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날씨지만 바람 한점없는 골짜기를 80여분 올라 서북릉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다다르니 진범,투구꽃 등이
무리지어 마중 나온다. 산행하는 사람이 몇사람 되지도 않지만, 그나마도 끝청, 중청방향으로 모두들 가버리고
내가 가려는 귀때기청봉으로 가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어서 원래 협소한 귀때기청 소로길이 오늘따라 더욱 호젓하여
여유롭게 들꽃에 눈을 맞추는 내 눈길은 더욱 뜨거울 수 밖에~ㅎㅎ
<둥근이질풀/ 쥐손이풀과>
살을 에이는 삭풍이 몰아치는 고지에서 힘들고 고단한 짧은삶을 살다가 생을 마감한 저 어린 고사목들은
미련을 접고, 이제는 자리를 양보하고 다시 흙으로 돌아가려는 준비중이다.
<바디나물/ 미나리과>
<여로/ 백합과>
<참취/ 국화과>
새봄에 돋는 이파리로 까다로운 내 입맛을 돋우더니 이 가을엔 나의 눈을 즐겁게 하는구나~♪
2006년 여름, 태풍 '매미'가 할퀴고 간 상채기가 남설악의 가리봉일원 등짝에 손톱으로 그은 듯, 허연 흔적을
골마다 기다랗게 만들어 놓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매미였다고 한다~~ㅎ
<설악산 바람꽃/
<배초향/ 꿀풀과>
너덜사이에 섬섬히 피어난 배초향 향기는 배고픈 꿀벌을 부르고, 산행에 지친 나그네를 잠시 머물게 만든다.
저 고사목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설악의 이 멋진 풍경들은 매우 단조로웠을 것이리~
<비로용담/ 용담과>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꽃!
<그 꽃/ 고은>
<산앵도/ 앵도나무과>
<두메고들빼기/ 국화과>
갑갑한 운무에 휩싸이길 거부하는 듯 대청봉은 머리를 내 저으며 저항해 보지만, 이내 순순히 몸을 맏긴다.
<왜솜다리/ 국화과>
이 녀석은 설악산에 그렇게 다니면서도 자주 만나지 못했던 종이다.
<흰바디나물/ 미나리과>
귀때기청봉 정상에 이르는 길은 나무 한그루 없는 너덜지대여서 내리쬐는 햇볕에 완전히 노출되어
스카프를 둘렀어도 목덜미가 따근따근하다.
꽃이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심기위해 수난을 당하는 꽃으로 보호 해야할 우리나라 고유의 특산종이다.
<금강초롱/ 초롱꽃과>
지나는 바람결에 흔들릴때마다 작은 종을 닮은 자주빛 꽃에서는 뎅겅뎅겅♪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와 조용한 설악의 오후를 깨우고 있다~
1,456봉에서 올려다 본 귀때기청 모습은 너덜로 이루어진 돌산임을 금방 알 수가 있다. 그래서인지 다른 봉우리에 비해
키가 큰 나무들이 자라지 못해 부끄러운 허리가 고스란히 드러날 수 밖에~ㅎ
태풍 매미의 위력이 어떠했는지는 육산도 아닌 너덜로 이루어진 귀때기청에 새로운 꼴짜기를 하나 형성하여 놓은
이 모습만 보아도 과히 짐작이 가도도 남든다 하겠다. 설악및 남설악 일원의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한계리마을앞 하천을 범람, 휩쓸고 지나가며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주었던
장면을 메스컴을 통하여 보았던 장면이 선하다.
<설악산 구름체꽃/ 산토끼과>
구름체꽃도 1,400고지 이상의 설악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쉽게 발견할 수 없는 꽃이다.
특이 하게도 분류가 식물이 아닌 '산토끼과'인지 궁금??
모든 꽃들의 전설이 그렇듯 구름체꽃도 남녀의 이루어지지 않은 슬픈사랑을 간직한 꽃이다.
그래서인지 꽃말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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