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설악산

설악산 (공룡능선)

머루랑 2009. 9. 22. 12:18

  

  

                             선!

'산중미인' 설악산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 최고의 산이자 세계적 명산이다.

그곳에 있는 어느 능선, 어떤 계곡에 가더라도, 또 어느 계절에 찾더라도 그에 걸맞은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때문에 어느 코스가 제일 괜찮고, 또 어느 계절에 찾으면 좋은지를 따져보는 것 자체가 부질없는 일이라 하겠다.

흔히 말해 발에 밟히는 게 명승이고, 눈에 보이는 게 선경이기 때문이다. 

 

 

    △소청능선의 일출

 

새벽 5시20분에 숙영지에서 나와 헤드랜턴을 켜고 소청산장에 다다르니 드디어 동쪽 하늘이 붉게 불타오르기

시작을 하면서 밝아오기 시작을 한다. 점점이 떠있는 남해바다의 섬을 연출하는 설악의 운해는 오늘은 볼 수 없어

 대청봉을 오르는 것에 큰 의미가 없기때문에 실망을 안고서 소청에서 희운각으로

내려서는 사이 드디어 숲사이로 하늘이 열리면서 붉은태양이 떠오른다. 

 

 

   여명을 받아 공룡능의 암봉군들이 하나 둘씩 잠에서 깨어나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 대청봉전경

 

설악의 제일 맡형제들 이면서도 온갖 기암으로 이루어진 동생들과는 달리 너그럽고 자상한 형인 육산의

부드러운 모습으로 서 있다. 왼쪽 산사태 흔적이 보이는 것이 대청봉이고 제일 높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 중청, 그 아래가 소청봉이다. 

 

  

   △신선대에서 바라보는 공룡능의 절경

 

 공룡능선은 내설악과 외설악을 가르는 능선마루로 그 모양이 마치 공룡의 등뼈와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공룡의 몸통을 타고 가듯 오르락 내리락하는 스릴이 압권이다. 주변의 깎아지른 침봉이나 능선의 하늘금은

덤으로 보는 아찔한 풍광이며. 수 년간 전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코스 1위에 올라있다.

 

  

   △이름이 유래된 공룡의 등뼈

 

 공룡능선은 안전시설물이 설치된 1970년대 이전에는 일반인들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등산로가 정비되고 시설물이 보강된 수년 전에야 비로소 일반등산객들이 오르내릴 수 있었다.

단풍철엔 천불동계곡과 함께 발 디딜 틈 없이 인파로 혼잡한 것이 흠이다. 
 

  △우람한 근육질의 범봉과 천화대길

 

 범봉으로 연결된 천화대리지는 아찔하고 왼편으로 건너다 보이는 '톱날능선' 용아장성은 황홀하기 그지없고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감탄사가 그치지 않는다. 

 

대청봉에서 귀때기청봉으로 하늘금을 긋고 있는 서북능선과 동북쪽 방향의 화채능선은

 장쾌하면서도 가슴까지 시원하게 느껴진다. 

 

 

   △불타오르기 시작한 단풍

 

 공룡능은 풍광 그 자체에 한번 취하고, 또 붉은 단풍에 한번 더 취한다면,

     다음에 또다시 이곳을 찾지않을 이들이 없을 것이리라~~

  

 

 

   △기암봉들의 끝없는 사열

 

 설악속의 내설악답게 그 수려함과 웅장함은 더할 나위가 없고 단풍이 드는 계절적 아름다움까지

더해 진다면 공룡의 가을은 더욱 황홀하게 다가올 것이다.

 

  

 

 

   △어느게 산이고, 어느게 하늘이더냐~~ 

 

 발에 밟히는 게 명승이고 눈에 보이는 게 선경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설악에서 선호도를 가려본다면

능선으로선 공룡이, 계곡으로선 천불동이 많은 산악인들의 첫손가락에 꼽히고 있다.

  

   

설악은 꼭 단풍이 물드는 계절에 찾아야만 멋진 것이 아니라

어느계절 어느때 찾아도 항상 전과 다른 모습으로 멋진 선경을 연출하고 있다.

  

  

  지나온 왕관모양의 1,275봉

 

  

 

  △1,275봉 위용 

 

 용트림 하듯 기묘한 화강암 봉우리들로 내설악과 외설악의 경계를 이루는 공룡능선의 가파른 등줄기는

빼어난 경관이 밀접한 대표적 능선이다. 천화대와 1275봉,일곱봉우리 칠형제봉이 천불동을 향해 내리꽂혀 있고

 설악골, 잦은 바위골등 깊은 계류를 형성하고 있다. 

 

 

   

아직 단풍철이 아니라 그런지 희운각에서 마등령을 거쳐 비선대에 이르는 공룡구간에서 좀처럼 산행객을

마주할 수 없는 아주 호젓한 나홀로 산행이다.

 

산장지기의 말을 빌리면 요즈음 유행하는 호흡기질환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예년에 비해서도 설악을 찾는

 인파가 많이 줄어들어 주말을 제외하곤 평일에는 산장에 예약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한다. 

 

  

   

1275봉에 이르는 오름길은 암봉을 끼고 오르는 급한 오르막길이다.

공룡능선의 중간 지점에 해당하는 1275봉 안부와 마등령에는 예전에는 매점이 서기도 했으나 지금은 모두 철거되었다.

 1275봉 안부에서 내려서는 길은 경사가 무척이나 심해  겨울철에는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잔돌이 많아 하산시 낙석사고에도 주의해야 하며 '등산로 아님' 이란 문구가 있을 경우에는

무조건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선바위

 

  

 

   △코끼리 주름바위

 

예전의 위험했던 등산코스를 거의전부 새로이 개설하다시피 하여 놓아 공룡능을 산행하면서 느끼던 위험한

요소들은 이제는 별로 없다. 또한 등산로를 새로이 정비하면서 등산로에 평편한 바닥돌을 깔아 놓아서 

걷기에 아주 편하고 아울러 부담으로 느끼던 산행시간도 많이 단축 되었다.    

 

 

 

  △멀리 큰새봉과 기암 

 

이 공룡능에 단풍이 붉게 불타오르면 파아란 저 하늘도 붉게 물들 것이리~ 

 

  

  지난 가을 단풍이 붉게 물들 때 함께 타버린 저 나무둥치...ㅎㅎ

 

  

  멋진 운해를 기대하였는데 겨우 용대리쪽 백담사계곡에만 운해가 조금 걸쳐있다.

 

  

  

  

좌측 세존봉 너머로 멀리 속초앞바다가 보이고 금강산으로 가다가 멈춰섰다는 울산바위가 하얀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마등령에서 비선대로 내려서는 언덕에서 바라보는 외설악의 암봉군과 함께 나한봉 너머로 화채능선이 

곱게 흘러내리며 꾼을 유혹하고 있다. 희운각에서 7시 40분에 출발했는데 마등령삼거리에 이르니 10시 10분이다.

즉 공룡을 통과하는데 2시간 30분이나(?) 걸렸다.

  

 

  세존봉을 지나서 금강굴로 내려서는 능선에서 바라보이는 울산바위

 

   

  파란 하늘에 흩뿌려진 구름과 하얀암벽의 아름다운 조화~

 

   

 

  지금도 아름다운데 온 산이 단풍으로 갈아입는 그 모습은 얼마나 예쁠까...

 

   

 

  금강굴 오르는 급경사 계단

 

   

 

   △금강굴입구

 

급경사 계단을 조심해가며 오르니 발아래로 아찔하게 펼쳐진 풍광에 오금이 저려온다.

금강굴 입구에 붉게 물들어가는 담쟁이덩굴은 가을이 다가옴을 제일먼저 즐기며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장군봉전경

 

땀을 뻘뻘흘리며 금강굴입구 철계단을 오르니 스님이 반겨이 맞으시며 어서 올라오시랜다.

 지나다니면서 올려다 보기는 했어도 막상 올라와 보니 넓은 굴안의 모습에 놀라고, 석간수 한잔 하라며 벽쪽을 

가리키는데 높은 천장에서 부터 가느다란 바위의 틈을타고 흘러내려 머그잔만하게 파놓은

바위구멍에 고이는 정갈한 석간수 물맛에 두번 놀란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금강굴전경

 

옛 고승인 원효대사가 이곳에 올라가 참선수도를 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벼랑길에 철계단을 설치되어 있지만

옛적에는 어떻게 올랐는지 의문의 들지만 믿을 수 밖에~ㅎㅎ

 

금강굴 안에서 바라보는 주변의 풍광은 명품이라 아니할 수 없겠다.

 

   

 

  삷을 마감한 고사목과 사이좋게 살아가는 소나무 한그루...

   

 

 

  비선대에서 올려다 보이는 장군봉전경

 

   

 

 설악산 공룡능선을 등반하는데는 꼬박 하루를 잡아야 한다.

물론 마등령에서 희운각까지 공룡능선 자체만을 등반한다면 3시간 이내에 산행이 끝난다.

 산행은 비선대 앞 통제소에서 금강굴 쪽으로 향한 등산로를 따라 2시간 반정도 오르면 마등령 안부에 도착하는데,

여기서부터 공룡산행의 실제 시작이다. 금강굴입구에서 마등령까지는 계속 오름길의 연속이라 힘이든다.

 

 길은 경사가 매우 급하며 금강굴을 지난 이후로는 계단길이 마등령까지 계속 이어지며,

 마등령에 올라서기 직전 세존봉 못미처 계단아래에서 식수를 구할 수 있다. 

세존봉에서 마등령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황철봉 일대와 천불동계곡, 화채봉 능선이 한눈에 조망되고,

이곳에서 마등령까지는 급한 내리막길로 10여 분이면 마등령의 안부에 닿을 수 있다.

 

예전에는 이곳에 간이매점이 있어서 간단한 요기도 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주변이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다.

 이 안부에서 본격적으로 공룡능선이 시작되는데, 체력이 떨어졌다면 오세암쪽으로 하산, 영시암 터를 지나

백담사로 하산하는 것이 좋다. 마등령에 올라서서 측백나무가 자라는 너덜지대를 오르면

공룡능선을 대표하는 1257봉 뒤로 기괴한 모습의 암봉군이 펼쳐진다.

 

1275봉과 노인봉(1120m) 사이의 안부에 도착하면, 돌무더기로 이루어진 왼쪽 길로 가는 것을 피해야 한다.

잦은 바위골로 떨어지는 매우 가파른 길로 사고의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공룡능선 종주의 하이라이트는 1275봉과 노인봉 사이의 안부를 지나, 여러번 오르내리는 길을 지난 후,

1184봉에서 맞이하는 조망이다.

 


가을 등산객들을 맞는 새색시처럼, 단풍으로 붉게 단장한 암봉들의 아름다움에 탄복하며 눈물을 흘렸다는

어느 산악인의 전설같은 이야기도 전해진다. 1,184봉에 내려서면 오른쪽으로 주 등산로인 것처럼 보이는

 길이 있는데, 이는 가야동계곡으로 가는 방향의 길이다. 공룡릉의 정점인 신선암에 가려면 왼쪽,

 표지기가 여러개 매달린 피나무 군락사이로 접어들어야 한다.

 

만약 여유가 있다면, 희운각에서 소청과 대청을 거쳐 서북릉이나 오색으로 하산하거나 소청에서 

봉정암을 지나 구곡담계곡, 수렴동, 백담사쪽으로 가는 것도 좋다. 그러나 일정이 빠듯한 경우는

무너미고개에서 천불동계곡을 거쳐 설악동 소공원으로 하산하는 편이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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