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의 성지 용아장성 상편에 이어서~~
△ 지나온 암봉들이 서로 잘 났다며 맵시를 뽐내고 있다.
네 개의 암릉을 지나면 흙길이 잠시 이어지다가
텐트를 한 동 칠만한 자리가 나오는데, 이곳 왼쪽 아래에도 10분 거리에
샘이 있으나 말라있기 쉽고 찾기도 힘들 것이다.
암릉을 조금 더 진행하면 곧 용아릉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암릉을 여러개 지나게 되며
첫번째 암릉에서 내려설 때 왼쪽의 크랙으로 내려가면 왼쪽으로 우회로가 있고
이곳 부터는 계속 우회로로 가는 것이 무엇보다 안전하다 하겠다.
용아에서 노송사이로 바라보이는 공룡능선이 오히려 순하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공룡에서 바라보던 용아릉의 거친 모습과 대비된다.
드디어 용아릉의 종착지인 봉정암의 미륵바위가 멀리 보이기 시작하고
대청과 중청, 소청이 완만한 마루금을 이루며 흘러내리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넘어야 할
용아릉의 봉우리가 아직도 수없이 남아있는 것이 보인다.
고사목과 기암이 자리잡은 암릉에서 바라보는 주변 조망은
신선이 내려왔다 울고 갈 천하일품의 풍경이다.
술에 취하면 하루가 가고, 꽃에 취하면 열흘이가고
그리고 산에 취하면 십 년이 가고,
사람에 취하면 평생을 간다고 한다.
오늘은 용아에 마음껏 취했으니 얼마나 오랜시간 취해 있을까~~ ♪
짧은 가을 해가 뉘엇뉘엇 지는 가운데 꺼놓은 휴대폰을 열어 시간을 알아보려니 AM 12시로 나온다.
정상적 이라면 오후 3~4시는 되어있을 시각인데...
용아릉은 높은 고도이지만 전 구간이 휴대폰 불통화 지역임을 알아야 한다.
만약에 산행 중 사고라도 당한다면 연락할 방법이 없어 큰 낭패를 볼 것이다.
'출입금지구역 내에서 일어난 사고에 대해서는 구조 후 벌금이 몇 배로 부과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여기서 부터는 봉정암에 거의 다 닿을 때까지 줄곳 우회로를 이용 하기만 한다면
크게 위험한 구간은 별로 없지만 가파른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짤막한 급경사 크랙 등을 통과해야 하는 구간이 많다.
줄곧 왼쪽 뒤로 보이던 오세암이 사라지고 중청봉 능선이 보이기 시작하면
봉정암 사리탑 직전의 언덕 삼거리에 곧 도착하게 된다.
△풍경
△지나온 암릉위로 산 그림자가 서서히 몰려오며 하루를 마감하려 하고 있다.
△선바위
△멀리 중청의 통신시설물이 두 개의 하얀점으로 보인다.
△석탑바위
산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꼭 가봐야 하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용아릉이란다.
그러나 아쉽게도 출입이 금지된 통제구역으로 묶여 있어서 아쉽다 하겠다.
△우측의 암릉은 넘지않고 유일하게 우회길로 해서 통과했다.
△ 나무를 뽑아서 거꾸로 세워놓은 듯한 고사목의 모습이 이채롭다
봉정암의 미륵바위 (중간)앞 헬기장에 주변경치를 구경하기 위해 올라온
신도들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이고 소청봉 아래
소청산장 건물도 작은 붉은점으로 보인다.
용아릉의 20여개가 넘는 암봉 중에서 타넘지 않고 우회한 유일한 두 세 개의 암봉 중 하나인
적벽이 석양에 붉은빛을 발하며 고사목사이로 보인다.
갑자기 용아를 뒤흔들며 큰 소리로 들려오는 헬기소리에 놀라 머리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 보니
헬기 한 대가 머리위 상공을 낮게 선회하고 있다.
한 짖(?)이 있어서 잽싸게 참나무 사이로 숨어서 바라보니 굉음을 내며 한바퀴를 더
선회하더니 서쪽 하늘로 사라진다~ㅎㅎ
♣감시용 헬기에서 산행하는 모습이 포착되면, 봉정암이나 수렴동대피소에 근무하는 국공단 직원에게
무전으로 연락을 취해 단속케 한다고 하니, 혹여 용아 산행 중 헬기소리를 들으면
무조건 숲속으로 몸을 숨기고 볼 일이다.
이 지역부터는 짤막한 급경사 크랙을 통과해야 하는 구간이 많다.
줄곧 왼쪽 뒤로 보이던 오세암이 어느덧 보이지 않게 되면
봉정암 사리탑 직전의 언덕에 곧 도착하게 된다.
일부러 갖다가 뉘어놓은 것도 아닌데 기막히게 바위면에 딱 맞추어 길게 누워있는 저
고사목둥치는 산행 중 지친이에게 또다른 볼 거리를 제공한다.
저 끝에 까지 살금살금 걸어가 절벽밑 구곡담계곡을 내려다 보면 그 까마득함에 그만 현기증이 인다.
햇볕이 따가운 날씨에 자일을 포함한 무거운 산행장비들을 챙겨 갖고 산행하느라
무거워진 배낭이 점점 어깨를 짖눌러 오니 피로감이 몰려온다.
△ 저 암봉의 안부에 30m 하강코스가 있는데 유경험자들은 직접 암봉 위로 넘는다.
△머잖아 울긋불긋 단풍으로 치장할 가을의 용아를 생각해 본다
△풍경
저 바위꼭대기에 까마귀가 앉아 있는 바위 아래에는 유명한 30m 하강지대가 나온다.
로프에 중간중간 매듭을 지어 묶어 놓았지만 손아귀의 힘이 약한 사람과 여성들은 공포감에 떠는 곳이다.
전적으로 로프에 의지하기 보다는 한 손으로는 줄을 잡고 홀더와 스탠스를 잘 살펴가며
아래를 버며 천천히 내려서는 것이 보다 안전한 방법이라 하겠다.
이 소나무아래 절벽을 짧게 트래버스를 해야하는 구간이 나오는데
겁먹지 말고 가느다란 빨래줄이 늘어진 사면을 조심해가며 건넌다.
아래를 내려다 보면 공포감이 일기 때문에 앞만 보고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 가며 건너면 된다.
※용아릉에 설치된 모든 보조로프들은 공단에서 정식으로 설치한 것들이 아닌
엄격히 말하면 모두 '불법설치물'이다.
지금 남아 있는 것들은 대부분 예전에 안내산악회 등에서 무단으로 설치한 것들이라서
많이 낡았고 삭아서 그 안전성을 100%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므로 용아 산행시 기존 로프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저녁거리를 구하러 나온 어린 다람쥐 녀석이 벼랑길을 비켜주지 않아 한참을 마주보고 서 있었다.
양 볼이 볼록한 것으로 보아 도토리를 몇 알을 집어 넣은 모양인데
사람들에 익숙한 설악산 다람쥐들은 사람을 만나도 좀처럼 놀라거나 도망가지를 않는다.
혹시나 먹을 것을 던져주지 않을까 기대하는 눈치인데 미안하게도 줄게 없다.
야생동물에게 인스턴트식품 등을 주면 안 되기 때문이다~.
△풍경
△가야동을 타고 오르는 산 그림자가 공룡능선에 걸려있다.
30m 하강바위를 스탠스와 홀드를 살펴가며 조심해서 내려선 후 조금 진행하면
이번에는 급경사의 좁은 홈통에 설치된 35m 가량의 로프가 나온다.
굵은 로프를 힘껏잡고 언덕을 올라서면 바로 사진 오른쪽 암릉앞 넓은 공터에 다다르며
마침내 힘들었던 용아릉의 마침표를 찍는다.
부지런히 산행을 한 관계로 해가 떨어지기 직전에 용아릉의 20개가 넘는 암봉 중
두 세 개만 제외하고 모든 암릉을 타고 넘는 오랫동안 잊지못할 멋진 용아산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비록 힘은 들었지만 천혜의 비경을 품은 설악산 용아에서 행복감을 맛본 하루~♪
욕심이 많아서 그것도 혼자서~
마지막 암릉을 타고 올라서 뒤돌아 본 용아릉은
그 이름에 걸맞게 아가리를 벌리고 거친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용의 형상이다.
△봉정암 요사채전경
봉정암과 지나온 용아릉이 모두 조망되는 마지막 암릉을 조심해서 내려오면 드디어 용아릉의 종착지인
봉정암 사리탑 부근에 다다르면서 마침내 힘든 용아릉 산행이 끝나게 된다.
설악의 명당 중에서도 명당에 위치한 봉정암은 절벽위에 지은
독수리 둥지처럼 아늑하고 평온하게 보인다.
△공룡릉이 보이는 풍경
이 암봉앞 삼거리에서 용아릉의 산행이 모두 끝나게 되고 왼쪽능선 사면으로 곧바로 가면
곧 봉정암 사리탑에 닿게 되고 그 옆 계단으로 내려서면 산신각을 지나 곧 봉정암 마당이다.
그러나 이 길은 공단과 봉정암측에서 철조망을 둘러쳐 놓았으며 설사 그 것을 뚫고 진행한다 해도
봉정암 사리탑에서는 주야간 항상 엄숙하게 예불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수많은 신도들의 따가운 시선과
예불을 주관하시는 큰스님한테 꾸중을 듣거나 108를 해야하는 수모를 감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