본 겨울철의 숨은벽릿지.

       추운날 수고 했다고 엄지바위가 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조용히 맞이해 주고 있습니다~  

 

 

        △지난 번에 흘리고 간 초콜릿이 아직도 그대로 있네~♬

 

      △호랑이굴에서 백운대로 오르는 슬랩

 

       △만경대

 

      △백운대 실루엣

 

       △백운대 실루엣

 

      △염초 개구멍바위에서 하강

 

     △눈구름이 물러가니 햇살이...

 

      △말이 필요없는~

 

       △마지막으로 백운대에 남아있는 이와 눈을 맞추며...

 

       짧은 겨울 해가 기울며 어둠이 내리고 있지만 갈길이 그렇게 바쁜 것도 아니니

       바람이 잦아든 숨은벽정상 바위턱에 등을 기대고 앉아 모처럼 만에 찾아온 망중한을 즐기며 

       막걸리를 한잔 하려니 어찌나 차가운지 마시는 것을 포기하고 

       오늘도 역시 소나무가 대신 다 마셔버립니다~

 

       대신 커피를 끓여 컵에 따르니 진한 커피향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염초릿지 마지막 구간에 어둠이 내리고 있네요

 

      △12월의 숨은벽 풍경

 

 

 

 

 

 

 

 

                           이 내게 주지 않은 것을 불평하기 보다

                            삶이 내게 준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덕을 갖춘 사람입니다.

                            남들이 보면 비록 하찮다고 할 일이지만 저는 오늘도 작은 것에서 큰 행복감을 느끼며

                            감사한 마음을 안고서 나는듯이 산을 내려갑니다.

 

 

                            기준을 낮추면 이 세상은 모든 것이 다 축복으로 가득찬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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