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사이로 멀리 보이는
백운대는
가을 옷을 벗어 던진지 이미
오래이다.
남자라면 누구나
가을엔 한 번쯤
열병을 앓는다.
오늘!
네 모습은 설악단풍이
부럽지 않다.
떠나려는 너를
영원히 잡아둘 방법은
없는걸까?
가을이 너무좋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선경에
그만 발길이 굳어 버렸다.
가을엔,
낙엽태우는 내음이 있어야
진정 가을을 느낄 수 있다.
오늘도
산사 앞마당을 피어 오르는
낙엽 태운 연기는
구름이 되어
하늘 하늘, 하늘을 오른다.
이 가을에는
아무 곳에나 셔터를 눌러대도
아름다운 한 장의 그림 엽서가 된다.
오색으로 채색된
수채화 한점...
낙엽지는 가을엔
누구나 시인이 된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시인 공화국인가...
가을은 다음 계절에
서서히 길을 내주고 길 떠날 채비를 한다.
불타는 숲속의 연가
<자작나무 숲에도 낙엽이 진다>
새하얀 몸매에
하늘 거리는 미풍에도 제 몸하나
가누지 못하고 파들파들 떠는 이파리
노란옷을 벗어 버려도 네가 아름다운 것은
진솔한 내면의 삶을 살기 때문이다.
위선으로 치장한 겉모습으론 결코 한 해를 넘기지 못한다.
겨울이 오기전 포장된 속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겉과 속이 모두 하얀 자작나무 네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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