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 수정봉에서 소석문까지>
△수정봉의 멋진 소나무
(569m) (1,028m) (983m)
◈산행코스 : 성황당~수정봉~여적암삼거리~대석문~소석문~외톨바위~문장대~관음봉~속사치~
880봉~북가치~묘봉~여적암~민판동~주차장 (휴식포함:9시간)
(874m)
법주사가 속해 있는 속리산은 너무나 유명하여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보통 사람들이 잘 모르는 몇가지를 적어봅니다.
속리산에는 여덟 개의 봉우리, 여덞 개의 대, 여덟 개의 석문과 여덞 개의 암자와 골짜기가 있는 산으로 더 유명하지요.
◈여덞 개의 臺 : 문장대, 청법대, 경업대, 신선대, 입석대, 학소대, 봉화대, 배석대
◈여덞 개의 峰 : 천왕봉, 비로봉, 문수봉, 관음봉, 묘봉, 상학봉, 수정봉, 칠형제봉
◈여덞 개의 庵子: 탈골암, 여적암, 동암, 상환암, 상고암, 복천암, 관음암, 중사자암
◈여덞 개의 石門 : 대석문, 소석문, 중석문, 여적암석문, 제2석문, 비로석문, 천황석문 등 입니다.
△천연기념물 제 103호인 정이품송
속리산 법주사와 정이품송에 얽힌 재미있는 설화와 많은 문화재 등은 검색창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성황당입구
오늘 가려는 산행 코스 중, 수정봉에서 대,소석문을 경유하여 문장대 바로 밑으로 오르는 이 길은 원칙적으로는 정규
등산로가 아니라 아는 사람들만 슬쩍슬쩍 다녀오는 속리산의 숨겨진 비경코스이기 때문에 권장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그러나 모험을 감행하지 않고 또 힘든 고생을 각오하지 않고는 절대로 숨어있는 비경들을 만날 수 없기에 이 무더운 장마
철에 떠나봅니다.
특히 유념할 점은 송이가 나오기 시작하는 가을철에는 수정봉은 사찰에서, 묘봉주변 일대는 공단과 민판동 마을조합에서
외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를 하니 가을철에는 가급적 이 코스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 서로에게 좋을 듯 합니다~♬
△사내리모습/ 무더위라 그런지 소형차 주차장이 텅비어 있네요
△기암
성황당 뒷길을 통해 능선을 따라 오르면 얼마가지 않아 기암이 두 개 있는 작은 암봉에 이르는데 이곳 에서는 사내리마을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조망도 좋아서 잠시 쉬어갑니다.
△기암은 보는 방향에 따라 모양이 달리보입니다
△수정초교 전경
북암리로 넘어가는 저 십리 고갯길을 3년 동안 넘어서 중학교를... 물론 그때는 이런 찻길이 생길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구요.
△얼마 오르지 않았는데도 기암봉이 나타납니다
△속리산 주능선
기암이 있는 암봉에서 시작하여 두 번째로 만나는 속리산을 모두 조망할 수 있는 곳입니다.
다른 봉우리에 비해 비교적 육산으로 이루어진 천왕봉(맨우측)을 따라서 고만고만한 비로봉,입석대,신선대,문장대 등이
북으로 스카이라인을 길게 이루고 있습니다.
△암릉위에 자라는 정이품송을 닮은 소나무
△예전에 육각정이 있던 작은 봉우리를 돌아 우측으로 가면 바로 법주사일대가 조망되는 수정봉정상 입니다
△자라바위는 접합수술을 받은지도 꽤 오래 되었는데 아직까지 허연붕대를 풀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라바위
이 자라바위는 일제시대 때, 조선의 정기를 끊어놓기 위해서 자라의 목에 해당하는 부위를 잘래내 보기 훙하게 방치되어
오던 것을 오래되지 않은 시기에 저렇게 시멘트로 다시 붙혀 놓았습니다. 일제가 우리의 문화와 전통 등을 말살하기 위해
행한 망동이 한 둘이 아니지만, 특히 속리산 일대에는 그 피해가 심했던 것 같습니다.
뒤에도 나오지만 문장대 아래의 혈에 해당하는 자리에다 쇠말뚝을 박고 아름드리 소나무에는 송진을 공출받기 위해서
톱질을 해 놓은 상처가 아직까지 남아 있어서 산행내내 뒷맛이 영 개운치가 않은게 사실입니다.
△수정봉 정상에 탑이 서 있던 기단의 흔적
△법주사전경
수정봉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단연 최고입니다. 멀리 천왕봉에서 시작하는 주 능선과 사방으로의 시계가 막힘이 없이
펼쳐져 한눈에 보아도 명당자리임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수정봉은 법주사의 母山이므로 여기서 고함을 치거나 하는
행동은 절대 삼가야 합니다. 봉암사가 있는 희양산처럼 심하게 통제는 안 하지만, 수정봉은 법주사에서 아주 신성시 하는
성지이므로 다녀간 흔적을 남기지 말고 살며시 빠져 나옵니다.
△수정봉 암릉에 소나무 한그루가 서 있는 풍경은 과히 선경입니다
△암릉의 수정봉을 벗어나면 이내 꽉 들어찬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반겨줍니다
△껍질이 아주 얋고 붉은색이 도는 적송군락이 한참 이어집니다
△일제시대 때,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서 톱으로 V자로 흠집을 낸 흔적입니다
△저 상처만 아니었으면 더 크고 멋진 아름드리로 잘 자랐을텐데...
톱으로 V자로 흠집을 내면 송진이 흘러 나오는데 그 아래에 빈 깡통을 매달아 놓으면 흘러내린 송진이 모두 깡통안에
고이게 됩니다. 태평양전쟁 막바지에 모든 물자가 달리자 일제는 조선백성들게 가구별로 식구 수에 따라서 일정량의 할당
량을 주어서 송진을 채취하게 만들었습니다.
이곳 속리산 말고도 우리나라 방방곡곡의 소나무란 소나무에는 죄다 이런 상처가 아직까지 남아 있어서 소나무들의 건강
한 생장을 방해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지요. 수정봉에서 대석문으로 내려서는 주변의 수 천그루가 넘는 모든 소나무가 저런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어서 정말로 가슴이 아픕니다.
상처는 세월이 가면 치유된다고 했는데 소나무들의 상처는 65년이 지난 오늘 까지도 이렇게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어요.
△수정봉에서 문장대로 오르는 길의 포인트는 바로 아름드리 소나무가 빽빽히 들어찬 숲속을 종일 걷는다는 것입니다~ ♬
△좁은석문
수정봉에서 울창한 소나무숲 능선을 따르다 보면 작은 봉우리가 소나무숲 사이로 살짝 보이는 작은 삼거리에 닿는데
이곳에서 계속 진행하면 여적암으로 내려가는 길 이므로 우측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르면 곧 대석문이 있는 넓은 공터에
닿게 됩니다. 수정봉에서 대석문으로 가는 이 길은 법주사에서 수행중인 스님들이 아침 저녁으로 산책을 하는 코스이므로
혹시 산행 중에 마주한다면 정중히 예를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이 지역은 사찰소유로 일반인은 출입이 금지된
곳이기 때문입니다.
△대석문으로 내려가는 숲속은 명품길 입니다
△대석문/ 속리산 등산로에는 모두 여덞개의 크고 작은 석문이 있어서 이를 통과 해야만 합니다
주차장에서 수정봉을 경유하여 대석문까지는 두 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산행일정이 무리라고 생각되면 수정봉을
생략하고 법주사에서 바로 오르면 두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대석문은 두 개의 커다란 바위가 이마를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입니다
△석문 안에서 밖을 내다 본 모습입니다
△석문을 통과하여 바라보 모습/ 대석문에서 소석문 까지는 약 30분이 걸립니다
△팔 벌린 소나무
대석문을 통과하면 바로 맑은 물이 흐르는 작은 계류를 만나는데 계류를 건너지 않고 희미한 등로를 따르면 북가치골, 북가
치고개에 이르고 소석문을 거쳐서 문장대로 가는길은 계류를 건너서 이어지는 능선으로 오릅니다. 우측 아래로는 계속
물소리가 제법 크게 들려오고 그동안 줄기차게 시야를 가리던 하늘이 조금씩 열리면서 시원한 바람도 불어 옵니다.
△허기가 있어서인지 독버섯이 잘 구운 옥수수빵으로 보입니다~ㅎ
△소석문 (작은바윗골)
사실은 오늘 무더위와 습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정봉에서 시작하는 이 코스를 택하게 된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시절, 어머니께서는 봄에 산나물을 뜯어다 삶고 잘 말려서 묵나물로 만든 다음, 가을철 수확여행을 오는
학생이나 구름처럼 관광버스로 몰려오는 관광객을 상대로 내다 팔아서 자식들 공부시키고 옷을 해 입히셨는데...
봄이면 산나물 뜯으러 다니시던 이야기를 하시면서 법주사뒤 큰 바읫골, 작은 바윗골 얘기를 하도 많이 듣고 자라서 언제
한번 꼭 찾아가 보리라 마음을 먹고 있다가 비로소 오늘에서야 그 장소를 찾게 된 것이지요.
어머니의 흔적을 찾아보려 애써 바위벾을 쓸어보지만 이미 40년도 훌쩍 넘어버린 긴 세월에 어머니의 체취는 오간데 없고
눈앞이 흐려져 옵니다. 머리에 이고, 지고 또 양손에 드시고, 그것도 모자라 앞치마에 까지 잔뜩 산나물을 뜯어서 왕복 40리
가 넘는 먼 산길을 걸어다니신 그 수고를 어떻게 보답해야 하나.....
△소석문에서 내다 본 풍경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을텐데 제가 찾는 그 사람은 이미 보이지 않습니다
△울창한 소나무숲길을 모든 이들과 함께 즐기지 못하는 것이 조금 미안합니다
△제3석문/ 지도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엄연한 석문입니다. 옆으로 돌아가는 길도 있구요~
△여기까지는 마을에서 멀어서인지 소나무에서 송진을 채취한 상처가 보이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수정봉에서 문장대로 오르는 등산지도
수정봉을 오르는 입구는 주차장앞 산자락을 20여미터 걸으면 우측으로 성황당이 보이는 노송사이로 오릅니다.
△사람들이 간섭하지 않는 숲은 스스로 자연의 질서를 만들어 가며 건강하게 아주 잘 자랍니다
△외톨바위(?)
지도에는 외톨바위라는 지명은 있는데 사진을 본 적이 없으니 저 바위가 외톨바위인지 알 수가 없어서 계속 오르다 보니
오를수록 길이 희미해지고 방향까지 이상해서 평평한 바닥에 지도를 내려놓고 나침의를 이용하여 지도정치(나침반의 지침
과 지도상의 자북선을 일치 시키는 것)를 해보니 속사치골로 오르는 길이라 미련없이 빽~ ~
문장대 아래 된비알을 치고 힘겹게 오르니 이미 오후 4시가 가까운 시각, 오늘 관음봉을 지나 묘봉까지 가려면 가야할 길이
멀어서 갑자기 마음이 바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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