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산 백운봉(940m)는 우리 집에서 아침에 눈만 뜨면 동쪽으로 멀리 보이는 산이다.
하남의 검단산과 팔당의 예빈산 사이로 보이는데 직선거리로 40km의 거리에 위치한
한국의 마터호른이라 불리우는 매우 험한 봉우리로 용문산의 한 줄기이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백운봉이 보이느냐 안 보이느냐에 따라서 공기청정기를 가동을 결정한다.
즉 미세먼지의 강도를 백운봉이 흐리게라도 보이면 보통, 아주 보이지 않으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기준점인 것이다.
아내는 멀리 뾰족하게 보이는 백운봉에 대해 내게 묻곤 했는데
오늘 그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함께 백운봉을 가는데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아내는 요즘들어 무릎이 조금 아프다는데 거길 오를 수 있을런지 걱정...
▲용문산 백운봉은 우리 집에서 직선거리로 40km거리에 위치해 있다
▲사나사 주차장에 승용차를 세워두고 오른다
▲붉은 접시꽃이 한창인 사나사경내
사나사 대웅전에는
비로나자불이 모셔져 있으며 조계종단 사찰이다.
▲사나사 요사채
▲쓰름매미가 울어대는 거목 아래 그늘이 참 좋다
▲사나사 삼층석탑과 부도비
사나사 경내를 한바퀴 돌아
개복숭아와 산딸기가 익어가는 등산로를 따라 본격적인 산행에 나선다.
녹음이 우거진 7월의 숲에서는
온갖 매미들의 합창소리가 산행하는 이들의 귀를 즐겁게 해준다.
도심에서는 느껴보지 못하는...
▲나의 닉네임인 풀섶의 청머루는 몸집을 불리우기 바쁘다
▲힘들게 살아온 세월의 흔적들
산수국을 오늘같이 많이 본 것은 처음이다.
수도권 주변의 산을 다녀 보아도 몇 개체씩만 보이던 것이
온 계곡을 뒤덮을 정도로 집단으로 피어 있는 것은 거의 본 적이 없다.
잘 보존이 되어야 할터인데 걱정도 앞서고...
올해는
마가목, 산머루, 개복숭아, 다래 등을 비롯한 산에서 나는 과실들이 모두 풍년이다.
나무마다 줄기마다 탐스럽게 잘 여물어 가고 있다.
산수국은 유인화로 벌이나 나비를 유혹한다.
꽃에 향기가 없기 때문에 테두리에 꽃같이 보이는 것이 실은 꽃이 아니고 꽃처럼 보이게 하여
벌과 나비를 끌여 들여서 가운데 파란꽃에 안으면 수분이 이루어지도록 진화한 식물이다.
사나사에서 백운봉을 오르는 계곡에는
알에서 한꺼번에 부화한 나비들과 나방들의 날개짓으로 눈앞이 어지러울 정도이다.
엄청난 수의 나비와 나방의 군무는 매미소리와 함께 어우려져
또 다른 여름 산행의 즐거움이다.
올 봄에 새끼를 쳐 날아간 딱새의 빈둥지와
오늘도 사용하고 있는 너구리의 땅굴은 묘한 대조를 이룬다.
땅굴을 보수하다 발자국 소리에 놀라 도망을 갔는지 파내던 흙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사나사에서 해발 940 미터의 백운봉을 오르는 코스는
두 시간 이상 된비알길을 계속 올라야 하는 그렇게 쉽지 않은 코스이다.
오늘 컨디션이 별로인 아내는 많이 힘들어 하고...
▲주능선 삼거리에 도착하면 시원한 바람이 반겨준다
▲때 늦은 함박꽃도...
▲용문산의 힘찬 기운을 듬뿍 받아...
▲함왕봉, 장군봉 너머로 용문산의 정상인 가섭봉
▲평일이고 힘든 코스라 그런지 산객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까마귀 소리만 가득한 산정
▲머루가 산행하며 가장 좋아하는 하늘빛이다
▲유명산 초원지대 정상부엔 전지현 소나무만이 뚜렷하다
▲농다치고개 유명산에서 용문산으로 길게 이어지는 산마루
▲얘들아! 그러지마. 아직 중복도 지나지 않았어~♬
▲백운봉엔 조록싸리도 지금에서야
▲풍경
▲힘든 오름길의 연속
▲산행객이 없어 너무나 조용한
▲바위 채송화는 장맛비를 기다리는데 오늘도 비는 내리지 않아 목이 마른듯
▲연수리방향
▲백운봉 정상의 바위들은 모두 단단하고 하얀 차돌로 이루어져 있다
▲양평시내
▲굽이 굽이 시내를 감아돌아 흐르는 남한강 물줄기
▲남한강은 1시 방향에 보이는 팔당댐으로 흘러들어 북한강과 만난다
▲백운봉에서 팔당댐을 직선으로 이으면 40km 너머에 우리 집이~♪
▲통일을 염원하며 백두산에서 가져온 돌 이란다
▲북한산에서 북으로 불곡산, 왕방산으로 길게 이어지는 마루금이 보인다
▲매일 행복한 나날들 되세요~♬♪
▲백운봉의 감흥을 가슴에 가득 안고 올라온 길로 하산
▲산행객이 없어 끼니를 굶었는지 까마귀들이 우리를 보고 빨리 자리를 비켜 달라며 난리네
▲행복은 셀프라죠. 오늘 또 하나의 행복을 양평 백운봉에서 만들었다
비 오는 날이 좋다.
찢긴 하늘에서 쏟아지는 폭우라면 더 좋다.
소낙비 내릴 때 흥분하는 물고기처럼
비가 내리면 떠는 가슴 울림
소낙비 내리던 어린 여름날
갱변에서 발가벗고 멱감을 때
맨살을 두들기고 달아나던
굵은 빗방울의 그 감촉
비 오는 날이 좋다.
〈비 오는 날이 좋다 / 衍松 황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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