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라는 말
나비라는 말
왜 이리 좋으냐
꽃처녀 가는 길에 나비 없다면
나비 가는 길에 꽃이 없다면
그게 마을이냐
그게 꽃잔치냐
꽃이라는 말 속으로 발음할 때
입술이 꽃이다
혓바닥이 꽃이다
목구멍이 꽃이다
싸한 향내가 진동한다
숨소리가 꽃이다
온 천지가 꽃이다
꽃 꽃 꽃 꽃이 활짝 웃는다
꽃처녀가 걸어간다 꽃이 춤춘다
꽃잎이 우수수 흩날린다
나비가 날아가다 어디론가 사라진다
꽃이라는 말 나비라는 말
왜 이리 짠하냐
천지에 나비는 자취도 없어지고
다만 홀로 남아 산벚나무 아래 서성이고
비 개인 능선에 쌍 무지개 두 손 모아 기도하고
꽃이라는 나비라는
그대라는 말이 없다면
난 대체 어쩌란 말이냐?
<꽃/ 나병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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