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휴게실>/봄, 여름 詩

입추 (윤곤강, 유치환 )

머루랑 2009. 8. 7. 13:50

 

소리있어 귀 기울이면 바람에 가을이 묻어 오는...

 

소리있어 귀 기울이면
바람에 가을이 묻어 오는

바람거센 밤이면,
지는 잎 창에 와 울고.

다시 가만히 귀 모으면
가까이 들리는 머언 발자취
낮은 게처럼 숨어 살고
밤은 단잠 설치는 버릇,
나의 밤에도 가을은 깃들어
비인 마음에 찬 서리 내린다

 

<입추/ 윤곤강>

 

 

 

 

 

다시 가만히 귀 모으면 가까이 들리는 머언 발자취~

 

 

 

 

이제 가을은 머언 콩밭짬에 오다

 

콩밭 너머 하늘이 한걸음 물러 푸르르고

 

푸른 콩잎에 어쩌지 못할 노오란 바람이 일다

 

쨍이 한 마리 바람에 흘러흘러 지붕 너머로 가고

 

땅에 그림자 모두 다소곤히 근심에 어리이다

 

밤이면 슬기론 제비의 하마 치울 꿈자리 내 맘에 스미고

 

내 마음 이미 모든 것을 잃을 예비 되었노니

 

가을은 이제 머언 콩밭짬에 오다

 

 

<입추/ 유치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