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수도권

운길산

머루랑 2010. 9. 1. 18:55

 

 △물가에 수줍은 듯 피어 가을을 부르는 물봉선 하나

 

    산행코스 ; 운길산역~송촌초교~은행나무~절상봉~운길산(619m)~새재고개~갑산(546m)~524봉

                     ~조조봉~도곡리종점~도심역 (6시간)

 

     8월 들어서 하루도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비가 많았던 해,오늘도 어김없이 맑았던 하늘이

     갑자기 흐려지면서 굵은 빗방울을 한바탕 뿌리고 개어갑니다. 그렇잖아도 습기가 많은 숲속엔 땀방울과

     어우러져 온 몸이 축축해지고...정말로 금년 여름에는 땀 한번 실컷 흘리고 여름을 보내주게 생겼습니다.

 

     오늘은 저번에, 따기에는 너무 작아서 가랑잎으로 살짝 숨겨 놓았던 영지버섯이 얼마나 자랐는지 보려고

     중앙선 전철을 타고 운길산역에 내려서 약 2km 거리에 있는 송촌리 송촌초교까지 걸어간 다음, 운길산 동

     북능선을 타고 새재고개, 갑산을 거쳐서 도곡리로 하산을 하려고 합니다.  

 

 

 △송촌리 이덕형선생 별서테에 있는 수령 400년인 보호수 은행나무 두 그루. 썩은 부분이 많아 시멘트로 땜질을 해놓았습니다

 

 △물봉선

      초교를 지나 마을안길로 접어들면 우측에 커다란 은행나무 두 그루가 서 있고 곧장  더 진행하면

      수종사,운길산 이정표가 나오는 작은 삼거리에 다다릅니다. 여기서는 반드시 좌측의 길을 따르지 말고

      이정표가 가르키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잘못하여 포장된 넓은 길을 따라 가노라면 개인 사유지를 통과해야 하는데 그 길로는 아예 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그집 안주인 성격이 조금 괴팍스러워서 사나운 개 두 마리가 사납게 짖으며 물듯 달려

      들어도 도통 제지를 하지 않아 처음가는 사람은 많이 놀라기 일쑤고 특히 여성분들은 조심해야 합니다.  

 

 

 △숲속엔 청설모가 알맹이를 빼먹은 빈 잣송이만 가득합니다

 

 △아직 잣열매를 빼먹지 않은 성한 잣송이도 더러 보이네요~

     저 잣송이를 제대로 까먹으려면 주둥이와 앞발에는 온통 송진 투성이로 변할텐데...

     청설모는 어떻게 닦지?? 

 

 △영지버섯

 

 △지난번 산행 때는 작아서 따지 않고 가랑잎으로 덮어 놓았었는데 그동안 많이 자랐네요~

 

 △이 녀석들은 아직 작아서 남들 눈에 띄지 않게 갈잎으로 살짝 가려놓고 갑니다.

 

 △지난번에도 보지 못했던 커다란 영지가 몇 개 보입니다 

 

 △영지 자생지엔 아는사람이 많은 탓인지 곳곳에 사람들이 오르내린 흔적들로 길이 생겼습니다  

 

 

 △멧돼지들이 등산로변의 갈잎을 뒤지며 지렁이 등을 잡아먹으려 흙을 파헤친 흔적입니다

 

 △파놓은 흔적을 살펴보니 족히 일개 분대급은 되는 대가족이 오늘 새벽에 한바탕 훝고 지나간 듯 합니다

 

 △유난히 비가 잦았던 올해는 특히 버섯이 자라기에 아주 좋은 조건입니다 

 

 △나무계단을 내려서려니 한무리의 여성산객들이 시끌벅적 올라오는데 혹여 낮익은 얼굴은 없는지 살펴보는 쓸데없는 짓을 합니다~ㅎ

 

 △조망이 좋아 쉬어 가기에 좋은 곳인데 오늘은 조망이 전혀 없어서 그냥갑니다

 

 △산에 다니면서 경끼할 정도로 제가 싫어하는 풍경 중에 하나입니다(산에는 아무것도 인공 시설물을 설치하지 말아야 합니다 )

 

 △총각나무는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잘 있네요~

 

 

 △노랑망태버섯

 

 △오늘은 부지런 떨지 않았는데도 망태를 만나는 행운을 누리네요

 

 △12시에 늦게 시작한 산행이라 시들어 가는 것이지만 망태버섯을 본다는 것은 정말 큰 행운입니다

 

 △망태버섯의 살아있는 생생한 모습을 보려면 해뜨기 전에 산에 올라야 합니다

 

 △망태버섯은 하나 보기도 힘든데 이렇게 여러개가 모여서 자라는 것은 아주 드문 경우입니다

 

 

 

 △운길산은 뭐 특이할 것도 없지만 더욱이 날씨까지 흐려서 올릴 사진이 더더욱 없네요~ㅎ

 

 △걷기에 더없이 편안한 길이 새재고까지 계속 이어지고...

 

 △새재오거리 이정표에서 우측 약수터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붉나무에 매달린 오배자

 

 △오배자/ 한약재로 쓰이는 오배자는 야생약초에서 따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물봉선

 

 △새재고개에는 물봉선이 무리지어 피어 있어서 꽃밭 한가운데를 거니는 느낌입니다

 

 

 

 △갑산오르는 풀섶의 버섯들

 

 △▽무엇이 그리 궁금한지 서로 앞다투어 고개를 내밀어 세상밖을 내다보려 야단이네요~ 

 

 △그루터기 하나를 예쁘게 장식한 운지버섯

 

 

 △잘 익어가는 다래

 

 △올해는 산에서 나는 열매들도 풍년입니다

 

      에서 조조봉 방향으로 내려 오면서 또 본능이 발동합니다. 제 블방의 대문에서도 밝혔지만 길이

      아닌 곳을 더 즐겨찾는 이상한 취미 말입니다. 등산로를 버리고 이탈하여 계곡의 덤블들과 싸우며 한참을

      내려오니 당연히 제가 찾는 것이 보입니다.

    

      그게 뭐냐하면 바로 잘 익은 가을의 별미 산다래입니다. 아무래도 비바람에 땅바닥에 떨어진 것보다는 덩

      굴에서 자연스럽게 숙성되어 익은 것이 더 맛있겠지요. 무슨 음식이든 마찬가지 이겠지만 특히 다래는 맛

      있다고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나거나 설사를 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산다래 맛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을이 주는 큰 선물입니다

 

 

 

 △때늦은 장마에 신이난 계곡물은 큰소리로 노래를 해댑니다  

 

 

△뉴스에서는 남아도는 쌀 때문에 걱정이 많다고 하는데 들판에 누렇게 익어가는 벼는 올해도 풍년이라고 합니다~ 

 

 △벼는 익어갈수록 고개를 숙이듯, 참된 사람은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비바람에 쓰러진 벼

 

 

     윗동네는 벼농사가 풍년이던데 아랫마을 작은 다랭이논에는 비바람이 심술을 놓아서 그만 넓은 면

      적의 벼 모두 쓰러져 버렸네요. 쓰러지지 않고 제대로 잘 익었어도 어짜피 제값을 못 받는다고는 하지

 

      만 그래도 추수가 얼마남지 않았는데 벼들이 모두 쓰러진 농부의 마음은 이래저래 아리기만 합니다.

 

 

      일으켜세울 인력도 없지만 일으켜 세운다 한들 소출은 이미 절반도 되지 않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

 

      문에 늙은 농부는 담배를 비벼 끈채 긴 한숨을 몰아쉬며 왕대포집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떼어 놓습니다~ 

 

 

아, 상심한 농심을 어이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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