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북한산

북한산 (약수암릿지)

머루랑 2013. 6. 3. 16:27

 

        △서벽 밴드길에서 바라본 인수암릿지 전경

 

 

     산행코스 : 북한산성~위문~서벽밴드길~시발클럽~약수암릿지~염초봉구간~말바위~백운대

        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낙원인 북한산엔 각자의 능력이나 취향대로 

        산행이나 가벼운 산책을 하며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코스가 여럿 있지만 오늘은 햇볕이 강하고 더위가 일찍 찾아온 날이라

        이 무더위에 암릉에 붙을 사람들이 없을 것 같아서 오랫만에 몸을 풀러(?) 약수암릿지로 갑니다.    

        그런데 출발부터 정신줄을 놓아 버려서 오늘 산행이 살짝 걱정이 됩니다.

 

         무당골을 경유하여 만경대릿지를 끝내고 다시 약수릿지로 붙으려면 지하철을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역에서 

         4호선으로 갈아 타야 하는데 무심코 지나쳐 을지로 3가역에서 3호선으로 갈아 타고

         몇 정거장을 더 달린 후인 안국역을 지날 때에서야 비로소 큰 실수를 깨달았으니

         이래 가지고서야 어디 오늘 무사히 약수암릿지를 끝낼 수 있을런지...

 

         출발 때부터 전조가 몇 번 있었다.

         건대역으로 지하철이 들어 오는데도 사람들이 승차를 하지않아 이상한 생각을 하면서도

         아침인데도 빈자리가 아주 많은 객실에 올라 스마폰을 만지작 거리려니 1분만에 

         "여기는 성수,성수! 이 열차의 종착역이니 승객 여러분은 한 분도 빠짐없이 하차 하여 다음 열차를 이용 하시기 바랍니다~"

 

         또 내릴 역을 지나쳤는지 알고 후다닥 을지로 4가역에서 내렸다가 문이 닫히기 전에 다시 타는

         코미디를 아침부터 벌였다. 다음이 을지로 3가역 인데 물론 그것도 잘못된 것 이었지만...

 

         없으면 불편하고 있어도 때론 불편한게 바로 스마트폰이다~

 

 

      

        △시원한 물소리를 내며 흐르는 등로엔 쪽동백이 꽃말대로 겸손한 모습으로 반긴다

 

       우이동으로 가야 하는데 반대편 북한산성으로 왔으니

        대동사를 지나 위문까지 지겨운 계단길을 오르려면 오늘 땀꽤나 흘려야겠다.

        그늘이 드리워진 숲속이라 하지만 바람 한 점 없는 오르막에 장비를 챙겨 넣은 배낭이 무거운 것인지

        몸 컨디션이 안 좋은 것인지 평소에도 땀을 잘 흘리지 않는데 연신 이마의 땀을 훔치기에 바쁘다. 

 

 

       △이곳에서 등로를 버리고 화살표 방향 슬랩으로...

 

      △노적봉과 만경대능선

 

      △올라온 슬랩위로 백운대 서벽이 보이고

 

      △건너편으로 만경대와 노적봉도 조망된다

 

       △한참 땀을 쏟고 나서야 드디어 서벽 밴드길 입구에...

 

       △숲속에 숨어있던 총각바우도 찾아내고~ 그 위에 더 어린 것(?)도~♪

 

       △밴드길 첫번째 조망처

 

        서벽 밴드길을 가다보면 모두 두 개의 멋진 조망처가 있는데

        그 첫번째 조망바위에 자리를 잡고서 비로소 휴식다운 휴식을 취한다.

        아침일찍 일어나 아내가 정성껏 준비한 김밥은 눈앞에 펼쳐진 풍광과 어우러져 굿!! 

 

 

       △밴드길 허리로 가는길 풍경

 

        △위문의 스타바위와 만경대가 예쁘다

 

       △백운대 서벽의 위용

 

       △건너편으로 노적봉릿지가 보이는데 저길 거쳐서 올 걸 그랬다

 

 

       △남성미가 흐르는 만경대능선

 

       

       신고합니다!

       밴드길을 가게 허락해 주세요~

 

       백운대를 내려오다 만나는 오리바위가

       밴드길에서는 엄한 표정의 훈장선생님 처럼 보인다.

 

 

       △원효봉과 염초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바람이 드는 자리인 서벽 밴드길의 1급 조망처

 

       산에는 바람이 들고 나는 자리가 있다.

 

        바람 한 점 없는 뙈약볕의 날에도 등산객을 쉴 수 있게 해주는

        청량감을 주는 바람이 흐르는 곳이 있는데 이 서벽 밴드길의 두 번째 조망바위가 바로 그런 곳이다.

        아무리 바람이 없는 날에도 이곳에 서면 바람이 불어오니 신기하지 않은가.

 

        멋진 조망은 당연 덤이고~

 

        그 반대로 바람이 머무는 자리도 있다.

        대부분 작은 숲의 안부 어디쯤인데 아무리 추운 날에도 바람이 숲안을 휘몰아

        지친 등산객의 식사와 휴식을 도와주는 아늑한 곳이 있는데 

        즉, 바람이 드는 자리와 머무는 자리는 산을 찾는 등산객들에게 사막의 오아시스인 것이다.

 

 

       △약수암릿지와 백운대 서벽

 

       △전망대를 지나서 밴드길 가는길

 

       조망바위에서 물러나 밴드길을 가려면 다시 절벽 끝으로 나가야 하는데 

       처음 오는 사람들은 길이 보이지 않아 많이 놀라는데  

       윗 사진의 바위틈으로 내려선다.

 

 

        △신동엽길 암벽 구간이 까마득하다

 

        △저 길 끝에는 또 어떤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까~

 

       △드디어 나나탄 밴드길 건너로 약수암릿지가 참 예쁘다

 

      약수암릿지 :  백운대에서 남서쪽으로 뻗어 내린 능선이 염초능선 인데

        그 염초능선의 중간인 말바위 구간에서 다시 서쪽으로 길게 뻗어 내린 미끈한 암릉이 있는데 

        지금은 없어졌지만 몇 년 전까지 약수암이라는 작은 암자가 하나 있어서 약수암릿지로 통한다.

 

        약수암릿지는 슬랩이 많고 염초는 물론 백운대 인원 등 멀리 북한산 주능선까지

        모두 한 눈에 조망되는 뛰어난 조망이 압권이다.  

 

 

        △약수암릿지는 이곳 밴드길에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

 

        △약수암릿지

 

        꽃도 아닌데 바위에 예쁘다는 표현을 써도 전혀 

        어색하지 않는게 바로 서벽 밴드길에서 바라보는 약수암릿지의 모습이다.

        몇 뼘 되지도 않는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악착같은 소나무들과 잘 어우러진 약수암릿지 풍경은

        어떤 화백도 그려내지 못할 아름다운 한폭의 거대한 진경산수화 이다.

 

 

      △아슬아슬 스릴이 있는 서벽 밴드길

 

       △약수암릿지

 

       △약수암릿지를 오르면 염초능선 말바위 구간과 만난다

 

       △지나온 밴드길 (심장 약한 분은 도전금지~)

 

       △현판이 낡아 떨어진 시발클럽

 

        사진을 찍기 전에는 돌탑이 분명 두 개 였는데 

        어찌된 일인지는 모르나 세 개로 늘어나 있는 것이 아닌가~^^ 

 

 

      

       시발클럽 교육생들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올 듯한 쉼터에서

       숨을 고르고 본격적으로 약수암릿지를 등반하기 위해 그림자랑 둘이서

       파이팅을 큰소리로 외치고 직상크랙을 오른다.  

 

 

       △시발클럽 야영장에서 바라보는 백운대 하늘빛이 곱다

 

 

      

        약수암릿지에 오르면 제일먼저 작은 소나무 두 그루가 종종 걸음으로 달려와 반기고

        그 뒤로 염초봉이 한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네온다~

        진짜다! 

 

 

       △염초릿지와 백운대 일원

 

 

       △조금 전 횡단한 서벽밴드길 너머로 만경대가

 

        △햇볕을 피할 그늘도 별로 없는 암릉위에 태양이 지글지글 끓는다

 

       △올라온 길

 

      △더위에 숨이 턱턱 막힌다

 

        △조금 까다로운 피아노구간

 

        고도감은 서서히 시작되지만 실크랙 속에

        손톱을 박아 넣고 사선을 따라 오르면 그리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이 발디딤이 없었다면 오르기가 힘들 것이다

 

        일부러 저 돌들을 어디선가 옮겨온 것일까.

 

        아니면 원래부터 이 좁은 테라스에 흩어져 있던 것일까. 

        바윗돌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이 암릉 위에서 많은 의구심이 들지만 정말 고마운 발디딤이다. 

        약간씩 흔들거려서 더 스릴이 있는~~

 

 

      △좁은 테라스에서 바라 보이는 염초능선 (뒤는 파랑새 바위) 

 

       △강한 햇볕과 복사열에 얼굴은 홍시처럼 벌겋게 익어간다 

 

       △고래등 같은 암릉과 올라온 길이 아득하다

 

       △왼쪽으로는 호랑이굴 계곡으로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저 암릉에 붉은 단풍이 곱게 내려 앉는 가을날 이곳을 찾았다면

        분명 여럿은 혼절하고 말것이다.

 

 

      △직상 크랙으로 올라도 되지만 슬랩으로 오르면 긴장감이 상당하다 

 

 

        고도감이 상당한 곳이라 긴장하며 중간쯤 올랐는데 배낭 우측의 스틱이 바위벽에 걸려 올라 채지를 못하겠다.

        일부러 낡은 신발을 신고 온 것도 한몫을 해 발은 밀리고 배낭은 걸리고...

 

        힘이 빠져서 보기 창피한 모습(?)으로 매달려 있다가 다시 빽을 하여

        배낭에 로프를 묶어 놓고 맨몸으로 오른 다음 배낭을 끌어 올렸다~    

 

 

        △약수암릿지의 하이라이트구간

 

         △고래등 위에 올라탄 불사조를 닮은 바위 뒤로 보이는 하늘빛 좀 봐아~

  

       △지난 봄 춘분날 왔을 때 상고대가 폈었던 백운대 서면부 암릉

 

 

        △풍경

         그늘도 하나 없는 암릉을 쉼없이 계속 오르느라 

         입술은 마르고 침도 생기지 않는데 백운대가 조망되는 

         까마득한 절벽 이 바위틈 그늘에서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편한 자세로 휴식을 갖는다~   

 

 

       △오늘의 약수암릿지 마지막 고지다

 

        △염초 말바위를 지나고 개구멍바위에서 하강하거나 기어서 통과하면 오늘의 릿지산행은 종결된다 

 

 

 

                                                                           

                                       염초릿지 구간 중에서 가장 위험 한 곳의 하나인 말바위구간(두 장을 이어 붙혀도 밑이 보이지 않아~)                                    

 

 

 

       △너는 또 뭐냐?

 

 

        △염초 말바위구간 (공단에서 볼트를 제거해 놓았는데 누군가 또 설치를 했다)

        말바위 구간은 매우 위험해서 추락사고도 종종 있지만 통과하는 방법은  

         모두 세 개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스릴을 만끽하고 싶다면 아무래도 오금이 떨리는 한 길 높이의

         바위벽을 턱걸이 하듯 내려 선 다음 밑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까마득해

         현기증이 생기는 벼랑길을 앞만 보고 기는 것이다.

 

       ※ 이때 특히 주의할 점은 배낭 왼쪽으로 물병이나 스틱 등이 튀어나와 있으면 자칫 중심을 잃고 하늘을 난다는 것이다~  

 

 

       △약수암릿지 끝이 바로 염초 말바위구간 이다

 

       △아름답다는 말이 전혀 아깝지 않은...

 

       △좌우로 펼쳐지는 도봉산 일원과 북한산 주릉을 조망하는 호사를 누리고...

 

       △개구멍바위를 지나면 곧 백운대

 

 

       △눈이 아프도록 많이 보아온 풍경들~

 

        △오늘도 두더쥐 형제는 그 자리에 그대로~

 

       △배낭에 쑤셔넣은 로프를 다시 꺼내기가 귀찮아 우측의 직상크랙을 타고 내려옴

 

 

       △백운대가 코앞에...

 

       △개구멍구간은 안내하는 저 하늘소가 이끄는 대로 뒤를 따라서 통과~^^

 

       △훤히 드러난 민낮의 인수보다 소나무에 살짝 가려진 모습이 더 매혹적으로 보이지 않은가?

 

 

       △염초릿지의 출발점이자 종점에 도착하니 곧 안내방송이 흘러 나오면서 어서 내리란다~ 

 

 

 

 

 

 

 

 

 

          위험한 염초봉 암릉구간은

          반드시 두 명 이상이 짝을 이뤄 헬멧,하네스 등 기본장비를 갖춘 다음

          유경험자가 이끌어야 하며 등반 중 발생하는 각종 사고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아닌 본인 책임임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이곳은 아예 모든 출입을 금한단다~

          경고문 문구를 바꾸던지...

 

 

 

 

          오늘 그림자랑 북한산의 거대한 놀이터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자알 놀았다~

          고마워 북한산!

 

 

 

 

 

 

 

 

 

 

'<山이 좋아서> > 북한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한산 (소원바위능선)  (0) 2013.08.01
비봉 남능선의 기암  (0) 2013.07.20
북한산 (진달래능선의 봄)   (0) 2013.05.05
북한산 (승가사길)  (0) 2013.05.01
북한산 (지장암능선~여우굴)  (0) 2013.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