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장미 (이해인) <6월의 장미 - 이해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중략 - 6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11.06.15
밥이나 먹자,꽃아 (권현형) 나무가 몸을 여는 순간 뜨거운 핏덩이가 뭉클 쏟아지듯 희고 붉은 꽃떨기들이 허공을 찢으며 흘러나온다 봄 뜨락에 서서 나무와 함께 어질머리를 앓고 있는데 꽃잎 하나가 어깨를 툭 치며 중심을 흔들어 놓는다 누군가의 부음을 만개한 꽃 속에서 듣는다 오래 전 자본론을 함께 뒤적거리던 모임의 뒷..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11.04.20
행복에게 (이해인) 어디엘 가면 그대를 만날까요 누구를 만나면 그대를 보여줄까요 내내 궁리하다 제가 찾기로 했습니다 하루하루 살면서 부딪치는 모든 일 저무는 시간 속에 마음을 고요히 하고 갯벌에 숨어 있는 조개를 찾듯 두 눈을 크게 뜨고 그대를 찾기로 했습니다 내가 발견해야만 빛나는 옷 차려입고 사쁜 날아.. <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2011.04.01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꽃/ 김춘수>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10.05.30
당신의 봄은 얼마짜리 입니까? 영희는 벚꽃 일곱 번 만지는데 칠백 원, 진달래 세 번에 육백 원을 주어야 합니다~ 영희는 갈색 안경 소녀입니다. 오늘은 약속대로 3천 원을 주어야 합니다. 조카 손목에서, 발꿈치에서 산 봄 값입니다. 벚꽃 일곱 번 만지는데 칠백 원 진달래 세 번에 육백 원, 목련 두 번에 천 원 조카 나뭇가지에 찔린 ..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10.05.10
5월 시 (김영랑, 이해인) 물레방아는 도는데...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 마을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졌다 바람은 넘실 천이랑 만이랑 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지고 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 꾀꼬리도 엽태 혼자 날아볼 줄 모르나니 암컷이라 쫏길 뿐 숫놈이라 쫏을 뿐 황금 빛난 길이 어지럴 뿐 얇은 단장하..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10.05.04
낙화 시 3편 <낙화/ 도종환, 낙화/ 조지훈, 돌아 가는 꽃/ 도종환>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 꽃이 돌아갈 때도 못 깨닫고... <낙화/ 도종환>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 꽃이 돌아갈 때도 못 깨닫고 꽃이 돌아올 때도 못 깨닫고 본지풍광 그 얼굴 더금어도 못보고 속절없이 비 오고 바람 부는 무명의 한 세월 사..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10.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