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나꽃의 열정>
<산책로변의 망초꽃 무리...마치 메밀꽃이 만발한 것같은 모습이다>
<양지꽃잎의 나비는 사랑을 구애하고>
<원추리꽃은 고운 살결을 뽐내고 있다>
비 오는 날 산사에서
얼굴 잊겠다던 스님께
햇차를 대접 받는 날
마주하신 맑은 얼굴이
두번째 찻잔 속에서
나를 향해
파르스름 피어 난다.
풍경소리 아니 들리고
또르르 차 따르는 소리만
방안에서 눕는데
옷깃을 풀어 헤친 비구름이
지리산을 껴안으며
나로 하여금 눈 감게 한다.
속세 손으로 받았지만
무량 가슴으로 이어지는
이 따스함
세 번째 찻물 따르는 소리가
무욕으로 다가온
산의 순수가 되어
탁한 유혹들을 씻어 내고
회한으로 드는 차 한잔
눈가엔
이슬 한 방울
밖에는
비가 오는데......
<차 한잔 앞에 두고/오 광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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