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휴게실>/가을,겨울 時

첫눈 (박남수)

머루랑 2009. 12. 25. 13:58

 

아침 동이 트면, 세상은 온통 빛나는 흰빛으로, 오예(汚穢)를 씻으라~

 

 

 

 

 

그것은 조용한 기도,

 

주검 위에 덮는 순결의 보자기.

 

밤 새워 땅을 침묵으로 덮고

 

사람의 가슴에, 뛰는 피를

 

조금씩 바래주고 있다.

 

개구쟁이 바람은 즐거워서 즐거워서

 

들판을 건너가고 건너오고

 

눈발은 바람 따라 기울기도 하지만,

 

절대의 침묵은 조용히 조용히

 

지붕 위에 내리고, 혹은

 

나뭇가지 위에 내리고,

 

혹은 인류의 가슴에도 내리는가.

 

 

아침 동이 트면, 세상은

 

빛나는 흰빛으로, 오예(汚穢)를 씻으라.

 

 

<첫눈/ 박남수>

 

 

 

 

 

 

 

 

  

 

 

 

 

 

'<詩 휴게실> > 가을,겨울 時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경 시 11편   (0) 2010.01.27
섣달 그믐날 (김남조)  (0) 2009.12.29
겨울비1 (박남준)   (0) 2009.12.12
숯불의 시 (김신용)  (0) 2009.12.08
낙엽에게 (이유경)  (0) 2009.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