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코스 : 불광동~족도리봉~향로봉~비봉~연화봉~문수봉~대동문~용암문~백운대~인수산장~우이동
오랜만에 북한산을 간다.
그것도 점심 때를 넘긴 늦은 시각에...
오늘은 불광동에서 시작하여 영봉을 넘어 용덕사로 하산을 하는
북한산 종주인데 완주는 가봐야 안다는 것.
시간이 너무 늦었기 때문이다.
불광역에서 내려
대호아파트 사이를 통과하여 산행을 시작하는데
하늘이 맑아서 인지 발걸음이 한결 가볍게 느껴진다.
▲능선의 기암들
▲예전의 불광동이 아니다
▲여의도에서 상암동으로 펼쳐지는
▲고양시 방향
▲올라온 불광동 풍경
▲불광동 능선엔 작은 기암들이 많다
▲족도리봉 오름길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하늘빛이다
족도리봉에서 동북 방향으로
하산을 할 수가 있는데 그 너머에는 공원지킴이가 두 눈을 부라리고
지키고 있어서 다시 되돌아 내려가야 한다.
▲향로봉에서 보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맨앞이 향로봉
▲우회하여 지킴터에서 바라본 족도리봉
▲향로봉을 향하여...
▲평일이라 그런지 북한산 차마고도 길이 한적하다
▲세검정에서 바라보는 남산
▲비봉
공원 지킴이가 지키고 있는
향로봉 입구를 지나쳐 중간에서 향로봉 암릉을 치고 오른다.
서로에게 불편한 모습을 보이기 싫으니까~♬
▲향로봉 들머리
▲비봉이 바라 보이는 풍경
▲향로봉 정상부의 암릉
▲위험하지만 향로봉 구간에서 두 번째로 재미있는 곳이다
▲향로봉 정상부
▲이어지는 암릉길
▲지나온 암릉
▲지나온 향로봉 암릉길
▲향로봉 날머리 차단목책
▲팥배나무 열매도 붉게 익어가는 가을의 문턱
▲북한산 총사령부
▲비봉으로 오른다
오늘은
비봉 지킴이가 보이지 않아
감사한 마음을 안고서 서벽 암릉을 타고 비봉으로 오른다.
▲비봉을 오르며...
▲가을 하늘빛이 참으로 곱다
▲비봉의 비는 모조비이며 진품은 국립중앙박불관에 보존되어 있다
천만명이 넘게 사는
수도 서울의 명산인 북한산 국립공원 비봉에
산행객이 단 한 사람도 보이지 않다니...
▲비봉을 내려서며
▲사모바위를 빠르게 지나친다
▼연화봉으로 해서 문수봉을 오른다
▲언제나 아름다운 모습의 문수봉
▲기암 건너편으로 보현봉
▲선경이 아닐 수 없다
▲기암들
▲막 피어 나려는 연꽃송이를 닮은 연화봉
평소 한적한 홀로 산행을 즐기는
머루에게 오늘같은 날은 조용해서 아주 좋기는 한데
다른 이들에겐 심심한 산행일 것 같다.
▲쑥부쟁이 등 들꽃이 핀 성벽길을 따라 해체 복원공사 중인 대남문으로
▲앞으로 진행해야 할 길이 아직 멀다
▲구절초와 취꽃
▲분홍 물봉선
▼투구꽃과 고들빼기
들꽃이 무리지어 피어있는
성벽 아랫길을 따라 걷는 발걸음은 하늘을 난다.
멀리 가지 않고도 이런 명산을 가까이에 두고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는 사실에 대자연에 감사하며...
오후 6시를 훌쩍 넘기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백운문에서 백운대를 올랐다가 가기로 하고
백운대 계단길을 오르는데 기분은 최고다.
오늘은
온전히 북한산을 전세 낼 수 있나는 사실에 말이다.
저녁 먹이를 찾지 못해
배가 고픈 까마귀가 앉아있는 난간까지 가지 않고
화살표에서 급경사 슬랩을 치고 백운대를 오른다.
평소에는 사람들의 눈이 많아서 하지 못하는 금지된 행동이지만...
▲이 암릉으로 조심하며 오른다
▲암릉을 오르면 나타나는 기암
▲올라온 방향으로 어둠이 내린다
▲뜀바위 아래 좁은 바위틈을 나가면 넓은 테라스가 나온다
▲처마바위 아래서 바라보이는 만경대
▲산딸나무열매도 붉게 익어가며 가을을 알리고(용암문)
오늘 서울지방의 일몰시각이
18시 40분이라 했는데 구름에 가려 멋진 일몰 풍경은
기대 할 수가 없어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한참을 더 그 자리에 머무른다.
▲아쉬운 마음으로 하늘만...
▲백운대 뜀바위 건너편에서 바라본 풍경
▲엇! 어디선가 커다란 들개 한마리가 나타났다
어두워지는 시각인데다
백운대에는 나 혼자 뿐이라 혹시라도
커다란 저 들개가 달려들지 몰라 나름 마음의 준비를 하며
백운대 정상을 향해 오르는데 아무래도 뒤가 좀 찜찜한 건 사실이다~♪
▲오늘 저녁 백운대엔 나와 저 커다란 들개녀석 한마리 뿐이다
윤기가 반지르하게 흐르는 저 커다란 들개에게
이곳 백운대가 아마 보금자리인가 보다.
큰소리로 기침을 해봐도 떠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저 자리에 배를 깔고서 아예 누워버린다.
정상에서 놀다가 내려오며 바라보니 어둠속에서 눈알만 나를 향한 채
꿈쩍도 않고 쳐다보고 있는데 여자 혼자 올라왔다면, 아마 어떤 일이 발생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주 당당한 모습의 북한산 야생들개다.
나에게 달려 들었다면?
아마 들개의 죽음을 확인 할 수밖에 없었겠지만
아묻든 서로간에 불상사가 없어서 다행이다~
우이산장으로 내려가 하루재에서
다시 영봉을 지나 용덕사로 내려간다는 당초 북한산 종주계획은
백운대를 오르면서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본다.
▲셀카 놀이를 하며 한참을 더 정상에 머무른다
▲특전사 부사관 출신인데, 오늘 본의아니게 저 들개를 살생하지 않게 하소서~ㅋ
▲이미 어둠이 내려 발밑이 잘 보이지 않는 암릉을 조심하며 내려온다
백운문을 지나면서 헤드랜턴을 켜고
본격적인 야간산행 모드로 바꾸고 컴컴해진 하산길을 서두른다.
북한산을 종주 하겠다며 점심을 먹고 늦은 산행을 시작하는 무모함이라니.
산을 다니면서 지혜를 또 배운다.
오늘도...
▲오늘도 안전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야간산행은 가급적이면 하지맙시다! 인간, 동식물 모두를 위하여~♬
<가을 사랑/도종환>
당신을 사랑할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믜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 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샐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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