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대의 어린 냥이
그리움이란 이런 것
출렁이는 파도 속에서 사는 것
그러나 시간 속에 고향은 없는 것
소망이란 이런 것
매일의 순간들이
영원과 나누는 진실한 대화
그리고 산다는 것은 이런 것
모든 시간 중에서도 가장 고독한 순간이
어제 하루를 뚫고 솟아오를 때가지
다른 시간들과는 또 다른 미소를 띠고
영원 속에서 침묵하고 마는 것
<그리움 이란/ 라이너 마리아 릴케>
겨울은 겨울인데
전혀 겨울 같지 않은 겨울,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을 나섰다가
뜻하지 않은 미끄러운 눈길을 만나 조금은 당황했던 북한산 백운대 산행.
눈을 한 번도 밟아보지도 못하고 이 겨울을 보내주나 했는데
생각지도 않은 선물에 감사하는 하루...
▲가는 계절이 아쉬워 흔적을 남겨보는
밤새
자연이 빚어 놓은 보석들
밑에서 바라다 보이는 산정에는
전혀 눈들이 보이지 않아 가벼운 차림으로 백운대를 올라왔던 이들이
눈으로 얼어붙은 인수계곡길에서 많은 고생을 한다.
▲백운산장 아래 계곡길은 완전 빙판이다
▲건너편으로 멀리 수락산이 보인다
▲인적이 끊긴 백운문에서
▲멀리 스카이라인을 이루는 보현봉과 대남문
▲백운대 정상에서
지난가을에는
어린 냥이의 형제들이 모두 넷이나 있었는데
오늘은 어미와 달랑 둘 뿐이다.
늦은 점심을 컵라면과 빵, 육포를
냥이 두 마리와 한 마리의 누렁이와 함께 나누어 먹으며
바람이 불어오지 않는 백운대 바위 모퉁이에서 한참을 쉬다가 내려간다.
어찌하여 이 험한 곳까지 올라와 살게 되었는지는
내가 그 사연을 알 수는 없지만 부디 사는 날까지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山이 좋아서> > 북한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한산 종주 (0) | 2019.09.20 |
---|---|
북한산 백운대 산책 (0) | 2019.03.31 |
북한산 백운대 냥이들 (0) | 2017.12.20 |
북한산 염소를 찾아서... (0) | 2017.08.06 |
북한산 곰바위능선~만경대 (0) | 2017.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