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수, 꽃밥/엄재국>
<관악산자락 과천향교 부근 개울가에 복사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동네 어귀에 복사꽃 피었네!
남쪽 이웃이 환히 눈에 부셔라
마음에 따라 시인은 가고
철따라 봄 새가 우짖고 있네
세상길 해마다 달라 졌건만
하늘 기미는 날마다 되살아 나네
저녘 바람에 백발을 흩날리며
시냇가에서 마음 가누지 못하고 있네!
- <신 광 수>-
나무야
너는 언제나 내게 주기만 하였지
비 바람이 불 땐 막아 주었고,
햇볕이 들면 그늘을 만들어 주었었지...
나의 어머니도
언제나 주기만 하셨지
그러나 나는 무엇하나 제대로 해 드린게 없으니
그러나 어머니는 단 한번도 서운해 하시거나
섭섭해 하시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왜 서운한 감정이 없으셨 겠는가
다만 내색을
안 하셨을 뿐인데...
<바람이 많이 불어 접사가 쉽지않다>
꽃을 피워 밥을 합니다.
아궁이에 불 지피는
할머니 나무목단, 작약이 핍니다.
부지깽이에
할머니 눈 속에
홍매화 복사꽃이 피었다 집니다.
오무라든 몸들이 밀어내는 힘이
저리도 뜨거울까요.
만개한 꽃잎에
밥이 끓습니다.
밥물이 넘쳐 또 넘쳐
이팝꽃 핍니다.
안개꽃 자욱한 세상,
밥이 꽃을 피웁니다.
<꽃밥/ 엄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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