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격/안도현>
<20여년 전 산불에 그을린 북한산 영봉의 그루터기 사이로 답답하게 보이는 상계동일대 아파트촌이 보인다>
<남이섬의 메사퀘타니아 숲길이 시원하다>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기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 붙으면 도저히 안되는,
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 하는,
나무와 나무 사이
그 간격이 모여
울울창창(鬱鬱蒼蒼) 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 들어가보고서야 알았다.
<간격 / 안 도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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