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수도권

양평 봉미산

머루랑 2010. 9. 30. 12:38

 

 △산 너머엔 또 산, 보이는건 온통 산 입니다

 

    산행코스 : 비솔고개~도일봉 갈림길~싸리봉(812m)~싸리재~단월봉(778m)~용문산 갈림길~

                    폭산,문례봉(1,004m)~799봉~배다치고개~봉미산 삼거리~임도(13km)~비솔고개.

   위치 :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산음리  ○산행시간 : 7시간 30분 

    에 접어들면서 부쩍 욕심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평소에 하지않던 버섯만을 노리고 한 산행 이었으

    니 봉미산 산신령이 노하셨는지 능이는 그림자도 보지 못한채 하루종일 임도길만 실컷 걷다가 왔습니다. 

    "동네분이 용문산 뒷쪽 석산리 부근의 산에서 능이버섯을 아주 많이 따 왔다"는 이야기를 친구에게 전해 듣

    고는 없는 시간을 내어 부리나케 달려 갔으니~~ㅎ     

 

 

 △계절은 숨길 수 없는지 산 기슭의 구절초가 바람결에 몸을 뉘입니다 

 

     양평군 단월면에서 산음리 소리산으로 넘어가는 345번 지방도로 비솔고개 휴양림 입구에 차를 세우고

     산행 채비를 하는데 불어오는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듭니다.

     반 팔 차림에도 땀을 흐리며 산행을 시작한 것이 바로 엇그제 인데 이제는 것옷을 걸치지 않으면 추위를

     느끼는 계절이 돌아 왔으니 참으로 세월이 빠르게 흘러감을 느낄수가 있습니다.

 

     부쩍 차가워진 날씨에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오니 늦가을 처럼 스산한 기운마저 느껴지는 된비알 길엔

     미처 곱게 단풍이 들지도 못하고 바람결에 날리는 나뭇잎의 원망 소리만 가득하고... 

 

 

 △싸리재 이정표

  

 △높이가 1.004m라 천사봉이라 불리기도 하는 폭산이 보입니다

 

    오름길도 마찬가지 이지만 내리막 길에서도 눈은 연신 좌우로 돌아가며 무엇인가를 열심히 찾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여기다 싶으면 아예 능선을 내려가며 이곳 저곳의 숲을 삿삿히 뒤져가며 산을 오르내립니다.

    그러나 찾는 능이버섯은 보이지 않고 언제 다녀 갔는지 멧돼지 발자국만 어지럽게 온 산을 수 놓고 있네요.

 

    보다 후각이 몇 배나 예민한 멧돼지가 맛있는 향이 나는 능이를 그대로 두었을리 만무하고

    또 착한 누군가가 자연이 주는 선물을 나보다 먼저 받아 갔는지도 모를 일이지요.    

    아니면, 산에 다니는 사람이 산에나 열심히 다니지 무슨 바람이 불어서 갑자기 버섯꾼 흉내를 내느냐고

    제가 평소에 잘 아는 산신령이 그만 노해서 버섯을 모두 없애 버렸는지도 모르구요~♬

 

 

 △알을 깨고 새가 부화하는 듯한 모습의 앙증맞은 먼지버섯이 눈길을 끕니다 

 

 △코브라

     없는 능이를 찾는다고 종일 땅바닥만 쳐다보고 다니다가 소스라칠 듯이 그만 깜짝 놀랐습니다.

     눈 앞에는 우리나라 에서는 살지 않는다고 알려진 코브라 한마리가 잔뜩 독이오른 머리를 높이 쳐들고서

     긴 혀를 날름거리며 저를 노려보고 있지 않겠어요~ㅎ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니 비로소 사물들이 하나 둘 제대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용머리를 닮은 괴목도 보이구요~

 

 △눈앞에 보이는 풍경들은 아직은 모두 푸른빛 이지만 이내 고운 옷으로 갈아 입겠지요 

 

△쪽빛 하늘은 마음까지 맑고 푸르게 만듭니다~

 

 

                    △구멍 뚫린 고사목 사이로 내다 보아도 가을 풍경은 달리 보이지 않네요

  

 △산마늘꽃

  

 

        

       이 지도에는 나타나 있지 않지만 비솔고개에서 봉미산에 이르는 아주 기나긴 임도가 산 능선을 따라서 중턱으로

      굽이굽이 펼쳐져 있습니다. 

 

 

 △원래 이름은 폭산, 또는 문례봉이라 부르는데 천사봉이라고 씌여 있네요. 아마도 해발 1,004m라 천사봉이라 부르기로 했나 봅니다

 

 △폭산(1,004m) 정상에 오르면 용문산이 바로 코 앞으로 다가와 보입니다   

 

 △언뜻 보기에도 참으로 시련이 많았을 것 이라는 느낌이... 

 

     에는 도일봉,싸리봉,단월봉으로 이어지는 긴 북쪽 능선을 훌트며 봉미산까지 능이를 찾아보며

     산행을 할 계획이었으나 모든 능선들을 오르내리느라 그만 지쳐 버렸습니다.

     능이를 찾았다면 피로도가 훨씬 덜 했을 터인데 말입니다~ㅎ

 

     성현에 이르러 봉미산 정상을 다시 오르는 것을 포기하고 차가 세워져 있는 비솔고개까지 걸어 가기로

     합니다. 그러나 고개로 다시 가려면 산음리에서 자동차 길을따라 3~4km 를 걸어야 하기에 아직 시간도

     있고 해서 MTB 코스로 이용하는 임도를 따라가면 더욱 좋을 것 같아서 임도를 따라 걷습니다.

 

     룰루랄라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걷는 임도엔 인적 하나없어 적막감마저 감돌고 간혹 길을 가로지르는 

     바쁜 다람쥐 몇 마리만 눈에 띄일뿐 아무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걷기에 그만 입니다.

     임도 양옆에 무리지어 피어있는 들꽃들에게 눈인사를 나누며 때론 허리를 굽혀 꽃향기도 맡아보며 걷는

     이 즐거움은 가을 길 에서만 느낄 수 있는 보너스 이구요~

 

     오늘 천지를 다 얻은 것 같은 착각에 나랏님도 부럽지 않습니다.

     적어도 두 시간이 넘기 전 까지는 말입니다.  

 

 

 △흰감국 

      를 따라 걷기 시작한지 두 시간이 넘어 서면서 조금은 지겹다는 생각이 서서히 밀려옵니다.

     거기다가 저 산 모롱이를 돌아가면 이내 고갯마루가 나올 것 같았는데 비슷한 굽이를 돌고 또 돌아도

     끝이 보이지 않고 간혹, 어디서 부터의 거리를 말하는 것인지 불분명한 MTB용 안내판이 나타나 머리에

     쥐가 나게 만듭니다. 누적거리 24km, 가야할 거리 61km라니 허걱~~!!

 

     임도를 벗어나서 아래로 내려가는 길은 아예 없습니다.

     임도 아래는 낭떠리지라 내려갈 수도 없지만 설혹 내려선다 해도 우거진 숲이라 마을까지 뚫고 내려갈

     재간은 없고 오로지 이 임도를 따라서 끝까지 쭉 걷는 방법 밖에는 달리 별 도리가 없습니다.  

 

 

 △참당귀열매 

 △이끼의 꽃을 찍었는데 어린 새싹이 그만 훼방을 놓고 있네요~ 

    이 지치니 처음에 반갑게 다가오던 들꽃들도 시들해 보이고 어서 빨리 이 임도를 벗어나야 겠다는

     생각뿐 다른 생각들은 전혀 나지않는 아주 외로운 고행의 길입니다.

     애초에 임도를 따라 걷기로 한 것이 잘못 되었고, 둘째는 지도를 빠트리고 가져오지 않았다는 것이죠.

 

     비솔고개에서 시작하여 싸리봉, 단월봉,폭산을 경유 성현까지 걸은 산길을 이번에는 산길이 아닌 임도를

     따라서 역으로 되돌아 가야 한다는 것이지요. 어쩌면 산길 보다도 임도가 훨씬 더 멀은지도 모르겠어요.

     산에서는 능선만 따르면 되는데 반해 임도길은 긴 능선을 따라서 굽이굽이 도는 것이라 거리가 배이상

     길어지고, 돌고 또 돌아도 그 길이 그 길 같고 도대체 줄어들지가 않습니다~  

 

 

 △미역취  

 △임도 

     군에서 임도를 MTB 자전거 도로로 운영하는 이 임도의총 길이는 83km가 넘는 아주 긴 거리입니다.

     도보로 걷기에는 아주 긴 거리로 산악자전거로 달려도 4~5시간은 페달을 열심히 밟아야만 도달할 수 있는

     거리를 성현 마을에서 부터 세 시간 가까이 14km 이상을 속보로 꼼짝없이 걸어야 했습니다. 

 

 

 △감국

 △상수리 나무는 굵은 알밤을 떨구고 있어요

 △드디어 오전에 올라간 싸리봉이 보이는데 이곳에서도 고개까지는 한참을 더 걸어야만 했습니다 

 

 

 

 △지친사람 겁주는 이정표 입니다~ㅎ

 

 △생을 다했는지 나뭇잎에 내려앉아 미동도 않는 쓸쓸한 나방의 모습은 이 초가을 날씨 만큼이나 스산합니다

 

 △여름내내 역한 냄새나는 꽃을 피우던 누릿장나무의 열매는 붉은 꼬투리와 보라색이 대비되어 아주 예쁩니다 

 

△산초열매를 따서 손에 부비니 향기가 그렇게 좋을수가 없습니다

 

 △태풍 곤파스는 이곳 휴양림 곳곳에도 상채기를 남겨 놓았습니다 

 

△물봉선 

 △미역취

 △구절초

 △ 언제 보아도 변함없이 아름답고 예쁜 것은 너희들 들꽃뿐인가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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