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휴게실>/가을,겨울 時

구절초 시편 (박기섭)

머루랑 2009. 8. 26. 22:41

 

 

우스개 소리로 아홉번을 기절해야 비로소 핀다는 구절초꽃~~ㅎㅎ

 

 

 

 

 

찻물을 올려놓고 가을 소식 듣습니다

 

살다 보면 웬만큼은 떫은 물이 든다지만

 

먼 그대 생각에 온통 짓물러 터진 앞섶

 

못다 여민 앞섶에도 한 사나흘 비는 오고

 

마을에서 멀어질수록 허기를 버리는 강

 

내 몸은 그 강가 돌밭 잔돌로나 앉습니다

 

두어 평 꽃밭마저 차마 가꾸자 못해

 

눈먼 하 세월에 절간 하나 지어놓고

 

구절초 구절초 같은 차 한 잔을 올립니다

 

 

<구절초 시편/ 박기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