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서대문구 홍은2동 옥천암 해수관세음보살상
△삼각산 옥천암 해수관음상
옛 문헌에 따르면 창의문밖 한북문 근처에 스님들의 처소가 있으니 옥천암이다.
샘이 절벽 사이에서 솟는데 풍병(病風)이나 속이 결리고 아픈 증세(痞滯) 있는 이가 이 샘물을 마시면 신통한 효험이 있고,
눈병이 있는 이도 씻으면 낫는다고...옥천암의 불상은 절벽을 깎아 조성했으며 해수관음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약천(藥泉)이 바로 근처이다. 그러므로 샘물을 마시는 이는 당분간 스님들의 처소에 머물면서,
우선 목마르게 하는 짠 음식을 먹고 이후에 종일토록 샘물을 마셔 배부르게 해야만 효험이 있다고 적혀 있다.
옛 해동지도(海東地圖)에 따르면 삼각산 뒤쪽 능선에 승가봉, 문수봉을 등에지고 있는 옥첨암은 앞으로는 홍제천이
굽이쳐 흐르는 커다란 바위벽에 관세음보살님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고, 그 위에 불암(佛岩) 이라고 적혀있다.
이 산맥을 따라 백운대를 거쳐 함경도 안변을 지나면 백두산까지 이어질 것이다.
녹번과 홍제원, 홍제교, 경복궁, 창의문 등도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지도라기보다 멋진 그림 한 폭을 보는 듯하다. 이 해동지도(海東地圖)는 대략 1750년 근처 영조 시대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옥천암의 관세음보살님은 이렇듯 오래 전부터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었습니다.
서울의 중심인 삼각산은 불교 성지이기도 하다. 숙종 시기에 북한산성을 새로 쌓을 때 성능(聖能) 스님이
총책임을 맡았는데, 그 분이 쓰신 책에는 사암 21 곳이 적혀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더 많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옥천암 창건에 관한 기록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그래서 근처에 있는 장의사, 향림사, 진관사, 승가사, 소림사 등을 중심으로 삼각산의 불교사를 복원하면서
옥천암의 역사를 더듬어 가야 한다.
이 가운데 지금은 사라진 장의사(莊義寺, 藏義寺)가 옥천암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었으리라...
지도에서 옥천암의 우측으로 가보면 탕춘대를 지나 조지서(造紙署)에 이른다.
이 자리는 현재 세검정 초등학교에 해당하는데 여기에 장의사가 있었다.
어느 날 장춘랑과 파랑의 혼백이 신라의 문무왕을 찾아왔다. 그들은 황산벌 전투에서 목숨을 잃었지만
죽어서라도 변함없이 나라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왕은 이에 깊이 감동하여 장의사를 세워
그들의 충절을 위로했다. 사기에 따르면 이 시기는 대략 659년 쯤이다.
이후 통일신라 말기까지 도봉산 천축사, 백련산 백련사, 삼각산 승가사, 서대문구 안산 봉원사 등이 창건되었고
이들을 중심으로 옥천암 주변에서 불교 역사가 펼쳐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삼각산 옥천암 해수관음상
<덕삼총각 몽중가피 이야기>
보도각 백불에 대한 영험담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현재까지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
유력자와 관련된 영험은 태조 이성계의 한양도읍을 위한 기도와 흥선 대원군 부인의 고종에 대한 천복을
기원하는 기도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이야기들 보다 더 솔깃하게 들린 것은 바로 보도각 백불님의 ‘몽중가피'에 대한 영험담들 이었다.
보도각 백불의 관세음보살은 간절히 기도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꿈속에 나타나서 그 소원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조선 말 순조 7년, 지금의 고양시에 살고 있던 윤덕삼이라는 총각은 칠십이 넘는 노부모를 모시고,
나무장사를 해가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었다. 그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서른이 넘도록 장가를 가지 못했다.
어느 날 나뭇짐을 지고 홍제동에서 세검정 쪽으로 내려가다 담배 한 대를 피며 고개를 들어보니
그 곳에 절이 보였다. 그리고 바로 옆으로 하얗게 색칠을 한 불상이 하나 보였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바로 관세음보살상이었다.
그 앞에서는 스님과 많은 신도들이 기도를 하고 있었다.
한참을 넋을 잃고 쳐다보다가 기도를 마치고 오던 노보살에게서 ‘간절히 바라면 꼭 한 가지는 이루도록 해주신다'는
말씀을 듣고 그때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소원을 빌었다. 그렇게 100일이 지난 어느 날,
덕삼은 꿈속에서 관세음보살의 가피를 받게 되었다.
꿈에서 보살이 말해준 대로 자하문 문이 열리는 첫 새벽에 처음 들어온 심 낭자와 혼사를 치르게 된 것이다.
그 후 덕삼은 심 낭자와 결혼도 하고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한다.
이 이야기가 가장 유명한 '덕삼총각의 몽중가피 이야기'이다.
♣4대 해수관세음보살상은...
동쪽의 東관음 낙산사 해수관세음보살, 서쪽의 西관음 강화 보문사 마애관세음보살,
남쪽의 南관음 금산 보리암 해수관세음보살, 북쪽의 北관음 삼각산 옥천암 해수관세음보살이다.
성심으로 기도하면 하나의 원은 꼭 들어준다는 것으로 알려진 4대 해수관세음은
모두가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데 반하여, 북쪽의 삼각산 옥천암 해수관세음상만은 바다가 아닌,
강도 아닌 조그만 개천인 홍체천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옥천암 해수관음상이 백장의(白粧衣)를 입고 있는 뜻은
모든 업장소멸을 뜻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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