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있어 귀 기울이면 바람에 가을이 묻어 오는...
소리있어 귀 기울이면
바람에 가을이 묻어 오는
바람거센 밤이면,
지는 잎 창에 와 울고.
다시 가만히 귀 모으면
가까이 들리는 머언 발자취
낮은 게처럼 숨어 살고
밤은 단잠 설치는 버릇,
나의 밤에도 가을은 깃들어
비인 마음에 찬 서리 내린다
<입추/ 윤곤강>
다시 가만히 귀 모으면 가까이 들리는 머언 발자취~
이제 가을은 머언 콩밭짬에 오다
콩밭 너머 하늘이 한걸음 물러 푸르르고
푸른 콩잎에 어쩌지 못할 노오란 바람이 일다
쨍이 한 마리 바람에 흘러흘러 지붕 너머로 가고
땅에 그림자 모두 다소곤히 근심에 어리이다
밤이면 슬기론 제비의 하마 치울 꿈자리 내 맘에 스미고
내 마음 이미 모든 것을 잃을 예비 되었노니
가을은 이제 머언 콩밭짬에 오다
<입추/ 유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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