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휴게실>/봄, 여름 詩

팔월에 우는 매미...

머루랑 2010. 7. 29. 13:07

 

  여름 한철을 성충으로 살기 위해 무려 7년 이라는 긴 세월을 땅속에서 지내야 하는 매미...

 

 

 

쓰르람 쓰르람

맴 맴

외로워서 운다.

 

숲이 있는 어디서든지

나무 위에 매달려

불볕더위에 목이 터져라

짝을 찾는 사랑의 노래 부른다.

 

쓰르람 쓰르람

맴 맴

슬퍼서 운다.

 

수년이나 땅속에서

굼벵이로 숨죽여 살다가

세상에 나와

겨우 여름 한철 삶 슬퍼서 운다.

 

외로워서 운다.

슬퍼서 운다.

밤낮 가리지 않고

 

<매미/ 이재민>

 

 

 

 

 껍질을 벗고 우화(羽化)를 마친 매미는 기껏해야 여름 한철을 살 뿐이다~ 

 

 

 

벼랑끝을 잡고 애원하듯

밤새 울어대는 매미

불혹을 넘어 이순을

맞이한 마음과 마음이

어제 밤은 밤새 같이 울었나보다

 

창가에 해뜨니

저만치 너는 물러서서 울고

이만치 나는 일상을 맞는다

 

오늘도 한낮 땡볕을 부채질하며

가을이 오기 전

얄팍한 세상 속임수를

귀담아 들을 풀 벌레소리

나는 귀 기우려보리니

 

너는 웬 종일 고운 소리로

막막하고 답답한 마음들에게

쾌속으로 달리는 시원한

열차 속 같이 후련하게

들려주는 노래이길 바램이다

 

<팔월에 우는 매미/ 허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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