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나비- 2005년에 발생한 제14호 태풍으로 2005년 8월 29일에 발생하여
2005년 9월 8일 일본 삿포로 동북동쪽 약 710km 부근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되어 소멸하였다.
이 태풍 이름은 한국에서 나비로 제출하였으나, 일본에 입힌 막대한 피해로 인해,
태풍 이름 목록에서 "나비 (NABI)"라는 이름이 영구 제명되어, "독수리 (DOKSURI)"로 교체되었다.
피해:일본에 상륙하여 1만여 가구에 피해를 입혔고, 규슈 지역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하였다.
우리나라 부산에서는 APEC 홍보탑이 부서졌고, APEC 정상회의장인 벡스코에서는 빗물이 새고
철문이 휘어지는 피해가 발생하였다.
울산에서는 9월 6일 하룻동안 327.5mm의 많은 비로 도로가 침수되고,
포항에 265.0mm의 비가 내리면서 동해가스전의 가동이 중단되기도 하였다.
태풍이 몰려온다는 일기예보에도 불구하고 예정된 설악산행을 감행한다.
예정된 코스는 한계령에서 서북릉을 올라 중청에서 박하고 공룡을 거쳐서
마등령에서 살악동으로 내려가는 코스로...
△태풍 '나비구름' 선발대를 머리에 이고 한껏 멋을 부리는 한계령 능선...
태풍 나비 지나간 뒤 쪽빛 하늘이다.
푸새것들 몸에 누른빛이 돈다.
여문 복숭아씨방 터져 흩어지듯
뿔뿔이 나는 새떼들
황토 뭉개진 듯 붉은 하늘이 삼킨다.
대추 열매에 붉은빛 돋고
울안 저녁 푸른빛 속에서
늙은 은행나무는 샛노란 황금비늘을 떨군다.
쇠죽가마에 괸 가을비는
푸른빛 머금은 채 찰랑찰랑 투명한데,
그위에 가랑잎들 떠 있다.
.....몸 뉘일 위도에
완연한 가을이구나!
어두워진 뒤 오래 불 없이 앉아
앞산 쳐다보다가
달의 조도(照度)를 조금 더 올리고
풀벌레의 볼륨은 키운다.
복사뼈 위 살가죽이 자꾸 마른다.
가을이
저 몸의 안쪽으로 깊어지나 보다.
<가을 법어(法語)/ 장석주>
2005년 9월 5일 태풍 나비!
동해안을 따라서 빠르게 올라온다.
한무리 구름 떼를 선발대로 거느리고...
공룡넘고 용아릉 넘어 설악골로 몰려 온다.
구곡담을 내려다 보는 서북릉 고사목의 실루엣은
흰구름과 배치 되어 더 검게, 더 선명하게 나에게 다가 온다.
해마다 오는 설악이지만 올 때 마다 새롭다.
흰구름 발아래 거느리고 설악 영봉에 서면 나는 신선이 된다.
축이지 않아도 목 마르지 않고, 취하지 않아도
배 고프지 않다.
떠난님을 기다리는 망부석...
비가 오나 눈이오나 언제 까지나 하늘만 바라보고~~
설악은 어느계절, 어느 시간에 찾아도
그 성스러움을 잃은 적이 결코 없다.
새벽잠을 설치고 발품을 팔고 나선 사람에겐,
설악은 언제나 신비경을 기꺼이 보여준다.
입산통제로 인해 그 흔한 산꾼 한명 만날 수 없고...
오늘 하루 수렴동 계곡을 전세내어 산행을 한다.
어쩐지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왜 일까?
<수렴동 계곡의 짙은 운무는 신선의 나들이를 인간들의 눈으로 부터 가려주는게 주 임무이다~~>
2005년 9월6일 새벽 5시 20분!
태풍(나비) 경보로 인해 최대한 빨리 하산을 하라는 중청지기의 지시에 따라
모두들(26명)은 최단 코스인 오색으로 하산을 하는데,
우리일행 두 사람만 몰래 수렴동 계곡으로(오색-2시간 30분, 수렴동6시간)...
수렴동 대피소의 주인장도 외가평 마을로 대피한 터라 텅비어 버린 산장엔
정막감이 감돌고 주방옆 가두어 둔 물확엔 각종 음료수만 동.동.동!
주인없는 주방을 잠시빌려 만찬 준비를 하고,
아무도 없는 산장에서 하는 둘만의 오붓한 식사!
독한 백알 한 잔에 진한 커피까지...
와~우~~
구수하게 숭늉까지 끓여서~~♬
태풍이 몰고 온 비는 태풍답지 않게 얌전하게 주룩주룩~
모처럼 가져보는 여유로움에 정말 일어서기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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